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신간 꽃으로 '토지'를 읽다(한길사)

우면산 2023. 5. 1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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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대하소설 토지를 읽고 나면 누구라도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꽃들이 있을 것이다. 꼼꼼히 읽지 않더라도, 별당아씨가 나올 때마다 반복적으로 진달래꽃, 최참판댁이 배경일 때 능소화가 자주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더 확장해 아예 꽃의 관점에서 토지를 읽고 꽃들을 등장인물들과 연결한 책이 나왔다. 바로 아래 꽃으로 토지를 읽다’(한길사). ^^

 

'꽃으로 토지를 읽다' 표지.

 

책의 첫 장은 토지의 원픽 서희의 꽃이다. 제목 서희와 길상이의 개나리 연정’ ‘서희, 가시 가득한 탱자나무 같은 여인’ ‘서희, 해당화 가지 휘어잡고 주저앉다만 봐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서희의 어린 시절의 꽃으로 개나리, 중년의 도도한 서희의 상징으로 탱자나무, ‘토지마지막 장면에서 해방의 감격에 해당화 가지를 잡고 주저앉는 서희를 다루고 있다. ^^

 

'꽃으로 토지를 읽다' '서희의 꽃' 차례 ⓒ한길사

 

두 번째 장은 ‘최참판댁 사람들의 꽃이다. ‘길상이, 파초같이 품이 넓은 남자’ ‘석류빛깔 다홍치마 입고싶다는 봉순네등을 읽을 수 있다. 길상이 나올 때 파초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박경리 작가가 의도적으로 파초와 길상이를 연결해 놓았을 가능성이 있다. 파초는 햇빛이나 비를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잎이 넓다는 점에서 넓은 품으로 사람들을 포용하는 길상이 성격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

 

이 책의 진가는 3평사리 사람들의 꽃’, 4사랑의 꽃’, 5개성만점 인물 꽃에 있는 것 같다. 강짜의 상징이지만 신혼 시절 신랑 용이에게 할미꽃을 꺾어준 강청댁의 순정, ‘토지에서 가장 애처로운 사랑인 용이와 월선이의 사랑을 상징하는 버드나무, 양현과 영광의 쑥부쟁이 사랑 등이 정말 감동적이거나 흥미롭다. 함안댁과 살구나무, ‘토지의 기화요초인 주갑이, 상의와 무궁화, 장연학과 참나무 이야기도 빠뜨리지 말고 읽어야할 챕터다.

 

'꽃으로 토지를 읽다' '사랑의 꽃' 차례 ⓒ한길사

 

이 책은 토지에서 꽃이 나오는 장면과 함께 인물 스토리를 넉넉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꽃과 등장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소설 줄거리와 큰 흐름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권으로 읽는 토지인 셈이다. ㅎ

 

또 책을 읽다보면 용이의 아들 홍이는 작가의 아버지 이야기를 상당 부분 가져온 인물이고, 홍이의 딸 상의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곳곳에서 꽃과 작가의 인연도 소개해 꽃으로 토지를 읽다를 읽다보면 작가 박경리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윤곽은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더 읽을거리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한길사) 

 

-야생화 입문서 베스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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