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에 가면 개암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개암나무 암꽃은 아마 요즘 피는 꽃 중에서 가장 작을 것입니다. 오늘은 이 개암나무 꽃이야기입니다. ^^
개암나무는 양지바른 숲가장자리에서 자라는 나무로, 키는 2m 이내인 관목입니다. 이 개암나무 열매를 ‘개암’이라고 합니다. ^^ 그 개암나무 꽃이 요즘 한창입니다.
개암나무는 한 나무에서 수꽃과 암꽃이 따로 핍니다. 작고 붉은 꽃이 암꽃이고 길쭉한 것이 수꽃입니다. 3월에 잎보다 먼저 꼬리모양의 긴 수꽃이 가지에 주렁주렁 달리고, 암꽃은 수꽃이 맺힌 가지 아래쪽에 달립니다. 꼭 아주 작은 진분홍 말미잘 모양입니다. ^^
너무 작아서 해마다 봄이면 개암나무 암꽃을 찍으려고 애를 쓴 기억이 납니다. ^^ 개암나무 암꽃은 정말 작아 초점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개암나무 꽃이 피면 봄바람이 심술이 나는지 꽃이 핀 가지도 가만 있지를 않습니다. 초점이 맞는 사진을 건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이유입니다. ㅎ
더구나 서로 떨어져 있는 암꽃과 수꽃을 함께 담으려고 하면 더욱 어렵습니다. 이 둘이 함께 나오는 좋은 사진을 담아보려고 수십분 셔터를 누른 기억이 납니다. ^^
가을에 익는 개암나무 열매는 열매를 감싸는 포가 짧아서 열매가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래동화 가운데 ‘개암 깨무는 소리에 도깨비가 도망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개암나무의 열매, 즉 개암은 영어로 헤이즐넛 (Hazelnut)입니다. 커피 원두에 개암 향을 넣어 가공한 것을 헤이즐넛 커피라고 부릅니다. ^^ 개암은 ‘개밤’에서 변한 것이라고 합니다. 보통 '개'라는 접두어가 붙으면 '질이 낮다'라는 뜻이 있는데 '밤보다 질이 떨어지는 열매'라는 의미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개암나무는 잎도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딸이 어렸을 때 이 나무 잎을 보더니 “누군가 잎을 뜯어낸 것 같아요”라고 말해 가족들이 웃은 적이 있습니다. 개암나무 잎을 볼 때마다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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