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주황색 하트가 다섯개, 동자꽃이 피었습니다 ^^

우면산 2021. 7.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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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가입해 있는 야생화동호회 모임에 한 회원이 지난 13일 활짝 핀 동자꽃을 올렸습니다. 회원들이땀흘리며 담은 동자꽃 즐감합니다’, ‘크으~ 7월이 되었군요! 동자꽃은 늘 7월초에 봤던 것 같아요같은 댓글로 반깁니다. ^^ 저도 동자꽃 보러 어디로 갈까 궁리 중입니다.

 

동자꽃은 주황색 색깔에 자태가 고운 데다 이름도 특이해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운 꽃입니다. 꽃잎이 5개인데, 꽃잎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가고 아래쪽은 뾰족한 것이 영락없는 하트 모양입니다. ^^ 사랑의 꽃으로 적격이지 않을까요? ^^ 꽃잎 양쪽에 1개씩 좁은 조각이 있는 것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동자꽃. 꽃잎 하나하나가 하트 모양이다.

 

동자꽃은 카네이션·패랭이꽃과 함께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와 울릉도 같은 섬지방을 제외하고는 어느 산에서나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널리 분포해 있습니다. 꽃은 줄기 끝과 잎 겨드랑이에서 나와 한 송이씩 피어나고, 꽃받침은 긴 곤봉 모양으로 꽃잎을 감싸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줄기에서 마주 나는 잎은 긴 타원형에 가깝습니다.

 

동자꽃.

 

제가 야생의 동자꽃을 처음 본 것은 딸들을 데리고 강원도 인제 곰배령에 갔을 때였습니다. 진동리에서 강선마을을 거쳐 곰배령에 이르는 길은 5.5㎞로,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인 큰딸에게는 힘든 코스였을 것입니다. 작은딸은 중간에 울어 엄마 등에 업혀서 돌아갔습니다.

 

큰딸도 마지막 가파른 길을 오를 때는 거의 울듯 했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곰배령에 올라 너른 평원에 동자꽃, 둥근이질풀 군락이 환상적으로 펼쳐진 것을 보곤 신나서 뛰어다니더군요. 그때는 곰배령에 데크도 없었습니다. ^^ 한번은 큰딸에게 “동자꽃 하면 무엇이 떠오르느냐”고 묻자 “곰배령이라고 하더군요. ^^

 

동자꽃.

 

이 꽃이 동자꽃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암자를 떠난 스님을 기다리다 죽은 동자(童子)에 얽힌 설화 때문입니다. 조선 인조 때 다섯 살짜리 동자승이 한겨울 암자에서 홀로 스님을 기다리다 성불했다고 합니다. 동자승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자 이듬해 여름 그 자리에 동자승 얼굴처럼 동그랗고 발그레한 주황색 꽃이 피어났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 꽃을 동자의 넋이 피어난 것으로 여겨 동자꽃이라 불렀습니다. 정채봉의 동화 오세암은 이 설화를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동자꽃은 원래 높은 산에서 자랐으나 지금은 화단에도 많이 심고 있습니다. 서울 양재동 꽃시장에서 동자꽃을 사다 키운 적이 있는데, 아파트 베란다라 그런지 제 색깔이 나지 않고 꽃도 오래가지 않았더군요. 역시 꽃은 제 자리에서 피어야 제 색깔을 내는 모양입니다. ^^

 

동자꽃이 야생의 꽃이라면 우단동자꽃은 도심의 꽃입니다. ^^ 도시 화단 곳곳에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단은 벨벳(velvet)을 말하는데, 식물 전체에 우단 같은 하얀 솜털이 나 있다고 붙은 이름입니다. 유럽 남부와 서아시아가 원산지인 원예종입니다.

 

우단동자꽃.

 

◇동자꽃 관련해 더 읽을거리

 

-동자꽃, 주황색 동자승의 넋  

 

-6월 서울 남산둘레길, 주연은 산수국, 다양한 조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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