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시의 가로수 이야기입니다. 우선 부산 가로수 종류와 그루 수를 알 수 있는 통계자료를 보겠습니다.
위 표에서 보는 것과 같이 부산 가로수 중 가장 많은 나무는 왕벚나무입니다. 2020년 현재 4만680그루로 전체 가로수의 24.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3만4625그루(21.0%)인 은행나무, 세번째는 느티나무(2만2921그루, 13.9%), 네번째는 이팝나무(1만4334그루, 8.7%), 다섯번째는 플라타너스(양버즘나무 7786그루, 4.7%)입니다.
서울의 경우 은행나무가 35.1%로 가장 많고, 플라타너스(20.3%), 느티나무(12.2%), 왕벚나무(11.1%)로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이팝나무(6.5%), 회화나무(2.5%), 메타세쿼이아(1.7%)가 뒤를 잇고 있습니다(2019년 현재). 이에 관한 이야기는 ‘이팝·회화·메타, 사림파 가로수의 한양 진출 ^^’에서 소개한 바 있습니다.
부산 가로수는 서울에선 4위인 왕벚나무가 가장 많고 서울에서 2위인 플라타너스가 5위로 처지는 분포입니다. 서울에선 은행나무가 1위지만 전국적으로는 봄꽃이 좋은 왕벚나무가 1위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부산이 전국 평균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산 가로수의 특징은 그다음부터 나타나고 있습니다. 곰솔(해송)이 6154그루로 6위, 후박나무가 4205그루로 8위, 먼나무가 10위(3377그루), 가시나무가 11위(2908그루)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곰솔은 부산이 바닷가 도시라는 것을, 후박나무, 먼나무, 가시나무는 남부 수종이므로 부산이 따뜻한 도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산의 가로수 분포도 지난 15년동안 크게 변했습니다. 15년 전인 2005년 기준으로, 부산 가로수 중 가장 많은 나무는 은행나무(3만5356그루, 30.8%)였고, 이어 왕벚나무(3만3479그루, 29.1%), 버즘나무(1만449그루), 느티나무(9104그루), 후박나무(7467그루) 순이었습니다(2015년 5월 국제신문).
그런데 은행나무는 고약한 열매 냄새 때문에 민원이 늘면서 줄고, 대신 봄에 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왕벚나무를 많이 심기 시작했습니다. 플라타너스도 너무 잘 자라 전선이나 간판을 가리는 문제에다 태풍 피해도 잦아 줄었다고 합니다.
후박나무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부산시는 2000년대 들어 상록수인 후박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2005년 7467그루로 5위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나 낙동강변 후박나무가 한겨울 건조한 강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집단 고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는 4205그루로 8위로 밀려나 있습니다.
반면 먼나무는 말라죽는 후박나무를 대신할 구원투수로 해운대 신시가지 등에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가시나무도 남부지방에서만 자랄 수 있는 상록수 나무로 동래구 쇠미로 등에 가로수 심어 놓았습니다. 부산이 상록 가로수를 많이 개발하고 심어 ‘부산스러운’ 분위기를 높이기를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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