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6년전 오늘 가장 예쁠 때 만난 털중나리

우면산 2020. 6. 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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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 ‘과거의 오늘 추억을 확인하라’고 몇 년전 같은 날 띄운 포스트를 보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어제 아침 소셜미디어 중 하나에서 받은 것입니다.

 

 

 

털중나리가 피었습니다. 방금 남한산성.

여름꽃의 대표주자는 역시 나리이고, 털중나리는 나리 중 가장 먼저 피어서 여름 시작을 알리는 꽃입니다 ^.^

 

 

6년전 현충일에 남한산성에서 털중나리를 알현한 기쁨이 담겨 있었습니다. ㅎㅎ

이 포스트에 대해 ‘화려하지만 겸손한듯 고개숙인 자태가 어여쁘다’ ‘환상의 빛이다’ ‘나도 갑자기 나리꽃들을 만나러 산에 오르고 싶다’에서 ‘남한산성 어디에서 본 것이냐’ ‘왜 털중나리라고 하는 것이냐’까지 수십개의 댓글이 달려 있었습니다. 내가 쓴 답글엔  ‘너무 예뻐서 빨리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도 있었습니다.

 

사실 그때 남한산성 대략 어디쯤에 털중나리가 있다는 얘기만 듣고 갔다가 좀 헤맸습니다. 처음엔 등산로를 따라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성곽 바깥쪽 나무들을 베어낸 곳에서 볼 수 있다고 들었는데 다시 나무들이 자라면서 털중나리가 고사한 것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만난 것은 1시간 가까이 지났을 때였습니다.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 꽃잎, 꽃잎 6장이 뒤로 확 말리고 꽃잎 안쪽에 듬성듬성 자주색 반점이 있는 것이 영락없는 털중나리였습니다. 아래 한두 개는 피고 위쪽은 아직 몽우리로 남아있는, 가장 예쁠 때였습니다.

 

강렬한 색감과 자신감 넘치는 자태가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아래쪽에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털중나리를 보니 정말 좋았습니다. 위 사진은 그 각도에서 담자마자 보낸 것 같습니다. ^^

 

털중나리 하늘 버전. 아래 한두 개는 피고 위쪽은 아직 몽우리로 남아있는 , 가장 예쁠 때였다 .

 

털중나리는 전국 산에 비교적 흔한 꽃으로, 줄기와 잎에 미세한 털이 많다고 붙은 이름입니다. 위 사진도 좀 확대해보면 미세한 털을 볼 수 있을 겁니다. 털중나리가 보이면 봄이 끝나고 여름이 왔다는 의미입니다. 나리 중 털중나리가 가장 먼저 피기 때문에 여름꽃의 시작인 털중나리를 처음 본 기쁨을 표현한 글이 상당히 많습니다. ^^

 

대체로 6월초 털중나리를 시작으로 다음에 하늘나리가 피고, 그다음 말나리·하늘말나리·중나리, 이어서 땅나리·참나리가 피고, 솔나리가 가장 늦은 8월까지 핍니다. 각자 개성이 넘치고 빼어난 미모를 자랑합니다. 올 여름도 나리 아가씨들이 펼칠 꽃잔치가 기다려집니다.

 

(참나리, 하늘말나리 등 나머지 나리 이야기는 7월 9일 올린 '나리 이름 규칙! 하늘 보면 하늘나리, 땅 보면 땅나리' https://sleepingcow.tistory.com/59 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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