지난 주말 금강초롱꽃과 닻꽃을 보러 화악산에 다녀오는 길에 가장 많이 본 꽃은 사실 사위질빵이었습니다. 오가는 길가 곳곳에 마치 흰 눈이 내린 듯 사위질빵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 오늘은 영상으로 사위질빵을 만나 보세요.
사위질빵은 나무를 감고 올라가거나 덮으며 자라는 덩굴식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여리게 보이는 줄기를 가져 대개 사람들이 풀로 생각하지만, 굵은 줄기가 목질화해 여러 해를 살기 때문에 나무로 분류합니다. ^^
이름에서도 정겨운 사위질빵에는 장모의 사위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 사위질빵 줄기는 연약해서 조금만 힘을 주어도 끊어집니다. 실제로 손으로 조금만 세게 잡아당겨도 줄기가 끊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하는 얘기에 따르면, 장모는 가을걷이를 돕기 위해 오랜만에 처가에 온 사위가 일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렇다고 남들 눈치 때문에 사위만 쉬라고 할 수도 없어서 사위는 사위질빵 줄기로 질빵(짐을 지는 줄)을 만들어 쓰라고 했습니다. 사위는 가벼운 짐만 지고 쉬엄쉬엄 하라는 장모의 배려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
사위질빵을 소개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식물이 할미밀망입니다. 사위질빵과 비슷하게, 줄기가 할머니가 쓰는 질빵으로 쓰기 적당한 식물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 생김새도 사위질빵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꽃이 3개씩 모여 피어 좀 성글게 보이는 점, 꽃 크기가 더 큰 점 등이 다릅니다. 사위질빵 꽃 크기는 지름 2cm 안팎인데, 할미밀망은 3.0~3.5cm 정도입니다.
할미밀망은 강원도부터 지리산까지 주로 백두대간에 분포하는 한국 특산식물입니다. 개화 시기는 할미밀망이 사위질빵보다 한두 달 정도 빠른 5~6월입니다. 비슷한 식물이니 기왕이면 뒤를 맞추어 이름 지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나는 질빵, 다른 하나는 밀망입니다.
사위질빵과 할미밀망의 속명은 ‘Clematis’로 으아리, 원예종 클레마티스와 같습니다. 클레마티스는 대개 아시죠? 지름 10~15cm 크기의 꽃이 흰색, 자주색, 분홍색 등으로 시원하게 피는 원예종입니다. 사위질빵과 할미밀망은 각각 은은한 수박향, 구수한 꿀 향기가 난다고 하니 혹시 보면 향기도 한번 음미해보기 바랍니다. ^^
◇더 읽을거리
-8월 우이령길에 핀 꽃들, 무릇·사위질빵·꽃며느리밥풀·자주꿩의다리
-아까시·때죽나무·으아리, 서대문 안산 자락길에 핀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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