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다녀온 구례 산동면 산수유마을은 노란색을 마구 칠해놓은 듯했습니다. 한마디로 산수유가 절정이었습니다. ^^ 윤대녕 소설 ‘3월의 전설’은 이 시기 이 마을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구례읍에서 다시 털털거리는 완행버스를 타고 온천 지대로 들어서자 아득한 산수유의 마을이었다. 온천 입구에서부터 도로 양쪽으로 노란 꽃구름들이 새털처럼 잔잔히 흩어져 있었다. (중략) 거기서부터는 집집마다가 산수유요 골목과 밭들과 산자락 모두가 산수유여서 현기증을 보듯 눈앞이 어지러웠다.>
위 동영상 보셨나요? ^^ 제가 전에 언제 산수유마을에 다녀왔나 생각해보니 10년쯤 전인 것 같았습니다. 그때보다 산수유가 몇배는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길가에도 더 빽빽하게 산수유를 심어놓았고, 산쪽으로도 빈 공간만 있으면 산수유를 심었습니다. 원좌마을 옆에 서니 저 멀리 앞산 중턱까지 온통 산수유 밭이었습니다. ^^ 곳곳에 봄을 맞이하는 영춘화도 심어놓아 더욱 노란색 세상이었습니다.
구례 지리산온천타운에서 자고 아침으로 재첩국을 먹을까, 다슬기국을 먹을까 잠시 망설였습니다. 시원한 제첩국을 차로 가니 곧바로 산수유마을에 도착하더군요. ^^ 아침 9시쯤이었습니다. 좀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막히지도 않아서 사람도 차도 많지 않아 좋았습니다. 사실 굳이 산수유마을에 갈 필요도 없이 지리산온천타운도 산수유 천지였습니다. 눈길이 가는 곳 어디나 노란 산수유였습니다.
산수유마을 곳곳에서 광대나물과 큰개불알풀, 꽃다지도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지칭개는 기운을 완전히 차린 듯 잎을 위로 힘 있게 올리며 성장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산수유를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요? 산수유마을 앞 음식점 주인은 “앞으로 한달은 갈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최소한 3월 말까지는 산수유가 볼만하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로 취소한 구례산수유축제는 3월 14~22일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물론 올해도 축제는 열리지 않습니다.
산수유마을 다음은 당연히 화엄사였습니다. 각황전 홍매화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홍매화는 붉은색이 아주 진해서 ‘흑매’라고도 부릅니다. 각황전 홍매화는 피기 시작했지만 아직 좀 이른 편이었습니다. 이번 주말쯤에야 만개해 각황전의 검은 기와와 조화를 이룰 것 같았습니다. ^^
아래는 그 전날 들른 사성암에서 본 섬진강 전경입니다. 사성암은 지리산과 섬진강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과연 사성암 유리광전에 서니 굽이치는 섬진강과 멀리 지리산이 한눈에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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