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주말 다녀온 오대산 전나무숲길에 핀 꽃들입니다. 오대산 월정사 입구의 전나무 숲길은 국내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의 하나로 꼽히는 곳입니다. 1000그루가 넘는 전나무들이 1km에 이르는 길을 따라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전나무숲길 주변엔 노랑무늬붓꽃 등 다양한 꽃들이 피고 있었습니다. ^^
먼저 월정사 입구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귀룽나무가 곳곳에서 꽃을 활짝 핀 채 반겨줍니다. 서울 인근은 진작 꽃이 졌는데, 오대산은 고지대라 그런지 아직 귀룽나무 꽃이 한창입니다.
전나무숲길에 들어서자마자 노란 피나물이 반겨줍니다. 곳곳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피나물은 줄기를 자르면 붉은 유액이 나온다고 피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네장의 꽃이 펼쳐진 모습이 정말 귀엽습니다. ^^
피나물을 소개하는데 매미꽃을 빠뜨릴 수 없겠지요? 둘은 꽃이나 잎의 형태로는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둘의 차이는 꽃자루가 어디에서 나오느냐입니다. 줄기에서 돋으면 피나물이고 땅에서 따로 돋으면 매미꽃입니다. 참 쉽죠? ^^ 피나물은 중부지역에서, 매미꽃은 남부지역에서 자라는데, 오대산 입구에 있는 한국자생식물원에 가니 매미꽃을 많이 심어놓았더군요. 둘 이름이 헷갈렸는데, 매미는 땅에서 나온다고 외운 뒤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
다음은 노랑무늬붓꽃입니다. 얼마전 이 꽃을 보기 위해 선자령을 갈까 망설이다 못 가서 올해는 이 꽃을 못 보고 넘어가나 했습니다. 그런데 오대산에서 봅니다. 흰꽃에 선명한 노랑무늬가 있는, 개성만점의 노랑무늬붓꽃입니다. ^^
노랑무늬붓꽃은 오대산과 인연도 깊은 꽃입니다. 이 산에서 처음 발견해 종명(Iris odaesanensis Y.N.Lee)에 오대산이 들어가 있습니다. 오대산 깃대종(한 지역의 생태계를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동·식물)이기도 합니다. 물론 오대산만 아니라 선자령, 소백산 등 강원도·경북·충북 등에서도 볼 수 있는 꽃입니다.
붕어가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벌깨덩굴도 한창입니다. 어느 산에서나 지천으로 자라 친근감을 주는 꽃이기도 합니다. ^^ 전체적으로는 연보라색 꽃이지만 꽃잎 안에 흰 무늬와 붉은 점, 그리고 수염같이 보송한 털이 있습니다.
벌깨덩굴은 꿀풀과에 속합니다. 잎은 아래가 둥글게 휘어진 삼각형이고 가장자리에 둥근 톱니가 있고 잎 표면은 주름이 진 듯합니다. 벌깨덩굴이라는 이름은 꽃이 향기롭고 꿀도 많아서 벌이 많이 찾아오고 잎이 깻잎을 닮았기 때문에 붙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관중입니다. 관중은 우리나라 산에서 볼 수 있는 양치류인데, 왕관 모양으로 빙 둘러 자라는 것이 자못 위용을 자랑하는 식물입니다. ^^ 습기가 많고 토양이 거름진 곳에서 잘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키는 50~100㎝ 정도입니다. 오대산에도 전나무숲길 등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5장씩 달린 분홍빛 꽃잎을 줄줄이 달고 있는 줄딸기도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새로 나는 줄기 끝마다 꽃자루를 쭉 내밀어 꽃이 줄줄이 핍니다. 그래서 줄딸기를 담을 때면 세로 사진으로 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줄딸기는 산딸기 집안에서 가장 먼저 꽃이 피고 열매도 가장 먼저 익는답니다. 산딸기 집안에는 줄딸기, 산딸기 외에도 멍석딸기, 곰딸기 등 아주 다양한 사촌들이 있는데, 언젠가 따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오대산 전나무숲길에 핀 꽃들이었습니다. 다음은 오대산 선재길에 핀, 좀 어려운 꽃들을 소개하겠습니다. ^^
◇오대산 시리즈
-개느삼·산솜다리·설앵초, 오대산 한국자생식물원에 핀 꽃들
◇오대산 전나무숲길 관련해 더 읽을거리
-초봄 가장 부지런한 귀룽나무, 신경숙도 좋아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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