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리뱅이를 한번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농촌은 물론 도시에도 이 식물을 정말 흔하게 볼 수 있어서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꽃이 필 때가 소개 적기겠지만 막 성장하기 시작하는 지금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뽀리뱅이를 볼 때마다 잡초계의 조용한 실력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
뽀리뱅이는 겨울부터 초봄까지는 로제트형으로 자라는 두해살이풀입니다. 길가, 공터, 잔디밭, 정원 등 조그만 공간만 있으면 거의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잡초입니다. 잎이 무잎처럼 갈라져 있습니다. 그런데 전체에 부드러운 백색 연한 털이 나 있고, 요즘도 잎에 약간 붉은색이 남아 있어서 금방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한겨울엔 붉은색이 더 진합니다. 서양민들레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서양민들레는 잎에 털이 없기 때문에 구분 가능합니다.
자라면 높이 15~100cm, 영양상태가 좋으면 1미터까지 자라는 풀입니다. 원줄기는 밑에서부터 갈라지는데, 줄기에서 나는 잎은 없거나 4장을 넘지 않습니다.
5~6월부터는 작은 노란색 꽃이 핍니다. 같은 노란색 꽃인 씀바귀, 고들빼기 꽃은 지름 2㎝ 정도인데, 이 꽃은 7~8㎜ 정도이니 차이가 확연합니다. 뽀리뱅이 주변에서는 흔히 씀바귀, 고들빼기도 볼 수 있습니다. 뽀리뱅이는 줄기를 자르면 상처에서 흰 유액이 나오는데, 이것도 역시 씀바귀, 고들빼기와 같습니다. 고들빼기가 한반도 북쪽 추운 지방이 고향이라면 뽀리뱅이는 일본, 대만처럼 남쪽 따뜻한 지방이 고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뽀리뱅이는 한반도 전체적으로는 개마고원 아래, 중남부지방에 분포합니다.
특이한 이름은 어디서 유래했을까요? 김종원 계명대 교수는 한국식물생태보감 1에서 “뽀리뱅이에서 ‘뽀리’는 막 돋아나는 모습을 나타내는데 ‘뿔’, ‘뾰족’, ‘뿌리’와 동원어(同源語·동일한 어원의 단어)일 것이고 ‘뱅이’는 고들빼기의 ‘빼기’같은 접미사”라며 “우리나라 어느 남부지방의 방언으로 보이며 뿌리에서 줄기가 돋아나는 모습에서 유래하는 이름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 뽀리뱅이를 볼 때마다 잡초계의 조용한 실력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뽀리뱅이는 4월부터 10월까지 거의 1년 내내 꽃을 반복해서 피운다고 합니다. 광합성 가능한 조건이면 한해에도 반복해서 꽃을 피운다는 거죠. 이렇게 부지런하게 번식하니 주변에서 뽀리뱅이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점은 서양민들레와 같습니다. 토종 민들레는 서양민들레에 밀려 보기 힘들어졌는데, 뽀리뱅이는 서양민들레와 경쟁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고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요란하지도 않고 조용하게 사는 녀석입니다. 뽀리뱅이를 볼 때마다 조용한 토종 실력자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
◇뽀리뱅이에 관해 더 읽을거리
-[꽃맹 탈출] 꽃 공부의 시작, 민들레와 서양민들레 구분
-냉이·민들레 등 로제트형 두해살이풀 요즘 신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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