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먹음직스럽게 생긴 좀 길쭉한 붉은 열매 사진을 올리면서 ‘보리수나무’ 열매라고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간혹 비교적 큰 열매 때문인지 ‘왕보리수(나무)’ 열매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붉게 익은 열매는 '뜰보리수' 열매입니다. ^^
토종인 보리수나무와 일본 원산인 뜰보리수를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리수나무는 야생이라 주로 산에서 볼 수 있고, 뜰보리수는 공원이나 화단 등 민가 주변에 많이 심어놓았습니다. 그러니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뜰보리수가 대부분입니다. 서울역 옆 서울로7017에도 뜰보리수 이름표를 보리수나무로 잘못 붙여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보리수나무는 5~6월에 꽃이 피고 열매는 가을인 9~10월에 익습니다. 반면 뜰보리수는 4~5월에 일찍 꽃이 피고 초여름인 6~7월 붉은 열매가 달립니다. 요즘 열매가 달려 있는 것은 뜰보리수인 것입니다. ^^
보리수나무 열매는 팥알만 하지만(지름 6~8mm) 뜰보리수 열매는 1.5센티미터 정도로 좀 더 큽니다. 보리수나무 열매는 작지만 둥근 편이고 뜰보리수 열매는 좀 더 길쭉한 편입니다. 보리수나무 붉은 열매엔 은빛 점이 주근깨처럼 수없이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봄에 피는, 작은 나팔처럼 생긴 꽃으로도 보리수나무와 뜰보리수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보리수나무는 꽃이 많이 달리고 흰색으로 피었다가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반면 뜰보리수는 꽃이 적게 달리는 편이고 연한 노란색(연황색)이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봄에 흰색과 노란색 꽃이 섞여 있으면 보리수나무, 연한 노란색 꽃만 있으면 뜰보리수인 것입니다. ^^ 뜰보리수 꽃엔 흰색과 갈색의 별 모양 털이 나 있는 것도 독특한 모습이죠. 또 꽃자루가 보리수나무 꽃은 짧고 뜰보리수 꽃은 깁니다. ^^
그럼 왕보리수나무는 무엇일까요? 흔히 뜰보리수를 왕보리수라고 부르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왕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 Thunb. var. coreana (H.Lév.) H.Lév.>는 학명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 Thunb.)의 변종입니다. ^^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을 보면 왕보리수나무는 ‘잎이 거꿀피침모양(보리수나무 잎은 타원형 또는 달걀형의 긴 타원형)이고 어릴 때 잎 표면에 별모양의 압모(壓毛)가 있다. 보리수나무에 비해 잎이 넓다’고 나와 있습니다. 둘 다 ‘열매는 둥글고 지름 6~8mm’라고 나옵니다. 그러니까 왕보리수나무는 보리수나무보다 열매가 커서가 아니라 잎이 커서 붙은 이름인 셈입니다. ^^ 꽃에 대해서 좀 아는 분들도 '뜰보리수 = 왕보리수'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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