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위기의 울진 금강송 군락지, 금강송은 어떤 나무?

우면산 2022. 3. 9.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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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가 동해안 산불 앞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산림당국이 금강송 군락지 인근에 방어선을 치고 산불이 넘어오지 않도록 총력전을 펼쳤지만, 8일 오후 일부 화선(火線)이 군락지를 침범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ㅠㅠ

 

이 금강송 군락지는 금강소나무 숲의 원형을 잘 보전하고 있는 데다 생태적 가치가 높고 경관도 수려하기로 이름난 곳입니다. 면적이 2247㏊에 이르는 이 군락지에 수령 200년이 넘는 소나무 8만여 그루 등 1000만 그루 이상의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울진 금강송 군락지. ⓒ울진군청

 

금강송(金剛松)은 어떤 나무일까요? 금강산에서부터 백두대간을 따라 강원 강릉·삼척, 경북 울진·봉화·영덕 등에 자생하는 소나무의 일종입니다. 금강산 이름을 따 금강송으로 부르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나무가 곧고 탄탄한데다 목재 무늬도 아름다워 예부터 최고의 소나무로 꼽혔습니다. 조선시대 궁궐이나 큰 건물을 지을 때 꼭 필요한 자재였습니다.

 

별도의 종은 아니고 소나무의 한 품종(Pinus densiflora f. erecta)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학명에서 ‘f.’이 있으면 품종(forma)이라는 뜻입니다.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져 나무 모양이 부채를 편 것 같은 반송(Pinus densiflora f. multicaulis)도 소나무의 한 품종입니다. ^^

 

울진 금강송 군락지. ⓒ울진군청

 

황장목, 춘양목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황제의 관()을 가래나무로 만들었는데 이를 황장목(黃腸木)이라 불렀고 우리나라에서는 금강송을 사용해서 황장목, 일제시대부터 70년대 중반까지 소광리 일대 소나무들을 벌목해 기차가 있는 봉화 춘양역으로 실어 갔다고 해서 춘양목(春陽木)이라는 별칭이 생겼다고 합니다.

 

울진 금강송 군락지. ⓒ울진군청

 

조선 숙종 때부터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를 봉산(封山)으로 지정해 금강송을 함부로 베어내지 못하도록 했고, 궁궐을 짓거나 임금의 관을 만드는 등 국가 대사가 있을 때만 이 소나무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연중 입산을 통제하면서 일부에 숲길을 조성해 예약제로만 공개하는 곳입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도 멋진 금강송을 볼 수 있습니다. ^^ 본관 앞뜰에 멋진 소나무 군락이 있는데 바로 금강송입니다. 2007년 강원도 고성군이 금강송 80그루를 국회에 기증해 심은 것입니다.

 

국회의사당 앞뜰 금강송. ⓒ국회보

 

울진군 금강송면이라는 지명도 특이하죠? ^^ 원래 울진 읍내 서쪽에 있다고 해서 서면이었는데 금강송 군락지 때문에 2015 4월 명칭을 변경했다고 합니다. 금강송에 대한 자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 울진 금강송 군락지를 지킬 수 있을지 여부는 이 지역의 순간 풍속이 초속 6미터가 넘는 9일 오후 3시쯤이 최대 고비일 것 같다고 합니다. 더 이상 피해는 입지 않고 산불을 진화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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