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나리 선봉대, 털중나리를 관악산에서 만나다

우면산 2024. 6. 1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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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관악산에 간 것은 8할이 털중나리를 보기위해서였습니다. 털중나리야 희귀한 야생화는 아니지만 관악산 어디에 있는지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간 거라 만날 수 있을까 걱정도 없지 않았습니다. ^^

 

더구나 이미 남쪽지방은 털중나리가 끝물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게을러서 그런지 아직 털중나리를 만나지 못해 털중나리 찾기에 나선 것입니다. ^^

 

그런데 비교적 흔하다고 생각한 털중나리는 관악산 입구를 출발한지 1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털중나리 한번 만나지 못하고 한해를 보내나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

 

하지만 출발한지 1시간 30분쯤 지났을 때 드디어 진한 주황색 꽃이 보였습니다.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 꽃잎, 꽃잎 6장이 뒤로 확 말린 모습, 꽃잎 안쪽에 듬성듬성 자주색 반점까지 영락없는 털중나리입니다. ^^ 하나를 찾으니 주변에 두어 개 더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관악산에서 만난 털중나리.

 

산에서 만나는 털중나리는 정말 예쁩니다. 특히 아래 한두 개는 피고 위쪽은 아직 몽우리로 남아 있을 때가 가장 멋집니다. 강렬한 색감과 자태에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습니다. ^^

 

털중나리는 전국 산에 비교적 흔한 꽃입니다. 굳이 찾으려 숲속에 들어가지 않아도 산길을 다가보면 길 가장자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북한산, 관악산, 청계산, 북악산, 천마산, 남한산성 등 서울 주변 산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관악산 털중나리 영상으로 만나세요. ^^

 

 

털중나리라는 꽃 이름은 줄기와 잎에 미세한 털이 많다고 붙은 것입니다. 그냥 보면 어디에 털이 있나 싶지만 사진에 담아 확대해 보면 잔털이 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악산 털중나리.

 

나리 종류는 이름 앞에 접두사가 붙어 있습니다. 나리 이름에 붙는 규칙을 알면 나리를 만났을 때 이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꽃이 피는 방향에 따라 접두사가 붙는데, 하늘나리는 꽃이 하늘을 향해 피고, 중나리는 거의 옆을 향해, 땅나리는 땅을 향해 피는 꽃입니다. 여기에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줄기 아래쪽에 여러 장의 돌려나는 잎(돌려나기·윤생)이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하늘말나리는 꽃이 하늘을 향해 피고 돌려나는 잎들이 있는 나리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나리는 참나리입니다. 산이나 바닷가에서도 볼 수 있고 도심 화단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참나리는 나리 중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다고이라는 접두사가 붙었습니다.

 

참나리. 나리 중 유일하게 잎 밑부분에 까만 주아가 달려 있다.

 

참나리는 나리 중에서 유일하게 잎 밑부분에 까만 구슬(주아)이 주렁주렁 붙어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홍자색 꽃이 피는 아름다운 솔나리도 있는데 잎이 솔잎처럼 가늘다고 붙은 이름입니다.

 

6월 초 털중나리를 시작으로 하늘나리가 피고, 그 다음 말나리·하늘말나리·중나리, 이어서 땅나리·참나리가 피고, 솔나리가 가장 늦은 8월까지 핍니다. 이중 올해는 몇 개의 나리나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더 읽을거리

 

-우리 나리 10가지, 참나리 털중나리 하늘나리 땅나리 말나리 하늘말나리 

 

-나리의 선두주자, 주황색 털중나리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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