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오매, 감나무에도 단풍 들었네 ^^

우면산 2023. 10. 3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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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잎에도 울긋불긋 단풍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 감나무 단풍을 보면 김영랑의 시오매 단풍 들것네가 떠오릅니다. 장독대에 날라온, 붉게 물든 감나무 잎을 보고 놀라는 누이 시각으로 쓴 시입니다.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감나무 단풍.

 

어릴적 웬만한 집에는 마당 한쪽에 감나무 한두 그루가 있었습니다. 감나무는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잘 자라는 수종입니다. 서울에서도 자라긴 하지만, 햇볕이 좋고 겨울에 찬바람을 적절히 막아주는 곳이어야 무난히 자랄 수 있답니다.

 

박경리 대하소설토지에서 평사리 최참판댁 상징이 능소화라면 하동 이부사댁 상징은 감나무입니다. 이부사댁 이동진은 최참판댁 최치수의 죽마고우이고 나라가 망하자, 독립운동을 하러 연해주로 떠나는 곧은 선비입니다. 또 그의 아들 상현은 서희를 사랑하나 서희가 길상이를 선택하자 귀국해 방황하는 지식인으로, ‘토지의 주요 인물 중 한명입니다.

 

감나무 단풍.

 

‘토지’에선 이부사댁 얘기가 나올 때마다 대개 감나무가 나오더군요. 독립운동을 위해 연해주로 떠난 이동진이 회상할 때뜨락에서 싸락눈같이 떨어진 감꽃을 줍고 있는 어린 아들형제의 모습도 아니었다’(3 273)같은 문장이 나오는 식입니다. ^^

 

등산하다 보면 감나무 비슷한데 열매가 아주 작은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감 같은 열매는 노랗게 익기 시작해 점점 진해져 흙갈색으로 변해가는데, 바로 고욤나무입니다. ^^

 

고욤나무 잎은 감나무 잎보다 좀 길고 끝이 뾰족한 것이 다릅니다. 꽃은 6월에 피는데 감꽃과 아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열매는 감과 모양은 같지만 크기는 1.5cm 정도로 작습니다. 고욤나무는 애기감나무인 셈입니다. ^^

 

고욤나무.

 

감나무는 가지를 잘라 접붙이기를 해서 키우는 것이 보통인데, 이때 대목으로 쓰이는 나무가 바로 고욤나무입니다. 고욤나무 열매를 고욤이라고 부릅니다.

 

고욤나무는 비교적 주변에 흔한 나무라 우리 소설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성석제의 단편고욤은 순두부 식당 뜰에 있는 고욤나무를 배경으로 과거 추억을 더듬는 두 사내의 이야기입니다.

 

정지아의 단편고욤나무에서 고욤나무는 사람의 눈길도 끌지 않을 정도로 볼품없는 나무지만 봉산약국 앞에서 풍상을 견디며 두툼하고 싱싱한 잎사귀를 피워 올리는 나무입니다. 이문구의 나무 연작 소설 중장곡리 고욤나무가 있는데 고욤나무가 있는 마을을 배경으로 농촌 현실을 고발하는 내용입니다. ^^

 

 

◇더 읽을거리

 

-고욤나무, 노랗게 익는 애기감나무 보세요 ^^ 

 

-어치·신갈나무, 까치·감나무, 새와 나무에도 짝궁이 있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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