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북한산성 입구에서 북한산에 오르다 보니 가장 눈길을 끄는 꽃은 꽃향유였습니다. 등산로를 따라 꽃향유가 특유의 자태와 진보라색을 뽐내며 피어 있었습니다. ^^
꽃향유는 서울과 근교 산에 정말 많이 피는 꽃입니다. 야생화 공부를 시작할 때, 서대문구 안산에서 처음 칫솔 모양으로 생긴 꽃향유를 보고 이름이 정말 궁금했습니다. 야생화 책을 한참 뒤져보았더니 이름이 꽃향유였습니다. ^^
꽃향유는 특이하게도 꽃이 한쪽으로만 핍니다. 자잘한 꽃이 모여 피는 것이나 좋은 향기가 있는 것은 배초향과 비슷하지만 둘은 꽃이 피는 형태가 다릅니다. 배초향은 꽃이 꽃대에 빙 둘러 피지만, 꽃향유는 꽃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마치 칫솔 또는 브러쉬 모양으로 피는 것입니다. ^^
이 꽃은 왜 한쪽으로만 피는지 궁금해 다른 책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알지 못했습니다. 꽃향유 나름의 뭔가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 꽃향유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좋은 향기를 갖고 있습니다. 바람이라도 훅 불어오면 어지러울 정도로 향기가 진합니다. ^^
꽃향유와 비슷하게 생긴 꽃으로 향유가 있습니다. 향유도 꽃이 한쪽으로만 피지만, 꽃향유보다 꽃 색깔이 좀 옅은 보라색이고 꽃이 성글게 피는 점이 다릅니다. 향유는 꽃향유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요즘 산에 가 보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배초향도 향이 진하지만 꽃향유나 향유 향기가 배초향보다 진했으면 진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게 좋은 향이 있는 식물을 방향성(芳香性) 식물이라 하는데, 배초향, 꽃향유, 향유를 방향성 식물 3형제로 묶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들 셋 말고도 잎이 가늘고 긴 선형인 가는잎향유, 꽃향유에 비해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애기향유 그리고 제주도에 사는 향유로 식물체가 전체적으로 작은 좀향유, 한라산에 자라고 키가 작고 줄기에 흰털이 발달한 한라꽃향유가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더 알아보기 바랍니다. ^^
꽃향유, 향유는 요즘이 제철입니다. 독특하게 생겨 가을 산행을 하다 보면 눈에 띄는 꽃이기도 합니다. 산길을 가다 보라색 또는 진한 홍자색으로 치솔 모양으로 피어 있는 꽃이 있으면 꽃향유 또는 향유가 틀림없으니 잠시 눈을 맞추고 이들 꽃 특유의 향기도 음미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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