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화단에 내린 눈? 설악초 개화했죠 ^^

우면산 2020. 9. 9. 06:07
반응형


 

오늘 소개할 식물은 요즘 화단에 흔한 설악초입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식물 많이 보았을 겁니다.

 

설악초는 대극과 한해살이풀로, 화단에 심어 가꾸는 재배식물입니다. 미국 서부가 원산지인데, 화단에 심거나 꽃꽂이 재료로 쓰려고 들여왔다고 합니다. 꽃도 피지만 작아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잘 보이는 위쪽 잎들은 가장자리가 흰색이어서 전체적으로 하얀색 꽃이 핀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이 산에 눈이 내린 것 같다고 설악초(雪嶽草·영어 이름이 Snow on the mountain)라는 이름을 붙은 것입니다.

 

설악초.

 

이름 때문인지 추위에도 강해서 전국에서 심을 수 있다고 합니다. 씨앗으로 번식하는데, 정원에 몇 포기 심어두면 씨앗이 떨어져 자연스럽게 번진다고 하니 생활력이 강한 식물인 것 같습니다. ^^

 

설악초가 잎의 일부를 흰색으로 바꾼 것은 그 부분에서 광합성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식물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대 결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악초가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은 수정시켜줄 곤충의 눈길을 끌기 위한 전략일 것입니다. 꽃이 작다보니 잎도 꽃과 같은 색을 띠어서 멀리서도 잘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죠. 꽃과 잎이 힘을 합쳐 곤충을 부른다는 것입니다.

 

화단의 설악초 무리.

 

이런 전략을 쓰는 우리 덩굴이 있는데, 바로 개다래와 쥐다래입니다. 얼마전 소개('잎에 페인트칠? 개다래는 흰색, 쥐다래는 분홍색')한 적이 있는데, 산에 가보면 마치 잎에 흰 페인트를 칠한 듯한 덩굴이 개다래, 가끔 잎에 연분홍색을 칠한 듯한 덩굴도 보이는데 얘는 쥐다래입니다.

 

 

개다래와 쥐다래는 꽃이 잎 그늘 아래에 가려져 있어서 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잎을 제쳐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멀리 있는 곤충에게 여기 꽃이 있으니 오라고 알리려고 변색을 하는 것입니다. 설악초와 달리, 개다래·쥐다래 잎은 수정이 끝나면 흰색·연분홍액을 지우고 원래 녹색으로 돌아가 광합성을 합니다. 그래서 요즘 개다래와 쥐다래 잎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녹색을 띠고 있습니다.

 

설악초는 대극과 식물입니다. 봄에 꽃쟁이들이 보고 싶어하는 야생화 리스트에 붉은대극이 들어 있는데, 대표적인 대극과 식물입니다. 아래는 붉은대극 사진입니다. 설악초와 한번 비교해 보세요. ^^

 

붉은대극. 이른 봄인 3월 중순쯤 꽃이 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