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마삭줄, ‘아시안 자스민’의 향기 맡아보세요 ^^

우면산 2024. 5. 2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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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점심때 강화도 옆에 있는 석모도에서 한 식당에 갔더니 어디선가 좋은 향기가 풍겨왔습니다. 어디서 날까 둘러보니 마삭줄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

 

석모도에서 만난 마삭줄.

 

마삭줄은 국내에서는 남해안 일대와 제주도 등 따뜻한 곳에서 자생하는 상록성 덩굴입니다. 내한성이 약한 식물인데, 석모도에서 잘 자라 꽃까지 피운 것입니다.

 

마삭(麻索)줄은 삼으로 꼰 밧줄 같은 줄이 있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잎은 마주나고 타원형 또는 달걀 모양으로, 잎의 표면은 짙은 녹색입니다. 상록성이지만 빛의 양에 따라 잎의 색이 붉은색 등으로 변하는 식물이기도 합니다.

 

통영에서 본 마삭줄.

 

마삭줄은 늦봄에서 초여름에 가지 끝에서 바람개비 같은 꽃을 피웁니다. 먼저 꽃받침에서 나온 횃불 모양의 꽃봉오리가 만들어진 다음 꽃잎이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데, 흰색으로 피어 연한 노란색으로 변해갑니다. ^^

 

꽃의 지름은 2~3cm남짓. 꽃송이들은 5장의 꽃잎이 약간씩 수레바퀴처럼 휘어져 도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는 바람개비 같습니다. ^^

 

그런데 꽃의 향기가 참 좋습니다. 그래서 영문명이아시안 자스민(Asian Jasmine)’입니다. 향기가 자스민과 비슷하다는 이유지만, 자스민은 물푸레나무과이고 마삭줄은 협죽도과로 집안이 다릅니다. ^^

 

통영 미륵산 마삭줄.

 

바람개비 모양이고 꽃향기가 좋아 마치 빙글빙글 돌면서 향수를 뿌리는 듯합니다. ^^ 마삭줄은 요즘 여성들이 들고 다니는 손손풍기 정도를 연상시킵니다. ^^

 

마삭줄은 줄기가 땅이나 닿으면 뿌리를 내리고 바위나 다른 적합한 것이 있으면 붙거나 혹은 감겨가며 자랍니다.

 

독특하기로 치면 열매도 못지 않습니다. 이런 꽃에서 어떻게 저런 열매가 나올까 싶게 길쭉한 꼬투리 모양 열매가 생기는데, 활처럼 굽고 두 개씩 각을 이루며 달립니다. 익고 나면 그 속에선 흰 털을 가득 달고 있는 씨앗이 나옵니다.

 

마삭줄 열매. ⓒ박원

 

마삭줄은 남쪽에 가면 산기슭, 숲속 바닥, 숲가장자리 바위, 시골마을 담장가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춥지만 않으면 어떤 곳에서도 잘 자라는데, 서울에서는 몇 년 잘 견디다가도 큰 추위가 오면 동해를 입기 마련이라 밖에서 키우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잎이 둥글고 큰 것을 따로 백화등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마삭줄과 같은 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 읽을거리

 

-물레나물 송이풀 마삭줄, 빙글빙글 도는 바람개비 꽃들 

 

-상사화·하늘타리·박, 하동 평사리 최참판댁에 핀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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