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크령·가막살나무·참나리, 7월 청계천에 핀 꽃들

 

어제 점심때 서울 청계천을 걸었습니다. 참나리, 좀작살나무, 인동덩굴 등 다양한 꽃들이 반겼습니다. 오늘은 7월 청계천에 핀 꽃들을 소개하겠습니다. ^^

 

요즘 청계천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꽃은 참나리입니다. 청계천 옆 화단을 따라 참나리가 대규모로 자라고 있고 요즘 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참나리는 잎 밑부분에 까만 구슬(주아)이 주렁주렁 붙어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주아로 번식하고 또 씨앗으로 번식하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리입니다. ^^

 

청계천 참나리 무리.

 

참나리 꽃에는 검은빛이 도는 자주색 반점이 많아 호랑무늬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참나리의 영문명은 ‘tiger lily’입니다. 나리 중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다고 ‘참’이라는 접두사가 붙었습니다.

 

그다음으로 많은 것은 좀작살나무입니다. 보통 작살나무는 꽃(열매)자루가 잎겨드랑이에 붙어 나고, ​좀작살나무는 꽃자루가 잎겨드랑이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으로 구분합니다. 하지만 산에서 보이면 작살나무, 두번째는 공원이나 화단에서 본 것은 좀작살나무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잎 톱니도 작살나무는 기부 가까이까지 있지만, 좀작살나무는 상반부에만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꽃자루가 달린 위치, 잎의 톱니 모양 등이 좀작살나무 임을 알 수 있습니다. ^^

 

좀작살나무 꽃.

 

인동덩굴은 청계천에 참 많습니다. 양쪽 화단을 따라 심어 놓았습니다. 인동덩굴 꽃은 주로 5~6월에 피기 대문에 요즘 핀 것들은 늦둥이인 셈이죠. ^^ 잎겨드랑이에서 나와 피는 꽃은 흰색으로 피다가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금은화(金銀花)라는 별칭을 갖고 있습니다. 흰 꽃이 노랗게 변하는 건 벌과 나비에게 “나는 수정을 끝냈으니 옆의 꽃을 찾아주세요”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청계천 인동덩굴.

 

인동(忍冬)덩굴이라는 이름은 추운 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고 겨울을 이겨낸다고 붙은 것입니다. 남부지방에서는 그렇지만 중부지방에 오면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반상록성 식물입니다. 인동초라고도 부르는데, 인동덩굴이 추천명입니다. 인동초라는 말 때문에 풀이 아닌가 오해할 수 있지만 나무입니다.

 

청계천 입구에는 페튜니아로 장식해 놓았습니다. 페튜니아(petunia)는 도심 화단에 흔한 꽃입니다. 페튜니아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심고 있는 화단용 화초라고 합니다. 제가 팬지, 메리골드, 베고니아, 제라늄 등과 함께 ‘5대 길거리꽃’으로 명명했습니다. ^^

 

청계천 입구를 장식한 페튜니아.

 

나팔처럼 생긴 꽃이 다섯 갈래로 갈라지며 핍니다. 가로등 기둥에 대형 꽃걸이를 설치해 피튜니아를 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미가 고향인 이 꽃은 원주민이 담배꽃과 닮았다고 ‘페튠(담배라는 뜻)’이라고 부른 데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습니다.

 

며느리밑씻개도 많았습니다. 며느리밑씻개는 며느리배꼽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구분하려면 줄기를 감싸는 턱잎을 봐야합니다. 며느리배꼽 턱잎은 줄기를 완전히 감싸고, 며느리밑씻개 턱잎은 줄기를 감싸다 맙니다. 잎자루가 달린 위치도 다릅니다. 며느리밑씻개는 잎의 밑에, 며느리배꼽은 잎의 뒷면 밑에서 약간 위쪽에, 그러니까 배로 치면 배꼽 위치 정도에 붙어 있습니다. ^^

 

청계천 며느리밑씻개.

 

가막살나무는 끝물인데 늦둥이 꽃이 있었습니다. 덜꿩나무와 비슷한데 덜꿩나무는 잎자루가 없다시피 짧습니다. 가막살나무는 잎이 둥근 편인데 덜꿩나무 잎은 다소 길쭉하고 끝이 뾰족합니다. 열매도 가막살나무 열매는 약간 길쭉하고 덜꿩나무 열매는 동글납작하다는데 열매만 봐서는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청계천에는 가막살나무가 많습니다.

 

가막살나무 꽃과 열매.

 

개쑥부쟁이는 이르게 핀 것 같습니다. 개쑥부쟁이는 꽃을 감싸는 총포가 어지럽게 펼쳐져 있는 특징이 있어서 그나마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산이나 언덕 등에서 쑥부쟁이보다는 개쑥부쟁이를 더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청계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쑥부쟁이 같다.

 

이밖에 수크령, 쉬땅나무 열매, 금불초가 있어서 담아보았습니다. 수크령은 큰 강아지풀처럼 생겼고, 쉬땅나무 열매는 딱 수수 이삭처럼 생겼습니다. '쉬땅'은 수수깡의 평안도 사투리로, 나무 이름은 꽃 모양이 수수 이삭처럼 생겼다고 붙은 것이라고 합니다. ^^

 

청계천 수크령.

 

청계천 쉬땅나무.

 

청계천 입구에서 만난 금불초.

 

 

◇청계천 꽃 관련해 더 읽을거리

 

-광화문 진출한 나무수국·리아트리스·꿩의비름 

 

-왜 며느리밑씻개라고 했을까?  

 

-팬지 페튜니아 메리골드 베고니아 제라늄, 5대 길거리꽃부터 알자  

 

-결초보은의 풀 그령, 큰 강아지풀 수크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