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꽃맹탈출 39

개양귀비 천지, 진짜 양귀비는 어떻게 생겼나?

지난 주말 자전거를 타고 서울 중랑천을 지나다 본 개양귀비꽃 군락을 보았습니다. 너무 예뻐서 멈추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개양귀비가 제철을 맞았습니다. 중랑천만 아니라 한강공원 등 곳곳에, 아니 전국에 대규모 개양귀비 꽃밭이 있습니다. '꽃양귀비 축제'를 하는 지자체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꽃양귀비라고도 부르는데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추천하는 이름은 개양귀비입니다. 이제는 아시는 분이 많지만 개양귀비(꽃양귀비)는 마약 성분이 없습니다. 그렇니까 이렇게 대량으로 심을 수 있겠지요. ^^ 진짜 양귀비는 재배를 엄금하고 있습니다. 양귀비의 ‘설익은 열매 껍질에 상처를 내어, 흘러나오는 유액(乳液)이 말라 약간 굳어졌을 때 70℃ 이하에서 말린 것’이 아편입니다. 그래서 ‘학술적 연구 필요로 작은 면적에 재배..

꽃이야기 2020.06.04

사루비아? 샐비어 그리고 ‘청춘의 방황’

여름이 다가오면서 샐비어(사루비아)꽃이 피기 시작했다. 어릴 적 샐비어 꽃잎을 빨아먹은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깨꽃’이라고도 부르는 샐비어는 꿀이 많아서 꽃잎을 빨면 단맛이 난다. 샐비어는 브라질이 원산지인 꿀풀과 식물이다. 여름에 꽃대가 나오면서 붉은 꽃이 차례로 핀다. 자세히 보면 꽃잎의 아래쪽은 통 모양으로 전체를 감싸고 위쪽은 두갈래로 갈라져 벌린 입술처럼 보이는 특이한 모양이다. 잎은 심장 모양으로 가장 자리에 톱니가 있는 것이 깻잎과 비슷하다. 사루비아 하면 80년대부터 해태에서 만든 막대형 과자 ‘사루비아’를 연상하는 사람도 많다. 전엔 ‘사루비아’라고 불렀지만 '샐비어(salvia)'가 바른 말이다. '사루비아'는 '샐비어'의 일본식 발음이다. 80년대 여대생의 방황을 그린 ..

꽃이야기 2020.06.03

청계천에 금·은 가득, 인동덩굴 개화 ^^

요즘 서울 청계천에 가면 인동덩굴 꽃이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청계천 양쪽 화단엔 인동덩굴을 심어놓았습니다. 꽃이 한창인데, 향기도 좋아 인동덩굴 주변에서 벌들이 붕붕거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동덩굴은 산 주변이나 언덕 같은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인동(忍冬)덩굴이라는 이름은 추운 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고 겨울을 이겨낸다고 붙은 것입니다. 남부지방에서는 그렇지만 중부지방에 오면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반상록성 식물입니다. 인동초라고도 부르는데, 인동덩굴이 추천명입니다. 인동초라는 말 때문에 풀이 아닌가 오해할 수 있지만 나무입니다. 인동덩굴이 인상적인 것은 사실 잎보다 꽃입니다.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와 피는 꽃은 흰색으로 피다가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금은화(金銀花)..

꽃이야기 2020.06.02

어디든 잡초, 그 놀라운 생명력

꽃과 식물에 대해 좀 알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주변 식물에 관심을 갖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잡초다.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면 한번쯤 정리해보고 넘어가야할 것이 잡초이기도 하다. 도시인들이 흔히 볼 수 있는 '7대 잡초’를 꼽자면 바랭이, 왕바랭이, 망초, 개망초, 명아주, 쇠비름, 환삼덩굴을 들 수 있다. 이 일곱 가지 잡초만 잘 기억해도 주변에서 이름을 아는 풀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물론 강아지풀, 쑥, 서양민들레도 흔하디 흔하다. 바랭이는 밭이나 과수원, 길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잡초다. 지면을 기면서 마디마다 뿌리를 내리는 방식으로 빠르게 퍼지는 식물이다. 일본 잡초생태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는 책 『풀들의 전략』에서 ..

꽃이야기 2020.05.29

저 노란꽃 무리, 금계국? 큰금계국?

요즘 도심 화단은 물론 도로변, 산기슭에서도 노란색 물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첫번째 사진 꽃으로, 요즘 대세라 할 수 있는 큰금계국입니다. 보시다시피 혀꽃 전체가 노란색입니다. 예전 코스모스만큼이나 흔히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 두번째 사진은 그냥 금계국입니다. 보기가 쉽지는 않은데, 혀꽃의 안쪽에 붉은색 무늬가 살짝 있는 점이 큰금계국과 다릅니다. 아시는 분은 기생초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할 겁니다 ^.^ 꽃은 큰금계국이 좀 더 큽니다. 둘다 북미 원산의 외래종입니다. 금계국이라는 이름은 꽃색깔이 황금색 깃을 가진 '금계'라는 새와 닮아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금계국보다 혀꽃 아래 붉은색이 좀 더 넓은 꽃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 기생초입니다. ^.^ 이 붉은색 무늬가 기생이 치장한 것처럼 ..

꽃이야기 2020.05.26

꼬마 박완서가 애타게 찾은 싱아를 만나다 ^^

서울 인왕산 둘레길에서 본 싱아입니다. 그러니까 서울 매동초등학교 근처에서 본 것이지요. ^.^ 꼬마 박완서가 찾아 헤맨 싱아입니다. ^.^ 싱아는 박완서 소설의 상징과도 같은 식물입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는 시큼한 여러해살이풀 싱아가 여덟 살 소녀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이 150만부 이상 팔리면서 이제 싱아를 잘 모르는 국민은 있을지 몰라도 싱아를 들어보지 못한 국민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은 작가가 자신의 코흘리개 시절부터 스무 살 대학생으로 6·25를 겪기까지 과정을 담은 소설입니다. 작가는 여덟살때 교육열에 불타는 엄마 손에 이끌려 상경해 국민학교에 입학합니다. 매동초등학교지요. 고향에서 마음껏 뛰놀던 소녀가 갑자기 서울 현저동 산동네..

꽃이야기 2020.05.23

짝짓기 못하는 수국·불두화가 크게 번성하는 비결

수국과 산수국의 계절이 왔습니다. 백당나무와 불두화는 약간 철이 지났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수국은 전 세계 화단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꽃 중 하나입니다. 꽃색은 토양의 산성농도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변합니다. 중성이면 하얀색, 산성이면 청보라색, 알칼리성이면 연분홍색으로 변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토양에 참가제를 넣어 꽃 색깔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물을 좋아하고 피는 시기도 6~7월 장마철입니다. 숲속 혹은 물가에서 피어나는 산수국은 가장자리에 무성화, 안쪽에 유성화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야생의 산수국에서 유성화는 없애고 무성화만을 남겨 크고 화려하게 개량한 것이 바로 수국입니다. 수국과 같이 토양의 산성농도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꽃색이 변..

꽃이야기 2020.05.22

엉겅퀴, 가장 야생화다운 꽃

지난 주말 홍릉수목원에 가보니 엉겅퀴가 피어 있었다. 진한 자주색 꽃송이에다 잎에 가시를 잔뜩 단 모습이 자못 위용이 있다. 야생화 중에서 가장 강인하면서도 야생화다운 느낌을 주는 꽃이다. 꽃에 함부로 다가가면 가시에 찔릴 수 있다. 그러나 가시를 피해 잎을 만져보면 놀라울만큼 보드라운 것이 엉겅퀴이기도 하다. 엉겅퀴는 마을 주변 깨끗한 야산이나 밭두렁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또 공터가 생기면 망초·명아주와 같은 잡초와 함께 어김없이 나타나는 식물이다. 가시가 달린 억센 이미지에다 짓밟히면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민중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6·25의 상처와 그 치유 과정을 다룬 임철우의 단편 ‘아버지의 땅’을 읽다가 엉겅퀴를 발견했다. 주인공 이 병장의 아버지는 6·25때 행방불명됐다. ..

꽃이야기 2020.05.21

"요즘 대세"…붓꽃 꽃창포 노랑꽃창포 창포

오늘은 박완서 작가의 에세이를 읽어보면서 요즘 주변에 흔한 붓꽃, 꽃창포, 노랑꽃창포, 창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박완서 작가의 수필집 『노란집』에는 ‘봄의 끄트머리, 여름의 시작’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작가가 노년을 보낸 구리 아치울마을 노란집 마당과 주변에 핀 꽃들 이야기인데, 심지 않았는데 저절로 자라 핀 꽃 중엔 붓꽃과 창포도 있었다고 썼습니다. 그 대목을 한번 보겠습니다. 글에는 붓꽃과 창포라고 했지만 아무래도 보라색과 노란색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붓꽃과 노랑꽃창포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헷갈리는 꽃입니다. 창포도 물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꽃자루 중간에 손가락 모양의 길쭉한 꽃차례가 달리는 식물이라 집에서 자라기는 힘들 것입니다. 단오날 여인들이 잎을 끓여 머리를..

꽃이야기 2020.05.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