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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32

냉이·달래·쑥·미나리, 김훈의 '봄나물을 먹으며'

마침 소설가 김훈의 에세이집 ‘자전거 여행1’에 나오는 ‘봄나물을 먹으며’를 소개하기 좋은 계절이다. 김훈은 이 글에서 대표적인 봄나물인 냉이, 달래, 쑥, 미나리의 맛과 특징을 차례로 썼다. 어떤 글인지, 어떤 내용인지 해설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필요없을 것 같다. 김훈 특유의 글맛도 살릴 겸 나물 별로 글의 분량을 줄이는 정도로 소개하겠다. ◇냉이 새로 돋아난 봄 냉이를 엷은 된장에 끓인 국이 아침 밥상에 올랐다. (중략) 냄새만으로도 냉이국이란 걸 알아맞혔다. 아내는 기뻐했다. 국 한 모금이 몸과 마음속에 새로운 천지를 열어 주었다. (중략) 겨울 동안의 추위와 노동과 폭음으로 꼬였던 창자가 기지개를 켰다. 몸속으로 봄의 흙냄새가 자욱이 퍼지고 혈관을 따라가면서 마음의 응달에도 봄풀이 돋는 것 같았다..

책이야기 2021.03.02

박완서 책 무엇부터 읽을까? 베스트5 추천

내일 22일은 박완서 작가의 별세 10주년입니다. 작가는 2011년 1월22일 담낭암으로 별세했습니다. 작가의 10주기에 즈음해 박완서에 관심있는 독자가 읽으면 좋은 책 5권을 추천합니다. 박완서는 1970년 ‘나목’으로 데뷔한 이후 40년간 15편의 장편과 10여 권의 소설집을 냈습니다. 박완서에 관심이 있더라도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고르기가 쉽지 않겠지요. 그런 분들을 위해 박완서 책 5권을 추려 보았습니다. ^^ 제가 고른 박완서에 관심있는 독자가 읽으면 좋은 책 5권은 장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장편 ‘그 남자네 집’,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 에세이 선집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그리고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입니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150만부 ..

책이야기 2021.01.21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오디오북 출시 ^^

박완서 작가 10주기에 즈음해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가 오디오북으로 나왔네요. ^^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한길사)는 '그 남자네 집' '친절한 복희씨'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 박완서 소설에서 상징 또는 주요 소재로 나온 꽃을 찾아 소설과 관계를 살펴본 책입니다. 오디오북을 구매해 들어보았습니다. 저는 이번에 오디오북을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 그런데 가만 있어도 목소리 좋은 성우가 술술 읽어주니 편하고 책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ㅎㅎ 낭독은 정승운 성우가 했습니다. 무료로 ‘미리 듣기’도 가능하니 일단 한번 들어보세요. ㅎㅎ 윌라 앱에서 박완서 등으로 검색해도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윌라 링크 https://www.welaaa.com/audio/de..

책이야기 2021.01.15

야생화 입문서 베스트5

야생화, 꽃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꽃 공부도 무엇보다 관심을 갖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꽃에 관심을 가지면서 초보자용 야생화 책을 사서 공부하기 시작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꽃에 처음 관심 갖는 분들이 보면 좋은 책, 그러니까 야생화 입문서 베스트5를 소개합니다. ^^ 먼저 『야생초 편지』입니다. 이 책을 1번으로 든 것은 명아주, 질경이, 쇠비름, 여뀌, 괭이밥, 까마중, 며느리밑씻개, 애기똥풀 등을 따뜻한 시선으로 소개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 흔한 풀과 꽃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야생화 공부의 첫걸음인데, 이 책이 그 첫걸음에 가장 적합한 책 같습니다. 저도 이 책을 시작으로 야생화 공부를 했습니다. ^^ 황대권이 교소도 생..

책이야기 2021.01.08

릴리·데이지, 김초엽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꽃들

김초엽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으면서 꽃이 나오는 소설을 찾아보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쉽게도 꽃이 주요 소재 또는 상징으로 나온 소설은 없었다. 젊은 사람들은 스스로가 꽃이다. 그래서인지 꽃에 관심이 많지 않다. 요즘 젊은 작가 소설에서 주요 소재 또는 상징으로 나오는 꽃을 찾기는 쉽지 않다. 어쩌다 젊은 작가 소설에서 꽃이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밖에 없다. ^^ 김초엽 소설은 SF(Science Fiction)소설이지만 인간의 내면을 다양한 각도에서 깊이 있게 응시하는 것이 참 좋았다. 1993년생 젊은 작가가 어쩌면 이렇게 ‘웅숭깊은 시선’으로 글을 쓰는지 감탄하며 읽었다. ‘웅숭깊은 시선’이라는 표현은 김초엽 소설에 딱 어울리는 것 같다. 여러 생각할 거리도 주었다. ..

책이야기 2020.12.19

‘마당을 나온 암탉’에 꿈을 준 아카시아꽃

황선미의 장편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는100만 부 이상 팔린 밀리언셀러다. 이 동화에서 아카시아나무는 주인공 암탉에게 꿈을 주는 나무로 나온다. 주인공 ‘잎싹’은 철망 속에서 알을 낳는 양계장 닭이었다. 잎싹은 파란 잎사귀가 나중에 향기로운 아카시아꽃을 피워내는 것을 보고, 알을 품어서 병아리를 탄생시키고 싶다는 꿈을 갖는다. 잎싹은 꿈이 생기자, 죽음을 무릅쓰고 양계장 밖으로 나온다. 양계장 밖은 사나운 족제비가 있는 위험한 세계였다. 잎싹은 부화란을 낳지는 못하지만, 우연히 야생 오리인 '나그네'의 알을 품는다. 잎싹은 끝내 오리 새끼를 부화시켜 이름을 '초록머리'로 짓는다. 끝까지 족제비의 위협에서 초록머리를 지켜준 잎싹은 결국 굶주린 족제비도 새끼들을 위해 먹이를 구한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몸을..

책이야기 2020.12.02

정세랑 소설 '시선으로부터'와 레후아꽃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정세랑 소설 『시선으로부터,』를 읽고 하와이 화산지대에서 피는 레후아꽃이 어떤 꽃인지 궁금했다.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는 없는 식물로, 우리나라 수목원 온실에서 볼 수 있는 병솔나무꽃과 비슷한 꽃이었다. 이 소설은 6·25 직후 하와이로 이주했다가 독일로 건너가 미술을 공부하고 귀국해 미술가·작가로 활동한 심시선과 그 가족들 이야기다. 심시선이 두 번의 결혼으로 만들어낸 가계 구성원들은 그녀가 죽고 10년이 지난 후 하와이에 모여 단 한 번의 제사를 지내기로 한다. 큰딸 명혜는 이렇게 말한다. “기일 저녁 여덟시에 제사를 지낼 겁니다. 십 주기니까 딱 한 번만 지낼 건데, 고리타분하게 제사상을 차리거나 하진 않을 거고요. 각자 그때까지 하와이를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책이야기 2020.11.26

KBS2 드라마 '비밀의 남자' 11회 나온 책,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방금(9월 21일 저녁) KBS 2TV 저녁 일일드라마 11회에 책 한권이 나왔습니다. ^^ 바로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한길사)... 드라마에서 DL그룹 차우석(홍일권 분) 회장은 인터뷰하러 온 기자들에게 “내 경영철학과 맞는 책”이라며 추천했지요. ^^ “세상에 이름없는 꽃은 없습니다. 다 저마다 개성과 향기, 이름이 있죠. 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개성과 잠재력을 지닌 그들의 성장을 돕는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이니까요.” 기자가 "잡초처럼 핀 꽃도 이름이 있나요?"라고 묻자 차우석 회장이 한 말입니다. ^^ 요즘은 드라마 방영 후 바로바로 인터넷에 올리는군요. 해당 장면 링크입니다. ^^ tv.naver.com/v/15889557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은..

책이야기 2020.09.21

꽃치 망태기엔 칡꽃·들국화·동백꽃, 박상률의 '봄바람'

박상률의 『봄바람』은 열세 살 섬 소년의 성장과 방황을 따뜻하게 그린 성장소설이다. 동네 여자아이와 풋사랑, 서울에서 전학온 여자아이에 대한 관심 그리고 성공을 꿈꾸며 시도한 첫 가출 등이 주요 이야기다. 1997년 첫 출간이후 개정판이 거듭 나오며 이제 ‘성장기를 거친 모든 이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출판사 설명이다. 주인공은 진도 농촌마을에 사는 열세 살 소년 훈필이다. 마을 아이들은 뭍으로 나가 성공해 돌아오는 것이 꿈이다. 훈필이 역시 넓은 세계를 동경하고 있다. 그러나 궁색한 가정 형편에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어느날 아버지는 훈필이 몫으로 염소 한 마리를 사 온다. 새끼를 늘려 중고교에 갈 학비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훈필이는 염소를 열심히..

책이야기 2020.08.06

소세키 소설 『마음』에 나오는 삼나무들

나쓰메 소세키 소설 『마음』은 100여년 전에 쓴 글인데도 요즘 소설을 읽는 듯 했다. 이 소설은 1914년 아사히신문에 연재한 것이다. 이광수가 소설 『무정』을 매일신보에 발표한 때가 1917년이니 비슷한 시기다. 그런데도 글이 세련됐다고 할까. 옛글에서 보이는 의고체 문장이 아니었 다. 무엇보다 주변 풍경이나 인물 심리 묘사가 자연스러워 어색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마음』을 읽고 ‘깔끔하게 청소한 다다미방을 연상시키는 소설’이라고 했는데 괜찮은 표현인 것 같다. 소세키 소설을 처음 읽어보았는데, 왜 그를 ‘일본 근대문학의 선구자’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 후』,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도 읽어볼 생각이다. ^.^ 소설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다. 작품 속 지식인 선생님은 ..

책이야기 202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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