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김제덕(17)과 안산(20) 선수가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단체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 이들은 시상대에서 금메달과 함께 작은 꽃다발을 받았습니다. 이 꽃다발은 어떤 꽃들로 만들었을까요? ^^
화면에 보이는 꽃다발(빅토리 부케)에는 노란색, 연두색, 보라색 꽃이 있고, 아래엔 올림픽 마스코트인 미라이토와 디자인이 들어 있습니다. 도쿄올림픽조직위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해보니, 노란 꽃은 일본 미야기현 해바라기, 연두색 꽃은 후쿠시마현 리시안서스(꽃도라지, 유스토마), 보라색 꽃은 이와테산 용담이었습니다. ^^ 홈페이지엔 “'빅토리 부케'는 메달리스트들의 영광스러운 승리의 순간을 함축하는 밝은 색으로 구성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이와테, 미야기현의 공통점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일본은 올림픽과 패럴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줄 꽃다발 5000개를 대지진 피해 지역에서 생산한 꽃으로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나름 의미를 부여한 겁니다.
올림픽위원회에 따르면 후쿠시마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농산물 생산량이 감소하자 꽃을 재배하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고 리시안서스(꽃도라지, 유스토마)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야기현에서 대지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돌아와 아이들이 쓰나미를 피하려고 올랐던 언덕에 해바라기를 심었고, 매년 이 언덕은 해바라기로 뒤덮인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동화책으로도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꽃다발 속 해바라기는 미니 해바라기 품종인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대지진 피해 지역인 이와테현은 용담 생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에서 나는 용담의 절반 이상이 이와테현에서 재배한 것이라고 합니다. 용담의 인디고블루 색은 도쿄 2020 엠블럼과 같은 색이라고도 소개해 놓고 있습니다. ^^
해바라기는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리시안서스(Lisianthus)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절화 중 하나입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 추천명은 꽃도라지인데, 속명을 따 유스토마(Eustoma)라 부르기도 합니다. 도쿄올림픽 꽃다발은 리시안서스 중에서도 연두색 겹꽃을 쓰고 있었습니다.
용담은 우리나라에서도 가을에 높은 산에서 볼 수 있는 진한 보라색 야생화입니다. 초가을부터 늦게는 11월까지 피어 가을을 대표하는 야생화 중 하나입니다. 뿌리의 쓴맛이 웅담보다 더 강하다고 해서 용담(龍膽)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용담은 과남풀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용담은 꽃잎을 활짝 벌리고 있는데, 과남풀은 그렇지 않은 것이 차이점입니다. 꽃다발 속 보라색 꽃은 잎을 다문 것이 용담보다는 과남풀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합니다. ^^
올림픽조직위는 올림픽 꽃다발은 지름이 약 17cm, 높이 약 28cm로, 꽃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기 위해 줄기 끝에 젤 형태의 물이 담긴 봉투를 부착했다고 했습니다. 이를 통해 수분을 충분히 흡수해 꽃이 더 오랫동안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관중과 TV로 시청하는 전 세계의 수십억 시청자들이 선수들이 손에 들고 있는 꽃다발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기 때문에 모든 각도에서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세 가지 꽃들이 균일하게 배열했다고도 했습니다.
조직위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전 세계에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를 입은 지역의 매력을 알릴 완벽한 기회가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습니다. ^^
◇도쿄 올림픽 꽃다발 관련해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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