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느삼·산솜다리·설앵초, 오대산 한국자생식물원에 핀 꽃들

강원도 평창 오대산 월정사 입구에 거의 이르러 병안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한 다음 조금 들어가면 한국자생식물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 4500여종 중 1500여종을 갖고 있다고 자랑하는 수목원입니다. 1999년 정식 개원했는데, 꽃 공부하러 많이 간 곳입니다. ^^

 

그런데 2012년 화재로 문을 닫았다가 지난해 6월 7년만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개원 후 처음 가보았는데 개울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예전과는 많이 다르게 조성해 놓았고, 다행히 왼쪽은 손을 많이 대지 않아 옛 모습을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논란이 있었던, 소녀상 앞에 무릎 꿇은 남성의 모습을 담은 조형물 ‘영원한 속죄’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자생식물원 안내도. 구름다리를 경계로 위, 아래로 나뉘어 있다.

 

오늘 소개할 한국자생식물원 야생화는 개느삼, 가침박달, 산솜다리, 설앵초, 삼지구엽초, 깽깽이풀 등입니다. 어제, 그제 소개한 오대산 전나무숲길, 선재길(아래 링크) 글에 없는 꽃 위주로 담았습니다.

 

먼저 개느삼입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산식물입니다. 잎은 아카시나무를 닮았는데, 잎과 함께 꽃도 같이 핍니다. 진한 노란색 꽃이 예쁩니다. 수목원 야외로 들어서자마자 보이기 시작해 수목원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개느삼.

 

두번째는 가침박달입니다. 요즘 자생식물원에 한창이더군요. 흰색의 꽃잎이 5장이고, 가지 끝에 몇 송이씩 모여 줄기 전체에 달립니다. 꽃의 지름도 4㎝ 정도로 큼지막한 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아주 드물게 자라는 희귀식물이라는데, 포천 봉선사에서 국립수목원에 이르는 국립수목원길에도 많이 심어 놓았습니다. 독특한 이름은 씨방이 여러 칸으로 나뉘어 있고 각 칸은 실이나 끈으로 ‘감쳐서’ 연결해 놓은 것 같은 모습이고, 줄기가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

 

가침박달 꽃. 사진 아래 씨방도 보인다.

 

다음은 한국의 에델바이스, 산솜다리입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노래 에델바이스가 서양솜다리라면 산솜다리는 한국의 에델바이스입니다. ^^  설악산과 같은 높은 곳의 험한 바위틈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매우 귀한 식물인데, 식물원에도 심어 놓았습니다.

 

산솜다리. 한국의 에델바이스다.

 

아래 사진은 설앵초입니다. 식물원에는 앵초도 많이 있지만 설앵초는 고산지대 바위틈에서 자라는 귀한 식물입니다. 잎은 넓은 달걀 모양이고 꽃은 엷은 자주색으로 5∼6월에 긴 꽃줄기 끝에 우산 모양으로 달립니다.

 

설앵초.

 

삼지구엽초는 원가지에서 가지가 3갈래로 갈라지고 다시 3갈래로 갈라져 잎이 달린다고 ‘삼지구엽’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꽃은 황백색으로, 긴 꽃자루 끝에 약간 아래를 보며 핍니다. 한방에서 이 식물을 음약곽이라 부르며 약재로 씁니다.

 

삼지구엽초.

 

깽깽이풀은 막 지고 있었는데, 몇 개가 아직 볼만해 담아보았습니다. 식물원에 무더기로 깽깽이풀을 심어놓아 제때 가면 장관일 것 같았습니다. ^^

 

깽깽이풀.

 

이밖에 천남성, 개병풍, 광대수염, 노랑무늬붓꽃, 당개지치, 돌배나무, 미나리아재비, 쇠물푸레나무, 연영초, 쥐오줌풀, 흰양귀비, 산조팝·당조팝 등 조팝나무 종류, 줄댕강나무 등도 담아 왔습니다. ^^

 

하나 더, 이 한국자생식물원 김창렬 원장은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야생화인 벌개미취를 대규모로 보급한 분입니다. 전국에 피어 있는 벌개미취 상당수는 한국자생식물원에서 분양받은 것입니다.

 

◇오대산 시리즈

 

-노랑무늬붓꽃·피나물, 오대산 전나무숲길에 핀 꽃들 

 

-연영초·노루삼·백작약, 오대산 선재길에 핀 꽃들  

 

-개느삼·산솜다리·설앵초, 오대산 한국자생식물원에 핀 꽃들 

 

 

◇자생식물원 관련해 더 읽을거리

 

-야생화 벌개미취, 화단에 정착하다 

 

-반구형 하얀꽃, 공조팝 당조팝 산조팝 갈기조팝 나무 차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