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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야기 236

곱슬잣나무, 처진소나무를 아시나요?

지난 주말 전남산림자원연구소에 갔을 때 곱슬잣나무, 처진소나무를 보았습니다. 둘다 보기 드물고, 이름도 재미있는 나무입니다. ^^ 먼저 곱슬잣나무는 잎 모양이 파마머리 같습니다. ^^ 푯말에 곱슬잣나무라는 이름과 함께 라는 학명이 적혀 있습니다. ‘Pinus strobus’는 스트로브잣나무를 가르키니 스트로브잣나무의 '토룰로사' 품종입니다. 그래서 '곱슬스트로브잣나무'라고도 부릅니다. 스트로브잣나무는 북미 원산으로, 잣나무(Pinus koraiensis)처럼 바늘잎이 5개씩 달립니다. 잣나무에 비해 잎이 가늘고 열매가 길며 수피가 밋밋한 것이 특징인 나무입니다. ^^ 검색하다보니 파주 율곡수목원에도 근사한 곱슬잣나무가 있다고 합니다. 처진소나무는 소나무의 한 품종으로 가지가 밑으로 처지는 나무입니다. 그..

나무이야기 2023.04.26

으름덩굴의 암꽃·수꽃 그리고 초코릿 향기

지난 주말 배꽃을 보러 남양주 불암산 요셉수도원에 갔다가 으름덩굴 꽃이 핀 것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한국의 바나나’, 으름덩굴 이야기입니다. ^^ 요즘 다른 물체를 칭칭 감고 올라가는데 연한 보랏빛 꽃이 피는 식물이 있습니다. 으름덩굴인데, 꽃을 보면 특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두가지 꽃이 달려 있는 것입니다. ^^ 으름덩굴은 한 나무에 암꽃과 수꽃이 같이 피지만 따로 달립니다. 그러니까 암수한그루 나무인 거죠. 암꽃은 크지만 적게 달리고, 수꽃은 암꽃 뒤쪽에서 작지만 많이 달립니다. ^^ 암꽃은 손가락 같은 암술대가 4~8개 나와 있고 수꽃은 마치 아기가 손을 쥐고 있는 모양입니다. ^^ 꽃잎처럼 보이는 기관은 꽃받침 잎이고 꽃잎은 없는 꽃입니다. 꽃에서 초콜릿 향기 비슷한 좋은 향기도 ..

나무이야기 2023.04.20

연보라색에 노랑 무늬, 등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

엊그제 점심시간에 서울 서소문 배재어린이공원 옆을 지나다 한 건물 마당에 등나무 꽃이 핀 것을 보았습니다. 등나무 덩굴은 화단에서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 가까이 가 보았습니다. ^^ 등나무 꽃은 잎과 함께 연한 보라색 꽃이 밑으로 처지면서 달립니다. 꽃송이가 마치 포도송이 같죠? 꽃 중앙부에 노란색 무늬로 포인트를 주고 있습니다. ^^ 노란색 무늬 포인트를 준 것은 칡꽃과 비슷합니다. 등나무와 칡은 둘다 콩과 식물입니다. '갈등'이라는 말이 칡과 등나무가 얽힌 것을 어원으로 하는 것 잘 아실 겁니다. 등나무는 대부분 학교·공원 등에 그늘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심지만 중부 이남의 산과 들에서는 저절로 자랍니다. 꽃에서 나는 향기가 좋습니다. 꽃이 지고나면 부드러운 ..

나무이야기 2023.04.14

하얀 구름 내려온 듯, 귀룽나무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

지난 주말 북한산에 가서 귀룽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산 중턱 이상에서는 아직 꽃망울 상태였지만 입구나 아래쪽 계곡에서는 아래 사진처럼 귀룽나무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 귀룽나무 꽃이 만개하면 정말 대단합니다. 나무 전체가 하얀 꽃으로 뒤덮이기 때문입니다. 우람한 메인 가지에서 사방으로 줄기를 늘어뜨려 큰 우산 같은 수형을 만드는데, 만개하면 나무 전체가 하얀 꽃으로 뒤덮입니다. 마치 흰구름이 내려앉은 것 같습니다. ^^ 귀룽나무는 서울 안산이나 청계산 등 계곡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귀룽나무는 꽃이 피기에 앞서 이른 봄에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아래 사진처럼, 다른 나무들은 아직 잎을 틔울 생각도 안 하고 있을 때, 다른 나무보다 일찍 푸른 잎을 다 내고 광합..

나무이야기 2023.04.12

요즘 피는 꽃 중 가장 작은 개암나무 꽃 ^^

요즘 산에 가면 개암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개암나무 암꽃은 아마 요즘 피는 꽃 중에서 가장 작을 것입니다. 오늘은 이 개암나무 꽃이야기입니다. ^^ 개암나무는 양지바른 숲가장자리에서 자라는 나무로, 키는 2m 이내인 관목입니다. 이 개암나무 열매를 ‘개암’이라고 합니다. ^^ 그 개암나무 꽃이 요즘 한창입니다. 개암나무는 한 나무에서 수꽃과 암꽃이 따로 핍니다. 작고 붉은 꽃이 암꽃이고 길쭉한 것이 수꽃입니다. 3월에 잎보다 먼저 꼬리모양의 긴 수꽃이 가지에 주렁주렁 달리고, 암꽃은 수꽃이 맺힌 가지 아래쪽에 달립니다. 꼭 아주 작은 진분홍 말미잘 모양입니다. ^^ 너무 작아서 해마다 봄이면 개암나무 암꽃을 찍으려고 애를 쓴 기억이 납니다. ^^ 개암나무 암꽃은 정말 작아 초점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

나무이야기 2023.03.20

포르투갈에서 코르크참나무·유칼립투스에 놀라다

지난달 스페인에 이어 포르투갈을 여행하면서 두 나무 때문에 놀랐습니다. 바로 코르크참나무와 유칼립투스였습니다. ^^ 스페인에서 포르투갈로 들어서자 아래 사진과 같이 특이한 형태의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길가 숲에 나무 껍질이 벗겨져 붉은색이나 검은색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엄청 많이 보이는 것입니다. 뭔지 참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코르크참나무(cork oak)에서 코르크를 채취한 흔적이었습니다. ^^ 와인을 병에 보관할 때 코르크 병마개를 사용합니다. 여기에 사용하는 코르크는 절반 이상을 포르투갈에서 생산한다고 합니다. 이번에 처음 안 사실입니다. 포르투갈에서는 이 껍질로 모자, 가방까지 만들어 팔고 있었습니다. ^^ 코르크참나무(Quercus suber)는 참나무과 상록교목으로, 우리나라 나무로 ..

나무이야기 2023.03.14

연노랑 삼지닥나무 꽃 새봄을 알리다 ^^

지금 남녘에 가면 삼지닥나무 꽃이 한창입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주 제주도 한라수목원에서 담은 것입니다. 요즘 세종시에서도 삼지닥나무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올라오고 있더군요. ^^ 삼지닥나무 꽃은 작고 긴 나팔같은 꽃송이들이 우산살처럼 둥글게 모여 달립니다. 이런 꽃차례가 가지마다 가득 달리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 흔히 복수초, 풍년화 등과 피는 시기가 비슷해서 이 꽃들을 볼 때 같이 볼 수 있는 꽃입니다. 삼지닥나무 꽃은 정말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노란색 꽃이 모여 핀 모습을 보면 절로 탄성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 그래서 이 꽃이 피면 주변이 노란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독특한 색깔로 환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삼지닥나무는 팥꽃나무과 낙엽활엽관목인데, 삼지(三支)라는 이름처럼, 줄기가 3가지..

나무이야기 2023.03.10

녹나무 구분하는 세가지 포인트, 수피·어린가지·샘점

제주도에서 자라는 상록활엽수 녹나무는 키 40m, 밑동 둘레가 4m 넘게까지, 매우 크게 자라는 나무 중 하나다. 남부 수종을 공부할 때 자주 마주치는 나무다. ^^ 오늘은 이 녹나무를 구분하는 포인트에 대한 것이다. 녹나무과는 녹나무는 물론 후박나무, 비목나무, 새덕이, 육박나무, 생달나무, 생강나무, 털조장나무, 감태나무, 센달나무, 참식나무, 까마귀쪽나무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 나무들이 비슷비슷해 제주도 상록수를 구분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 그나마 녹나무는 뚜렷한 구분 포인트들이 있다. 전에는 제주도에 자생하는 녹나무가 많았는데 요즘엔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대신 이 나무를 제주시 등에 가로수로 심어 놓았고 공원 등에 가면 꽤 많이 볼 수 있다. 녹나무는 현재 제주시 가로수의 4.4..

나무이야기 2023.03.06

월계수잎 향기를 맡다 ^^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여행하면서 월계수를 자주 보았습니다. 월계수는 녹나무과 상록 교목으로, 남유럽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입니다. 그러니까 원산지에서 월계수를 본 셈입니다. ^^ 월계수는 우리나라 남해안에서도 심어 가꿉니다. 그러나 내한성이 약해 중부지방에서는 자라지 못합니다. 많이 들어보았지만 이 나무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 월계수 잎에서는 좋은 향이 납니다. 그래서 말린 잎(bay leaf)을 요리나 차에 넣기도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리스본에서 바칼라우 요리를 먹다가 월계수 잎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 (고대)올림픽에서는 우승자에게 월계수 잎과 줄기로 월계관을 만들어서 씌워 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기 우승자 외에도 음악, 글에 뛰어난 사람들에게 월계관을 씌워 주어 영광을 빛나게 했답니..

나무이야기 2023.03.01

오렌지나무가 가로수인 나라 ^^

스페인 도시를 여행하다 볼 수 있는 독특한 장면 중 하나가 오렌지나무가 가로수라는 것입니다. ^^ 세비야, 그라나다, 론다 같은 남부 도시들은 물론 지중해 연안인 바르셀로나에서도 오렌지나무 가로수를 볼 수 있더군요. 스페인은 미국, 브라질 등과 함께 주요 오렌지 생산국 중 하나라고 합니다. 특히 남부지방인 세비야는 오렌지나무 가로수가 지천이었습니다. 가로수마다 오렌지 열매가 탐스럽게 주렁주렁 열려 있고, 바닥에는 떨어진 오렌지가 야구공처럼 널려 있습니다. 세비야에서 자라는 오렌지 나무는 무려 5만 그루에 가깝다고 합니다. ^^ 인구 1000만 도시인 서울에 가장 많은 가로수가 은행나무인데, 10만여 그루 정도입니다. 그런데 인구 120만 정도인 세비야에 5만 그루의 오렌지 나무가 있으니 얼마나 많은지 짐..

나무이야기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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