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영 중인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창원 팽나무가 화제라고 합니다. 팽나무는 남부지방에서 정자나무로 많이 쓰는 나무입니다. 제 고향마을에도 드라마에 나온 창원 팽나무 못지않게 근사한 팽나무가 있습니다. ^^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 뒷편 언덕에 큰 팽나무 한그루가 있습니다. 이 팽나무 추정 수령은 500살로, 높이는 16m, 나무 둘레는 6.8m에 달하는 나무라고 합니다. 눈길을 확 끄는 경관은 없지만, 나무 아래 서면 포근함과 안정감이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
이 나무가최근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거의 ‘주연급’으로 출연했습니다. 극중에서는 동부마을 팽나무가 아닌 ‘소덕동 팽나무’로 나오는데, 드라마에서는 “어린 시절 저 나무 타고 안 논 사람이 없고 기쁜 날 저 나무 아래에서 잔치 한번 안 연 사람이 없고, 간절할 때 기도 한번 안 한 사람이 없다”고 했습니다.
소덕동에 건설 예정인 도로가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자, 마을 주민들은 대형 로펌을 찾아가 노선을 바꾸게 도와달라고 부탁합니다. 처음엔 거절하다 마을 주민들이 팽나무로 데려가 마을 풍경을 보여주자 감명을 받아 소송을 맡기로 하는 내용입니다. ^^
정자나무로 느티나무가 가장 많지만 남부지방에서는 팽나무도 많습니다. ^^ 우연히 드라마 해당 대목을 보면서 저는 “우리 고향마을에 더 멋있는 팽나무가 있는데!”라고 했습니다. 제 고향 마을 입구 정자에도 수백 년 자란 팽나무 두 그루가 나란히 있습니다. 그 아래는 여름엔 어른들 피서처였지만 다른 계절엔 우리들의 놀이터였습니다. 가을엔 두 그루 전체가 노랗게 단풍이 들었습니다. 팽나무는 필자에게 '고향 추억으로 가는 표지판'입니다. ^^
팽나무라는 이름은 열매를 대나무 총에 넣고 쏘면 '팽~' 소리를 내며 날아간다고 붙은 것입니다. ^^ 팽나무는 특히 소금 바람이 부는 바닷가에서도 잘 자랍니다. 세월호 아픔을 간직한 팽목항도 주변에 팽나무가 많아 생긴 이름일 것입니다.
어떤 나무가 팽나무인지 여부는 잎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팽나무 잎은 특이하게도 가장자리 톱니가 잎 절반 정도까지만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요즘 팽나무 열매가 막 영글어가고 있습니다. 열매가 불그스름해지면 따먹기도 했는데, 살짝 단맛이 도는 것이 그런대로 먹을 만합니다. ^^
팽나무는 남부지방에 많지만 요즘엔 서울 등 수도권에도 많이 심고 있습니다. 경복궁 향원정 옆에도 팽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볼 때마다 마음이 애틋해집니다. 다른 나무와 별다를 것도 없지만 고향마을 정자에 있는 나무와 같은 나무여서 한 번이라도 더 돌아보게 되는 것입니다. ^^
◇더 읽을거리
-신안 퍼플섬에서 만난 나무들, 후박나무·팽나무·예덕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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