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치마는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는데 '숙은처녀치마'라는 꽃은 익숙치 않은 분들이 많을 겁니다. ^^ 오늘은 두 처녀치마와 함께 칠보치마까지 소개합니다. 지난 주말 설악산에서 숙은처녀치마를 본 김에 이 글을 쓰는 것입니다. ^^
처녀치마는 백합과 식물로 전국 산지에서 자생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보듯, 제가 워낙 좋아해서 여러 번 소개했죠. ㅎ 처녀치마라는 이름은 잎이 땅바닥에 사방으로 둥글게 퍼져 있는 모습이 옛날 처녀들이 즐겨 입던 치마와 비슷하다고 붙여진 것입니다. ^^

그런데 숙은처녀치마라는 비슷하게 생긴 꽃이 있습니다. 꽃이 지면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핀다고 숙은처녀치마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 그냥 처녀치마는 사방을 향해 핍니다. '숙은~'이 들어간 식물 이름은 '숙은노루오줌' 등에서도 비슷한 용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숙은처녀치마는 처녀치마와 비슷하지만 다음 세 가지가 다릅니다. ^^ 먼저 잎폭이 처녀치마에 비해 좁습니다. 처녀치마는 잎이 넓은 편인데 숙은처녀치마는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숙은처녀치마를 '좁은잎처녀치마'라고도 부르는 이유입니다.

두번째로 처녀치마는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지만 숙은처녀치마는 없습니다. 그래서 잎 가장자리가 매끈합니다. ^^ 이것이 가장 과학적이고 확실한 구분 방법인 것 같습니다.

세번째로 처녀치마는 산의 중턱쯤에서 많이 보이지만 숙은처녀치마는 정상 부근 등 더 고산지대에서 자랍니다. ^^ 위 숙은처녀치마도 설악산 한 봉오리의 정상 부근에서 본 것입니다.
처녀치마와 숙은처녀치마는 꽃 모양이 비슷합니다. 반면 칠보치마는 이름과 잎 모양만 처녀치마와 비슷하고, 처녀치마와 속(屬)까지 다른 식물입니다. 꽃색도 노란빛이 도는 흰색이고 꽃이 피는 시기도 초여름이기 때문에 구분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

칠보치마는 워낙 희귀종이라 멸종 위기 야생 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수원 칠보산에 가면 복원지를 볼 수 있는데 울타리 너머 좀 멀리서나마 칠보치마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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