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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수목원 21

유카·실유카·용설란·알로에, 비슷한 점과 다른 점

지난 주말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강남고속터미널 쪽으로 오는 길에 실유카 꽃이 만발한 것을 보았습니다. 실유카를 본 김에 비슷하게 생긴 유카, 용설란에다 알로에까지 소개합니다. ^^ 먼저 유카(Yucca gloriosa L.)를 소개해야겠습니다. 유카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입니다. 꽃이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피는데 높이 1m 안팎의 꽃대에, 노란빛을 띤 흰색 꽃이 많이 달립니다. 꽃은 밑을 향하여 반쯤 벌어지고, 화피는 6개이며 두껍습니다. ^^ 실유카(Yucca filamentosa L.)는 유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키가 높게 자라지 않고 잎 가장자리가 실처럼 가늘게 갈라지는 점이 유카와 다릅니다. 유카는 잎에서 실처럼 생긴 것이 나오지 않습니다. 참 쉽죠? 잎 가장자리에서 실이 나오면 실유카, 안나..

꽃이야기 2022.06.19

풍년화는 피었지만, 인천상륙작전 미루는 초봄 꽃들

어제 인천수목원에 가서 깜짝 놀랐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초봄 꽃들이 거의 다 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입춘(2월4일) 이후에도 눈이 많이 오고 상당한 강추위가 이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래도 서둘러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한 꽃들과 아직도 주저하는 꽃들을 소개하겠습니다. ^^ 그래도 복수초는 피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이맘때는 거의 만개해 골라서 담을 수 있었는데, 올해는 대부분이 아직 꽃망울 상태더군요. 2~3개 정도만 노란 꽃잎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찾아보니 지난해 2월27일 인천수목원에 갔더군요. ^^ 그때는 풍년화가 만개해서 제가 ‘구역 전체가 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 대단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노란색, 붉은색 풍년화..

꽃이야기 2022.02.27

물박달·백송·배롱나무, 인천수목원 수피 경연대회 참관기 ^^

지난 주말 들른 인천수목원에서 붉은 열매와 함께 볼만한 것은 수피(나무껍질)였습니다. 요즘은 나무들은 대부분 잎을 떨구어 어느 때보다 수피가 돋보이는 때입니다. 다양한 나무들이 있는 인천수목원은 마치 나무들의 수피 경연대회장 같았습니다. 제가 전하는 수피를 보고 채점 한번 해보세요. ^^ 가장 인상적인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물박달나무 수피였습니다. 숲에서 회색 나무껍질이 너덜거리는 나무가 보이면 물박달나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얇은 조각으로 불규칙하게 벗겨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박달나무도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박달나무는 흑회색 반질거리는 수피를 갖고 있습니다. 과일 ‘모과’는 울퉁불퉁 못생긴 것이 특징입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속담까지 있습니다. 그러나..

나무이야기 2021.12.03

찔레꽃·산수유·동청목, 인천수목원에서 만난 붉은 열매들

지난 주말 들른 인천수목원에는 붉은 열매들이 가득했습니다. 우리 주변에 흔한 찔레꽃, 산수유, 덜꿩나무, 가막살나무와 함께 비교적 보기 드문 말오줌때와 동청목 붉은 열매도 있었습니다. ^^ 일부는 이미 떨어지거나 매말라 아쉬움을 주더군요. 찔레꽃 열매는 아직 싱싱했습니다. ^^ 새들이 언제 먹을까 군침을 흘릴 것 같습니다. 요즘 산기슭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열매이니 한번 찾아보세요. ^^ 어릴적 배고프면 이 열매를 따먹은 추억이 있습니다. 산수유 열매도 굳이 설명이 필요없겠지요? ^^ 층층나무과 나무로 중국 원산입니다. 초봄에는 비슷하게 노란 꽃이 피어 생강나무와 헷갈리는데 이렇게 열매가 달리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인천수목원 산수유는 품종이 좋은지 특히 열매가 굵은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덜..

나무이야기 2021.12.01

오동나무·벽오동·개오동 열매, 이렇게 생겼답니다 ^^

어제 인천수목원에 가보니 대부분 나무는 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피나 열매를 보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였습니다. ^^ 오늘은 그중에서 오동나무, 벽오동, 개오동 등 이름에 ‘오동’이 들어간 나무들 열매를 모았습니다. 오동나무는 현삼과에 속하는 나무로, 우리나라에는 오동나무와 참오동나무 두 종류가 있습니다. 두 나무를 구별하는 방법은 꽃송이 안쪽에 자주색 점선들이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점선들이 많이 나 있으면 참오동나무, 없으면 오동나무입니다. 참 쉽죠? ^^ 꽃이 지고 난 자리에 아래 사진과 같이 달걀 모양의 껍질을 가진 열매가 생깁니다. ‘오동’이란 이름이 들어가 있지만 전혀 다른 나무들이 몇 개 있습니다. 벽오동(碧梧桐), 개오동 등은 오동나무와 과(科·Family)가 다른 나무들이지만 잎..

나무이야기 2021.11.28

피라칸타·미국낙상홍, 붉은 열매 어느 나무가 더 많을까?

가을엔 꽃이나 단풍보다 붉은 열매가 더 아름다운 경우도 있습니다. 피라칸타, 미국낙상홍 등이 대표적입니다. 수많은 가을 열매들이 붉은 열매를 달고 있지만 열매가 많기로 피라칸타와 미국낙상홍이 선두권을 형성할 것이 분명합니다. ^^ 두 나무를 보면 알알이 붉은 열매가 맺힌 모양이 마치 불이 타오르는 것처럼 화려합니다. 먼저 파라칸타는 요즘 수목원은 물론 공원, 길거리에서도 붉은 열매가 빽빽하게 달고 있습니다. 가지에는 잔 가시가 있어서 주로 생울타리를 만들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열매가 지름 5~6mm 정도로 작지만, 처음 보면 깜짝 놀라울 정도로 많은 열매를 달고 있습니다. ^^ 피라칸타(Pyracantha)는 국내 나무도감 등에는 주로 ‘피라칸다’로 표기했고 파라칸사, 피라칸사스라고 부르는 경우도..

꽃이야기 2021.10.06

‘자귀나무 꽃빛의 홍조’는 어떤 색조일까?

어제 한탄강 재인폭포와 비둘기낭폭포를 다녀오는 길에 길가에 자귀나무 연분홍색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았다. 이 어여쁜 꽃이 미모를 뽐내고 있는데 어찌 그냥 지나갈 수 있겠는가? ^^ 지난해 이맘때 자귀나무를 소개한 적이 있지만 한번 더 소개해야겠다. 윤후명의 중편소설 ‘둔황의 사랑’엔 ‘자귀나무 꽃빛의 홍조’라는 매혹적인 표현이 나온다. 자귀나무꽃에 대한 표현 중 단연 최고다. ^^ 소설에서 주인공 ‘나’는 주간지에 근무할 때 공후를 켰다는 노인을 취재하러 간 적이 있다. 그러나 노인은 이미 사망한 후였고, 대신 그 손녀를 만나 할아버지한테 배웠다는 고조선의 노래 ‘공후인’을 듣는다. ‘자귀나무 꽃빛의 홍조’는 이 대목에서 나오고 있다. 자귀나무 꽃을 눈여겨본 사람이라면 그 홍조가 얼마나 예쁘면서도 자극..

나무이야기 2021.06.28

계방산에서 만난 '굳고 정한' 갈매나무

‘남(南)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은 시인 백석(1912~1996)이 1948년 남한 문단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시입니다. 이 시의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백석이 해방 직후 만주를 헤매다 신의주에 도착했을 즈음 쓴 시라고 합니다. 백석은 이 시에서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외롭게 눈을 맞고 서 있는 갈매나무로 표현했습니다. 신경림 시인은 책 ‘시인을 찾아서’에서 “이 갈매나무야말로 백석의 모든 시에 관통하는 이미지”라고 극찬했습니다. ^^ 갈매나무가 얼마나 대단한 나무이기에 백석이 드물다, 굳다, 정하다 등 형용사를 세 개나 붙였을까요? 갈매나무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도 높이 5m까지 자란다고 소개한, 그리 크지 않은 나무입니다. 암수가 다른 나무인데, 5~6월 작은 황록색 꽃이 피고 가을에 콩..

나무이야기 2021.06.03

요즘 피는 해당화, 인가목, 생열귀나무 구분하기

얼마 전 해당화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해당화(海棠花)는 찔레꽃과 함께 대표적인 장미과 식물이라 잎과 꽃이 장미와 아주 비슷합니다. 진한 분홍색 꽃잎에 노란 꽃술이 대조를 이룬 모습이 참 예쁩니다. ^^ 꽃잎 끝이 오목하게 들어간 것이 특징입니다. 모래땅과 같이 물 빠짐이 좋고 햇볕을 많이 받는 곳에서 자랍니다. 오늘은 한걸음 더 나아가 해당화와 비슷하게 생긴 인가목, 생열귀나무를 소개합니다. 아직 야생화에 관심이 적은 분들은 그냥 해당화 비슷한 꽃이 더 있구나 정도로 알고 감상하세요. ^^ 먼저 사는 곳이 해당화는 바닷가 모래땅과 산기슭, 인가목은 주로 높은 산, 생열귀나무는 주로 산기슭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테니 자라는 곳은 구분에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 해당화는..

꽃이야기 2021.05.05

소나무와 곰솔 구분하는 확실한 방법, 겨울눈

소나무는 흔히 보는 소나무(육송)와 바닷가에 자라는 곰솔(해송)이 있습니다(나무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져 동그랗게 자라는 반송이 있지만 꽃, 열매의 특징은 소나무와 같습니다). 하지만 산에 있다고 소나무, 해수욕장 숲속 등 바닷가에서 보았다고 곰솔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누군가 옮겨 심었을 수도 있으니 장소는 정확한 구분법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럼 이 둘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나무껍질(수피) 색깔을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나무는 적갈색인데 비해 곰솔은 검은빛에 가깝습니다. 곰솔이라는 이름 자체가 ‘검은 소나무’라는 뜻의 ‘검솔’에서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두 나무의 수피 색깔이 명확한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사진과 다를 수 있습니..

꽃이야기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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