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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릉수목원 14

너도밤나무·나도밤나무 이름에 얽힌 사연

아래 세 나무는 차례로 나도밤나무, 너도밤나무, 밤나무입니다. 홍릉수목원에 가면 세 나무를 나란히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이 세 나무는 왜 밤나무라는 이름을 공유할까요? 잎이 비슷하게 생겨서입니다. 나도밤나무와 너도밤나무는 잎이 밤나무 잎처럼 긴 타원형이고 측맥이 발달한 것이 밤나무와 닮았습니다. 이 세 나무가 닮은 것에 대한, 율곡 이이에 얽힌 설화가 전하고 있습니다. ‘율곡 이이가 어렸을 때, 어떤 도사가 지나가다 율곡의 관상을 보더니 호랑이에게 물려죽을 상이라고 했다. 살려면 밤나무 1000그루를 심어야 한다고 했다. 율곡 집안은 그렇게 했다. 뒷날 도사가 다시 찾아와 밤나무를 셌다. 그런데 두그루가 모자라는 998그루였다. 도사가 호랑이로 변해 율곡을 물어가려고 했다. 그때 한 나..

꽃이야기 2020.10.13

향긋한 봄나물, 참취·참나물은 어떤 차이? ^^

지난 주말 가족 모임으로 서울대공원 둘레길을 돌았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구절초 등 가을꽃들이 하나둘 피기 시작하는데, 참취는 이미 하얀 꽃이 한창이었습니다. ^^ 사실 참취는 꽃 이전에 나물입니다. 이름에 ‘취’ 또는 ‘나물’이 들어가면 먹을 수 있다는 뜻이죠(물론 예외가 있습니다. 동의나물 등은 독성이 있어서 먹으면 큰일납니다). 그런 취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 최고의 나물이라고 이름에 ‘참’ 자가 붙은 것이 참취입니다. 참나무도 나무 중에서 최고 나무라는 뜻이고, 참나리도 나리 중 대표적인 나리라는 뜻입니다. ^^ 그래서 참취를 그냥 ‘취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가 먹는 부분은 어린 심장형 잎을 잎줄기까지 딴 것입니다. 봄에 잎을 먹기도 하고, 삶아서 말려두었다가 먹는, 그러니..

꽃이야기 2020.09.21

쪽, 저 식물 어디서 가을 하늘 쪽빛이 나올까

쪽빛은 짙은 푸른빛이다. 쪽빛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쪽’이라는 식물이 있기 때문이다. 짙은 푸른빛으로 물들이는 염료식물이 쪽이다. 사실 쪽은 평범하게 생겼다. 흔한 잡초처럼 생겼고 꽃이 아주 예쁜 것도 아니어서 보고도 그냥 지나치게 쉬운 식물이다. 그런 이 식물에서 어떻게 하늘을 닮은 쪽빛이 나오는지 경이로울 따름이다. 염색 과정을 잘 아는 지인은 “그 쪽빛을 내기위해 발효과정을 거쳐 100번의 정성을 들여야한다”고 했다. 쪽은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산이나 길가에 흔한 여뀌 종류와 형제식물이라 식물을 좀 아는 사람도 얼핏 보면 여뀌 아닌가 생각하기 쉽다. 다 자라면 키는 50~60cm 정도다. 예전엔 마당 한 구석에 쪽을 심어 놓고 염료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요즘은 쪽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화..

꽃이야기 2020.09.03

엉겅퀴, 가장 야생화다운 꽃

지난 주말 홍릉수목원에 가보니 엉겅퀴가 피어 있었다. 진한 자주색 꽃송이에다 잎에 가시를 잔뜩 단 모습이 자못 위용이 있다. 야생화 중에서 가장 강인하면서도 야생화다운 느낌을 주는 꽃이다. 꽃에 함부로 다가가면 가시에 찔릴 수 있다. 그러나 가시를 피해 잎을 만져보면 놀라울만큼 보드라운 것이 엉겅퀴이기도 하다. 엉겅퀴는 마을 주변 깨끗한 야산이나 밭두렁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또 공터가 생기면 망초·명아주와 같은 잡초와 함께 어김없이 나타나는 식물이다. 가시가 달린 억센 이미지에다 짓밟히면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민중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6·25의 상처와 그 치유 과정을 다룬 임철우의 단편 ‘아버지의 땅’을 읽다가 엉겅퀴를 발견했다. 주인공 이 병장의 아버지는 6·25때 행방불명됐다. ..

꽃이야기 20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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