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대산 월정사 입구 전나무숲길에 핀 꽃들을 전한데 이어 오늘은 오대산 선재길에 핀 꽃들 이야기입니다. 아시다시피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오대천을 따라 상원사까지 가는 약 9㎞ 길입니다. 아름다운 계곡을 끼고 걷는 길인데, 꽃도 좋고 물도 좋아 저도 셀 수 없이 여러 번 걸은 길입니다. ^^
그동안 선재길과 상원사~적멸보궁 구간을 제외한 오대산국립공원 내 탐방로는 산불예방·자원생태 보전 등을 이유로 탐방을 제한했습니다. 다행히 15일부터 다시 탐방이 가능합니다. 저는 선재길과 상원사 가는 도로를 오가며 핀 꽃들을 찾았습니다. ^^
선재길에서 첫번째로 소개할 꽃은 연영초입니다. 연영초는 깊은 숲속에 사는 청초한 꽃입니다. ^^ 특이한 것은 꽃잎도 3개, 꽃받침도 3개, 잎도 3개라는 점입니다. 이름이 '나이를 연장하는 풀'이라는 뜻이라 이 꽃을 보면 나이를 한살 덜 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진으로 봐도 반살은 덜 먹겠지요? ^^ 연영초와 연령초를 혼용했는데,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연영초를 추천명으로 정리해 놓았더군요.
다음은 노루삼입니다. 꽃이 피는 모양이 노루 꼬리를 닮았고 뿌리가 삼처럼 약효가 있다고 붙은 이름이랍니다. ^^ 전국 깊은 산에 분포한다는데 오대산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노루오줌, 노루발풀, 노루귀, 노루삼은 모두 노루가 살만한 숲에서 자란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
아래 사진은 백작약입니다. 지난 주말에 담은 사진인데, 아직 꽃이 열리지 않았으니 지금쯤 활짝 피었을 것 같습니다. 환상적일만큼 아름다운 꽃입니다. 5~7장의 흰색 꽃송이가 약간 끝을 오므려 마치 작은 항아리를 만들듯 피고 그 속에 노란 수술이 있습니다.
백작약은 늦은 봄 깊은 숲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미나리아재비과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백작약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꽃의 빛깔이 아주 진한 분홍색인 꽃이 있는데 산작약입니다. 저도 아직 산작약은 실물을 알현하지 못했습니다. ^^
다른 곳에서는 귀한 당개지치도 선재길에는 흔합니다. 당개지치는 높은 산 숲 속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꽃은 4~5월에 자주색 또는 보라색으로 피는데,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나와 아래를 향해 핍니다. 1개의 암술대가 화관보다 길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동의나물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오대산 선재길 냇가 바위틈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 동의나물은 독초여서 먹을 수 없습니다. 곰취와 혼동해서 잘못 먹고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잦다고 하니 주의하세요. 아래 관련 글 링크해 놓았습니다.
요즘엔 시골에 가도 보기 힘든 토종 민들레가 오대산에는 지천입니다. 토종 민들레와 서양민들레를 구분하는 것은 ‘꽃맹 탈출’의 시작이죠.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꽃을 아래에서 감싸는 부분을 총포라고 합니다. 서양민들레는 이 총포 조각 일부가 아래로 젖혀져 있는데, 토종 민들레는 아래 사진처럼 총포 조각이 위로 딱 붙어 있습니다.
철쭉, 병꽃나무, 붉은병꽃나무도 흔하다고 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전에 몇번 소개했으니 오늘은 생략하고, 대신 선재길에서 만난 인가목조팝나무와 개벚지나무 꽃을 보여드리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오대산 시리즈
-개느삼·산솜다리·설앵초, 오대산 한국자생식물원에 핀 꽃들
◇선재길 관련해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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