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나무들이 여름이나 가을에 미리 겨울눈을 만들어놓고 겨울을 맞는다. 겨울눈은 잎 지는 나무들이 이듬해 필요한 꽃이나 잎을 겨우내 잘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조직이다. 그 겨울눈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더구나 겨울눈들이 부풀기 시작했다. 오늘은 겨울눈이 특징적인 몇몇 나무들을 소개하겠다. ^^
먼저 간단히 관련 용어를 정리해보자. 겨울눈은 꽃눈과 잎눈이 있다. 대체로 뾰족한 것이 잎눈, 둥근 것이 꽃눈이다. 식물 입장에서 더 귀중한 꽃을 품은 꽃눈이 잎눈보다 큰 편이다. 바로 아래 사진은 곧 피어날 생강나무, 두번째 사진은 비목나무 겨울눈이다. 뾰족한 입눈과 둥근 꽃눈이 선명해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잎자국이라는 용어도 나오는데, 잎이 떨어진 자리에 남는 자국(흔적), 즉 엽흔(葉痕)을 순우리말로 바꾼 것이다.
칠엽수 겨울눈은 금방 눈에 띌 정도로 개성이 있다. 아래 사진처럼 크고 번질거리기 때문이다. 도심 공원이나 수목원에서 볼 수 있다. 가시칠엽수 겨울눈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겨울눈은 크고 수지 성분의 끈끈한 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에 햇빛을 받으면 반짝거리고 끈적거린다.
다음으로 붉나무 겨울눈은 황갈색 털로 덮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U자 모양 잎자국이 겨울눈을 둘러싸고 있다.
가래나무 겨울눈과 잎자국의 모양은 손오공 또는 원숭이를 연상시키는 특이한 모양이다. 민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호두나무, 산에서 볼 수 있는 굴피나무 잎자국도 비슷한 모양인데, 가래나무과 나무들이 이런 형태를 띠기 때문이다. ^^
가죽나무는 큼지막한 잎자국 위에 반구형의 겨울눈을 만든다. 그 모양이 호랑이의 눈 같다 해서 가죽나무를 호안수(虎眼樹)라고도 부른다. 가죽나무는 어디나 주변에 흔하니 관찰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
황벽나무는 겨울눈과 잎자국이 외눈박이 외계 생명체를 연상시키는 모양이다. 잎자국 속에 거의 완전히 포위된 반구형의 겨울눈 형태다. 오늘은 곧 꽃과 잎을 틔우려고 부풀고 있는 겨울눈에 대해 알아보았다. ^^
◇더 읽을거리
-지금 올림픽공원은 나무 경연장① 나홀로나무, 정이품송 장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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