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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 16

느릅나무·플라타너스? 박수근 그림 속 나무는 어떤 나무?

위 대목은 박완서 작가가 6·25전쟁 중 만난 화가 박수근(1914~1965)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쓴 소설, ‘나목’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장면이다. 화가 옥희도가 꽃을 다시는 피우지 못하는 고목이 아니라 잠시 성장을 멈추고 어려운 한 시기를 극복하는 나목이었음을 주인공이 깨닫는 장면이다. 여기서 나오는 그림은 박수근 화백이 1962년 그린 ‘나무와 두 여인’이다. 그럼 ‘나무와 두 여인’에 나오는 저 나무, 그러니까 소설 ‘나목’을 관통하는 저 나무는 무슨 나무일까. 그것이 큰 의미를 갖지 않을지 모르지만 한번 짐작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 우선 느릅나무라는 주장이 있다. 박수근의 고향 강원도 양구 양구교육지원청 뒷동산에는 ‘박수근 나무’가 있다. 수령 300년 된 느릅나무다. 이 나무를 ..

나무이야기 2022.01.30

요즘 궁금한 꽃이름 2·3위는 남천·칼랑코에, 그럼 1위는?

요즘 사람들은 어떤 꽃과 나무 이름이 궁금할까요? 꽃이름 알려주는 앱 ‘모야모’에 ‘랭킹’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이 코너에서 집계한 최근 한주(1월20~26일) 인기 질문 10가지를 소개합니다. 겨울이어서인지 먼나무·사철나무·후박나무·돈나무 등 상록수, 금전수·녹보수 등 실내 식물이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 꽃은 겨울에도 볼 수 있는 호접란·칼랑코에·제라늄이 10위 이내에 들었습니다. 1위는 먼나무였습니다. 겨울에 제주도나 남해안 도시에 가면 붉은 열매가 꽃핀 것처럼 잔뜩 달린 가로수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나무가 먼나무입니다. ^^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자생하는 나무인데, 빨간 열매가 보기 좋아 가로수로도 많이 심고 있습니다. 부산시 가로수 중 일곱번째로 많은 나무이기도 합니다. 꽃과 열매가 없을 때는..

꽃이야기 2022.01.28

납매·복수초·수선화, 지금 1월에 피는 꽃들

오늘은 1월, 그러니까 지금 개화 소식을 전하고 있는 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한겨울인 1월에 볼 수 있는 꽃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납매와 풍년화입니다. 납매는 섣달을 뜻하는 한자 ‘랍(臘)’과 매화를 뜻하는 ‘매(梅)’가 합쳐진 이름입니다. 그러니까 음력 12월, 양력으로는 1월쯤 피는 매화라는 뜻입니다. 천리포수목원, 전주수목원 등은 매년 1월 중순이면 납매 개화 소식을 전합니다. 납매는 겨울에 피는 꽃이라 달콤하면서도 맑은 향기가 참 좋은 꽃입니다. ^^ 중국이 원산지로, 관상용으로 공원·화단에 많은 심는 나무입니다. 천리포수목원에 가면 납매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풍년화도 만날 수 있습니다. 노란색, 빨간색 등 다양한 품종의 풍년화를 심어놓았습니다. 꽃잎 길이가 2..

꽃이야기 2022.01.26

이중섭 그림에 멀구슬나무가 있는 까닭은?

요즘 제주도와 남해안 등 따뜻한 지역에 가면 파란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노란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멀구슬나무입니다. 지난주 신안 퍼플섬을 다녀올 때 곳곳에, 특히 인가 주변에 이 나무가 많은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 서울 주변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연히 유명한 그림 속에서 또 이 나무를 보았습니다. 어떤 그림이냐면, 이중섭의 ‘섶섬이 보이는 풍경’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오른쪽 위쪽에 노란색으로 그려진 나무가 멀구슬나무입니다. ^^ 화가 이중섭은 6·25때 제주도로 피난을 와서 일 년 정도 서귀포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초가집에서 셋방을 살았습니다. 1951년의 일입니다. ‘섶섬이 보이는 풍경’은 그의 집 앞마당에서 그린 풍경이라고 합니다. 이중섭은 ..

나무이야기 2022.01.24

벌써 11주기 박완서, 어떤 책부터 읽을까?

22일은 박완서 작가의 별세 11주기입니다. 작가는 2011년1월 22일 담낭암으로 별세했습니다. 작가는 1970년 ‘나목’으로 데뷔한 이후 40년간 15편의 장편과 10여 권의 소설집을 냈고 산문집도 적지 않게 출간했습니다. 박완서에 관심이 있더라도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고르기가 쉽지 않겠지요. 이 글은 그런 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 우선 소설은 장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장편 ‘그 남자네 집’,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 등 3권을 골랐습니다. 먼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박완서 문학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이니 제일 먼저 읽는 것이 좋겠습니다. ^^ 이 소설은 작가가 코흘리개 시절부터 스무 살 대학생으로 6·25를 겪기까지 과정을 담은 소설입니다. 작가가 “순전히..

책이야기 2022.01.21

신안 퍼플섬에서 만난 나무들, 후박나무·팽나무·예덕나무

지난번에 퍼플섬에서 만난 꽃들 얘기를 전해드렸지만, 사실 아직 겨울인 지금 퍼플섬에서 볼만한 것은 상록수였습니다. ^^ 우선 가장 웅장한 것은 후박나무였습니다. 남해안이나 제주도에서 줄기가 밝은 회색으로 굵고 튼실하게 올라가는 상록수가 보이면 후박나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잎은 긴 타원형으로, 반질반질 윤기가 나고 가지를 우산 모양으로 넓게 펼치는 웅장한 수형을 가졌습니다. 특히 퍼플섬 중 하나인 반월도 반월마을 당숲에 있는 후박나무는 높이 10m가 넘을 것 같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본 후박나무 중 가장 큰 나무 같습니다. ^^ 안좌도에서 퍼플교를 지나 박지도에 도착해 왼쪽으로 가면 바로 ‘퍼플숲길’이 나옵니다. 1.2㎞의 숲길에 여러 상록수가 자라는 것이 볼 만했는데, 이 숲길 양쪽에 가시나무로 ..

나무이야기 2022.01.20

신안 퍼플섬에서 만난 꽃들, 수선화·광대나물·큰개불알풀

지난 주말 신안 퍼플섬(purple island)에 다녀왔습니다. 퍼플섬은 전남 신안군 안좌도 아래에 있는 작은 섬 반월도와 박지도를 가리킵니다. 그 남녘 섬에는 지금 어떤 꽃들이 피어 있을까요? ^^ 먼저 퍼플섬 가는 날 아침, 펜션 앞마당에서 수선화를 보고 정말 반가웠습니다. 수선화 중에서도 흰색 꽃잎에 컵 모양의 노란색 부화관(덧꽃부리)이 조화를 이룬 금잔옥대(金盞玉臺), 거문도 수선화였습니다. 금잔옥대는 금 술잔을 옥대에 받쳐놓은 모양이라는 뜻이죠. ^^ 수선화 동영상 보기 https://tv.kakao.com/channel/3574795/cliplink/425659834 퍼플섬 입구에 가면 안좌도 아래쪽과 바로 앞에 있는 두 섬, 반월도와 박지도를 보라색 다리로 연결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꽃이야기 2022.01.18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마 벽화' 애기동백꽃 ^^

신안군을 여행하다 우연히 매스컴과 인터넷 등에서 몇번 본 ‘파마머리 벽화’를 만났습니다. 신안군 암태도 기동삼거리 담장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벽화와 이 벽화의 한 부분인 애기동백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제가 이곳을 일부러 찾아간 것은 아니고 지나가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서 뭔가 보니 그 벽화였습니다. ^^ 멀찌감치서 보면 파마머리를 한 시골 노부부의 모습인데, 가까이 가보면 담장 위로 애기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는, 재미있는 그림입니다. 담장 그림의 주인공은 집 주인 문병일(79)·손석심(79)씨 부부랍니다. ^^ 집 안에 있는 애기동백나무를 머리 삼아 담벼락에 두 사람의 얼굴이 그려넣은 것입니다. 벽화 앞 도로변에는 '인증샷'을 찍으려고 멈춘 차량과 관광객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저도 ..

꽃이야기 2022.01.16

멀구슬·광나무, 신안 임자도에서 만난 나무들

신안 1004개 섬 중에서 맨 처음 임자도를 택한 것은 이 섬이 신안 섬 중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가장 위쪽 섬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임자대교가 개통해 이 섬에 차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임자도를 시작으로 증도 등을 보고 압해도·안좌도 등 신안 남부권 섬들로 내려갈 생각이었다. 오늘은 신안 1004섬에서 만난 꽃과 나무들 첫번째로 임자도에서 만난 나무들이다. ^^ 임자도는 무안군 해제면을 통해 들어가는데,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같이 보이기 시작하는 열매가 있었다. 계란 모양으로 둥근 노란색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들이 잇따라 나타났다. 멀구슬나무 열매였다. 전망이 좋은 곳에 차를 멈추고 우선 멀구슬나무 열매를 담지 않을 수 없었다. ^^ 멀구슬나무는 봄에 꽃 향기도 참 좋다. ^^ 임자..

나무이야기 2022.01.15

신안 퍼플섬에 영감을 준 꽃은?

퍼플섬(purple island)…. 이름만 들어도 낭만적인 조합이죠? ^^ 아는 분들이 많겠지만, 퍼플섬은 전남 신안군에 있는 작은 섬 반월도와 박지도를 가리킵니다. 두 섬은 어쩌다 퍼플섬이 됐을까요? 퍼플섬으로 하자는 영감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 신안군은 2006년 박우량 군수 취임 이후 군내 1004개에 이르는 섬을 관광 자원화하는 방안을 찾다가 섬마다 개성있는 색을 입히는 구상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월도와 박지도의 경우 어떤 색으로 할지 고민하다가 섬에 보라색인 도라지, 역시 짙은 보라색 야생화인 꿀풀이 들녘에 많이 피어나는 것에 착안해 보라색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 도라지는 초롱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우리나라 전국의 산에서 볼 수 있으며, 6∼8월 보라색 또는 흰색으로..

꽃이야기 202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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