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포르투갈에서 코르크참나무·유칼립투스에 놀라다

우면산 2023. 3. 1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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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스페인에 이어 포르투갈을 여행하면서 두 나무 때문에 놀랐습니다. 바로 코르크참나무와 유칼립투스였습니다. ^^

 

스페인에서 포르투갈로 들어서자 아래 사진과 같이 특이한 형태의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길가 숲에 나무 껍질이 벗겨져 붉은색이나 검은색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엄청 많이 보이는 것입니다. 뭔지 참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코르크참나무(cork oak)에서 코르크를 채취한 흔적이었습니다. ^^

 

포르투갈 코르크참나무. 줄기와 가지에 껍질을 벗긴 자국이 선명하다.

 

와인을 병에 보관할 때 코르크 병마개를 사용합니다. 여기에 사용하는 코르크는 절반 이상을 포르투갈에서 생산한다고 합니다. 이번에 처음 안 사실입니다. 포르투갈에서는 이 껍질로 모자, 가방까지 만들어 팔고 있었습니다. ^^

 

수피를 벗긴 코르크참나무.

 

코르크참나무(Quercus suber)는 참나무과 상록교목으로, 우리나라 나무로 치면 종가시나무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껍질이 두툼한 점에서는 굴참나무, 황벽나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침 휴게소 근처에서 코르크참나무를 관찰할 기회가 있었는데, 주변에 도토리가 떨어져 있어서 참나무 종류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종가시나무. 군산 은파호수공원.

 

굴참나무 수피와 잘린 모습.

 

코르크참나무는 심은지 20여년이 지나면 껍질 채취를 할 수 있고, 껍질을 벗겨내면 새 껍질이 돋아내 9~10년 간격으로 계속 채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나무 수명이 150~200년이라 한 나무당 16번 가량 껍질을 벗길 수 있다고 합니다.

 

포르투갈에서 또 하나 놀란 것은 가는 곳마다 유칼립투스 나무가 엄청난 숲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코알라의 주식으로 알려져 있는 바로 그 나무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산지인 이 나무가 왜 포르투갈에 이렇게 많이 있을까요?

 

포르투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유칼립투스 숲.

 

포르투갈은 제2공화국 시기(1933~1974) 안토니우 살라자르(1889~1970) 독재 치하였습니다. 비슷한 시기 스페인이 프랑코 독재 체제였던 것과 비슷합니다. 살라자르는 유칼립투스를 원자재로 제지 산업을 추진하기위해 포르투갈 산림에 대대적으로 이 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 전 국토의 35%가 유칼립투스로 뒤덮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유칼립투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지하의 수분을 빨아들여 다른 식물에 악영향을 주고, 무엇보다 화재에 취약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유칼립투스는 기름기가 많아 불이 붙으면 불길이 쉽게 번지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유칼립투스로 뒤덮인 포르투갈은 지속적인 대형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결국 2017년 더 이상 이 나무를 심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더 읽을거리

 

-코르크 수피 딱딱하면 굴참나무, 푹신하면 황벽나무 

 

-가도가도 끝없는 스페인 올리브밭, 대체 몇 그루? 

 

 

◇스페인·포르투갈 꽃·나무

 

-스페인에 아몬드꽃이 피었습니다 ^^ 

-지금 바르셀로나는 노란 미모사 물결 ^^ 

-오렌지나무가 가로수인 나라 ^^ 

-가도가도 끝없는 스페인 올리브밭, 대체 몇 그루? 

-고흐가 사랑한 나무 사이프러스, 지중해 연안에 많아요 ^^ 

-월계수잎 향기를 맡다 ^^ 

-포르투갈에서 코르크참나무·유칼립투스에 놀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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