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원도 홍천 미약골에 가서 금강초롱꽃을 보았습니다. 금강초롱꽃은 꽃의 아름다움으로 보나 꽃이 가진 스토리를 보나, 아름다운 우리꽃 10개를 뽑는다면 꼭 들어가야할 꽃이죠. ^^
좀 늦은 것 아닌가 걱정했는데 아직 볼만했습니다. ^^ 홍천 미약골 금강초롱꽃은 나름의 특징이 있었습니다. 다른 곳 금강초롱꽃에 비해 크기는 좀 작은 편이었고, 비교적 고도가 낮은 것 같은 곳에서도 금강초롱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이곳 금강초롱꽃은 특이하게도 계곡 바위 틈에서만 자라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곳 꽃들은 훼손당해 계곡 바위 틈 것들만 살아남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강초롱꽃은 우리나라 특산 식물입니다. 초롱꽃과 비슷한 형태이고 금강산에서 처음으로 발견해 금강초롱꽃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 초롱꽃, 섬초롱꽃과 꽃 모양은 비슷하지만 신비로운 보라색은 어떤 꽃도 따라올 수 없을만큼 아름답습니다.
다른 야생화들은 대개 수목원에 가면 볼 수 있지만, 금강초롱꽃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꽃은 고산지대에서 사는 식물이라 더위에 약합니다. 그래서 해발이 낮은 지역에 심으면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잎이 말라 없어지고 줄기만 살아서 겨우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금강초롱꽃이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금강초롱꽃 학명이 ‘Hanabusaya asiatica Nakai’인데, 속명 ‘Hanabusaya’는 일제의 초대 조선 공사 이름에서 온 것입니다. 이 꽃의 학명을 등록한 학자 나카이가 한반도 식물을 조사할 때 연구비와 인력을 지원한 사람입니다.
예쁜 우리 특산식물에 일제 식민지배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금강초롱꽃을 하나부사의 한자 이름대로 화방초(花房草)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홍천 미약골은 이번에 처음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산행이 그렇게 힘들지도 않고 금강초롱꽃 말고도 투구꽃, 바위떡풀 등 다양한 꽃들이 있어서 앞으로 자주 갈 것 같습니다.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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