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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야기 236

고흐가 사랑한 나무 사이프러스, 지중해 연안에 많아요 ^^

최근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인상적이었던 나무 중 하나가 사이프러스(Cypress) 나무였습니다. 가는 곳마다, 세고비아의 예쁜 성 알 카사르에서도,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 주변에서도 이 나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 이 나무는 길쭉하게 자라는 독특한 모양을 갖고 있습니다. 이 나무 학명은 ‘Cupressus sempervirens’로 나오는데, 국가표준식물목록을 보면 이 나무에 ‘지중해쿠프레수스’라고 이름을 붙여 놓았습니다. 속명인 ‘Cupressus’는 이 나무가 많이 나는 지역, 지중해 섬나라 시프러스(Cypress)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낙우송, 삼나무, 편백, 화백 등이 이 속에 속하니 비슷한 나무들이라 하겠습니다. 유럽에서 사이프러스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선에 있는 나무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래..

나무이야기 2023.02.26

가도가도 끝없는 스페인 올리브밭, 대체 몇 그루?

스페인을 여행하다 보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나무가 무엇일까요? 바로 올리브나무더군요. ^^ 스페인 전체에, 특히 마드리드에서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내려 가다 보면 온 천지에 올리브나무를 끝도 없이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농장만 아니라 도심 공원 같은 곳에서도 흔하게 올리브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스페인은 세계 최대의 올리브 오일 생산국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5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몇 그루나 될까요? 스페인에만 무려 3억 5000만 그루의 올리브 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 스페인 인구가 4700만 정도이니 인구보다 7배 이상 나무가 많은 겁니다. ㅎ 요즘 올리브나무는 꽃눈을 달고 있어서 좀 있으면 꽃이 필 듯합니다. 늦은 봄에 누런 흰색의 꽃이 피고 열매는..

나무이야기 2023.02.20

홍자색 박태기나무꽃, 그 원초적 모습 겨울눈 ^^

박완서의 단편 '친절한 복희씨'는 중풍으로 반신불수인 남편을 돌보는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만큼 홍자색 박태기나무꽃의 특징을 잘 잡아내 묘사한 소설이 없는 것 같습니다. ^^ 할머니는 꽃다운 열아홉에 상경해 시장 가게에서 일하다 홀아비 주인아저씨와 원하지 않는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 할머니에게는 결혼 전 가게에서 식모처럼 일할 때, 가게 군식구 중 한 명인 대학생이 자신의 거친 손등을 보고 글리세린을 발라줄 때 느낀 떨림의 기억이 있습니다. ^^ 그 대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4월이면 화단이나 공원에서 온통 홍자색으로 물든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잎도 나지 않은 가지에 길이 1~2㎝ 정도 꽃이 다닥다닥 피기 때문에 나무 전체를 홍자색으로 염색한 것 같습니다. 이 꽃이 박태기나무꽃입니다. ^^..

나무이야기 2023.01.30

숲속의 축구공, 고광나무 ^^

요즘 숲에서 축구공처럼 육각형으로 줄기를 뻗은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키도 2~4미터여서 관찰하기에 딱 좋은 높이입니다. 오늘은 이 고광나무 이야기입니다. ^^ 고광나무는 범의귀과 낙엽관목으로, 5월 전후인 늦봄 숲에서 꽃이 핀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나무입니다. 고광나무는 꽃잎이 4장인 것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꽃 공부할 때 ‘(꽃잎 수가) 고광은 4장, 야광(나무)은 5장’으로 외운 기억이 납니다. ^^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해 어느 산에 가든 등산로 곳곳에서 하얀 고광나무 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고광나무는 늦봄 하얀 꽃을 피우면서 ‘꽃 같은 시절’을 맞지만 잎이 다 떨어진 요즘 또한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축구공 모양으로 퍼지는 독특한 가지 모양 때문입니다. 가지가 2개씩 갈라지면서..

나무이야기 2023.01.28

코끼리와 바오밥나무 균형점 깨지자…

생텍쥐페리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밥(baobab)나무는 별을 휘감고 파괴하는 나쁜 나무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바오밥나무는 곤충들에게 안식처를, 동물들에게 먹이를, 사람에게도 식량을 제공하는 착한 나무라고 합니다. ^^ 바오밥나무는 아프리카 남부, 마다가스카르섬, 호주 등 건기와 우기가 뚜렷한 사바나 기후지역에 주로 분포합니다. 술통을 닮은 줄기와 옆으로 넓게 퍼진 가지의 모양이 머리를 땅에 대고 있는 것 같죠? ^^ 바오밥나무는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는 자생하지 않아 포천 국립수목원, 서울식물원, 제주 여미지식물원 등 큰 수목원의 온실에 가야 볼 수 있습니다. ^^ 국립생태원은 지난 2017년 자신들이 에코리움 지중해관에서 전시 중인 바오밥나무가 국내 처음으로 개화했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습니..

나무이야기 2023.01.26

커다란 가죽나무 잎자국, 호랑이 눈 닮았나요? ^^

어제 서울성곽길(한양도성길) 1코스(북악산)을 걷다가 가죽나무 잎자국(엽흔)을 여러장 담았습니다. 다른 나무 겨울눈은 생각보다 작아 담은데 어려움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죽나무 잎자국, 겨울눈은 주변에 흔한데다 큼지막해 눈에 잘 띠고 선명합니다. ^^ 잎자국은 잎이 떨어진 자국으로 ‘엽흔(葉痕)’이라고도 부릅니다. 가죽나무는 잎자국을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나무 아닐까 싶습니다. 가죽나무 잎자국은 하트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 잘 보면 물과 양분의 이동통로인 관다발자국은 V자형으로 배열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 가죽나무의 큼지막한 잎자국 위에 반구형의 겨울눈이 있습니다. 잎자국과 겨울눈 모양이 호랑이 눈 같다고 가죽나무를 호안수(虎眼樹)라고도 불렀다고 합니다. 작은 겨울눈은..

나무이야기 2023.01.24

대나무 총정리, 왕대, 죽순대(맹종죽), 솜대, 오죽

얼마전 작은 대나무 사사·조릿대·이대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큰 대나무들 이야기입니다. ^^ 구체적으로는 왕대, 죽순대(맹종죽), 솜대, 오죽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키는 대략 왕대가 20m이상, 죽순대와 솜대는 10~20m, 오죽은 5~10m 정도입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렸듯이 이대는 2~5m, 조릿대는 1~2m 정도, 사사는 20~60㎝정도입니다. 그래서 대나무는 크기 순으로 ‘왕죽솜 오이조사’로 기억하면 좋을 것입니다. ^^ 왕대, 죽순대, 솜대, 오죽은 마디에서 가지가 두 개씩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대와 조릿대는 마디에서 가지가 1개만 나옵니다. ^^ 그리고 죽순대는 마디 고리가 하나이고, 왕대와 솜대는 두개입니다. 죽순대는 맹종죽이라고도 부르는데, 마디가 짧고 굵은 점 등도 특징입니다...

나무이야기 2023.01.18

십리향, 백리향, 천리향, 만리향

제가 좋아하는 건배사는 ‘화향백리, 주향천리, 인향만리’(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가며,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입니다. ^^ 그런데 꽃이름에도 백리, 천리, 만리가 들어간 것들이 있습니다. 향기가 좋아서 들어간 이름들입니다. 먼저 만리향(萬里香)입니다. 일반적으로 목서 종류를, 그중에서도 금목서를 만리향이라고 한답니다. ^^ 금목서 향기는 그 유명한 향수 샤넬No5와 비슷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금목서가 좋은 향기를 가졌지만, 샤넬 넘버파이브를 이 향기로 만들었는지는 검증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입니다. 천리향도 있습니다. 서향(瑞香)을 향기가 좋다고 천리향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 서향은 상서로운 향기가 나는 꽃이라는 뜻입니다. 서향 종류로, 우리나라엔 제주도와 거제도 ..

나무이야기 2023.01.16

작은 대나무, 사사·조릿대·이대 구분해봐요 ^^

오늘은 작은 대나무 사사, 조릿대, 이대 이야기입니다. ^^ 요즘 공원에서 무릎 아래 크기로 자라는 아주 작은 대나무처럼 자라는 푸른 나무가 있는데 이건 ‘사사(Sasa)’입니다. 그리고 산에 가면 허리 높이 전후인 조릿대, 사람 키보다 큰 이대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셋은 어떻게 다를까요? 먼저 사사(샤샤라고도 부름)는 키가 20~60㎝정도로 가장 작습니다. 그러니까 무릎 아래 크기입니다. 전국에서 상록으로 월동 가능해 공원 등에서 지피식물로 이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자생하지 않는, 일본 원산의 도입 식물인데 지피식물로 유용해 도입한 것 같습니다. 흰줄무늬사사, 노랑무늬사사 등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조릿대입니다. 웬만한 산에 가면 조릿대가 자라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산에..

나무이야기 2023.01.11

겨울눈, 나무가 봄을 준비하는 법 ^^

낙엽을 떨군 겨울나무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이미 가을에, 빠르면 전년 늦봄에 겨울눈을 만들어놓고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겨울눈은 잎 지는 나무들이 이듬해 필요한 꽃이나 잎을 겨우내 잘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조직입니다. 요즘이 이 겨울눈을 관찰하기에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 먼저 겨울눈은 꽃눈과 잎눈이 있습니다. 대체로 뾰족한 것이 잎눈, 둥근 것이 꽃눈입니다. 식물 입장에서 더 귀중한 꽃을 품은 꽃눈이 잎눈보다 큰 편입니다. ^^ 아래 사진은 비목나무 겨울눈입니다. 뾰족한 것이 입눈, 둥근 것이 꽃눈입니다. 칠엽수 겨울눈은 정말 개성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크고 번질거리기 때문입니다. 수지 성분의 끈끈한 물질을 분..

나무이야기 202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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