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디를 가나 능소화가 한창입니다. 벽이나 지지대 등 다른 물체를 타고 오르면서 나팔 모양 주황색 꽃을 피우는 꽃이 있으면 능소화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능소화는 중국이 원산인 덩굴성 나무입니다. 능소화(凌霄花)의 한자는 능가할 능(凌)에 하늘 소(霄), 꽃 화(花)여서 해석이 만만치 않은 글자 조합인데, ‘하늘 높이 오르며 피는 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덩굴이 10여 미터 이상 감고 올라가 하늘을 온통 덮은 것처럼 핀다고 이 같은 이름이 생긴 것 같습니다. 담장이나 벽을 타고 올라가는 능소화도 괜찮지만, 고목을 타고 올라가는 능소화가 가장 능소화다운 것 같습니다. ^^
능소화는 아래 사진처럼, 꽃이 등황색이고 꽃받침은 녹색입니다. 또 꽃통이 짧은 편이고 꽃차례가 길게 늘어져서 원추꽃차례를 이룹니다. 능소화는 중국 원산이지만 오래 전부터 심어 가꾸어 우리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꽃입니다. ^^
그런데 능소화가 늘어나면서 기존 능소화와 좀 다른 능소화들이 늘어났습니다. 우선 미국능소화는 꽃이 진한 붉은색이고 꽃받침도 붉은색입니다. 꽃통도 훨씬 길쭉하고 꽃이 가지 끝에 모여 달립니다. 낯설어 그런지 몰라도 마치 값싼 붉은 립스틱을 잔뜩 바른 것 같습니다. ^^ 그래서 기왕 심을 거면 미국능소화가 아닌 (우리) 능소화를 심으면 좋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쓰면서도 좀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능소화와 미국능소화의 중간쯤인 능소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꽃은 붉은색이면서 꽃받침은 노란색인 능소화가 있습니다. 전에 뭔지 몰라서 그냥 꽃이름을 얼버무리거나 능소화와 미국능소화 중 가까운 쪽으로 보곤 했는데, 최근 이 꽃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
바로 능소화와 미국능소화의 교잡종이라는 겁니다. 그러고보니 꽃 크기도, 색깔도, 꽃받침도 딱 둘의 중간쯤입니다. ^^ 꽃은 가지 끝에 모여 달린 것은 미국능소화를 닮았습니다. 이름은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나팔능소화 '마담 게일런(Madame Galen)>을 추천명으로 올려놓았는데,너무 길어서 이렇게 쓰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꽃이름을 알려주는 앱 ‘모야모’에 마담갈렌능소화라는 이름이 있고 인터넷에서 이 이름이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의 한 형제가 교잡해 만들었다는데, 왜 품종명을 '마담 갈렌'으로 붙였는지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네요. ^^
어떻든 정리해보면, 능소화 종류 중에서 꽃이 연한 주황색이고 꽃받침이 녹색이면 그냥 능소화, 꽃이 진한 붉은색이고 꽃받침이 붉은색이면 미국능소화, 꽃이 붉은색이고 꽃받침이 노란색이면 둘의 교잡종인 마담갈렌능소화입니다. ^^ 이것도 복잡하면 꽃받침 색깔만으로 구분해도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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