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관악산에서 처녀치마와 미팅한 사연 ^^

우면산 2024. 4. 1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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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에 처녀치마가 살고 있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 관악산에 갈 때마다 주의깊게 살펴보았지만 본 적이 없었고 최근엔 관련 사진도 거의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관악산 처녀치마는 꼭 한번 보고싶은 꽃이라 지난 주말 큰 맘 먹고 찾아나섰습니다. 처녀치마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야생화 중 하나입니다. ^^

 

처녀치마는 초봄에 피지만 노루귀와 얼레지보다는 좀 나중에, 4월 초순쯤 피는 꽃입니다. 그동안 남양주 천마산, 북한산, 수원 칠보산, 강원도 청태산, 만항재 등등 참 많이도 처녀치마를 보러 다녔습니다. ^^

 

청태산 처녀치마.

 

처녀치마는 전국 산지의 개울가 등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랍니다. 그러니까 처녀치마를 찾으려면 개울을 따라가며 살피면 됩니다.

 

꽃은 자주색 또는 보라색으로 줄기 끝에서 3~10개 정도 꽃술이 비스듬히 아래로 뻗으면서 하나의 꽃 뭉치를 이룹니다. 처녀치마는 푸른잎을 치마처럼 넓게 펼치고 있는데 겨울에도 이 잎을 유지하는 강인한 식물입니다. ^^

 

처녀치마는 이름처럼 꽃 모양과 색깔이 세련된 아가씨가 입는 치마같이 생겼습니다. ^^ 요즘 젊은 아가씨들이 입는 미니스커트 같기도 하고, 짧은 캉캉치마 같기도 합니다.

 

천마산 처녀치마.

 

물론 로제트형으로 퍼진 잎도 치마 모양과 닮았습니다. 일본 이름을 오역(誤譯)한 결과라는 견해도 있으나 저는 우리 조상이 이른 봄에 피는 이 꽃의 느낌을 잘 살려 지은 이름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

 

관악산 처녀치마님은 쉽게 나타나 주지 않았습니다. 2시간 이상 헤매다 포기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개울을 따라 터덜터덜 내려오다 처녀치마를 만났습니다. ^^ 절정은 약간 지난 것 같았지만 여전히 싱싱하고 어여쁜 처녀치마였습니다.

 

관악산 처녀치마. 잎을 치마처럼 펼치고 있다.

 

처녀치마는 고산식물이라 한참 땀 흘려 올라가지 않으면 만나기 어렵습니다. 관악산 처녀치마는 그나마 1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는 곳에 핀 꽃입니다. 그래서 이제 귀한 손님에게 처녀치마를 안내할 일이 있으면 관악산을 가려고 합니다. ^^

 

관악산에서 만난 처녀치마. 4월10일.

 

 

◇더 읽을거리

 

-‘미스 처녀치마’를 찾아서 

 

-앉은부채·처녀치마, 지금 천마산에 핀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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