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 900

‘지구 끝의 온실’ 속 덩굴, 가시박·칡 연상시켜요 ^^

김초엽 SF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을 막 읽었습니다. 그의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가슴 뭉클하게 읽은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 이 소설은 배경이 2050~60년대인데, 인류의 멸망과 재건 과정에서 ‘모스바나’라고 부르는 식물이 중요 역할을 하더군요. ‘푸른 빛이 나는 덩굴’이 폐허도시 해월에서 이상증식하자 생태학자 아영이 그 현상을 파헤쳐 나가는 내용입니다. 디스토피아 시대 인류는 더스트(바이러스같은 먼지) 때문에 절반 이상 죽고 일부만 돔시티에 살거나 공동체를 형성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식물학자 레이첼은 야생 식물들을 조합해 더스트를 응고시키는 식물을 만듭니다. 이 식물이 모스바나입니다. 아영이 더스트와 모스바나를 추적하면서 더스트..

책이야기 2023.12.02

제주고사리삼 학명에 담긴 의미, 박만규·제주산·명명학자 ^^

제주고사리삼이라는 양치식물의 학명은 ‘Mankyua chejuensis B.-Y.Sun, M.H.Kim & C.H.Kim’ 입니다. ^^ 오늘은 이 특이한 학명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제주고사리삼은 2001년 처음 학계에 보고된 우리나라 특산식물입니다. 먼저 속명 ‘만규아(Mankyua)’는 원로 식물학자인 박만규(1906~1977) 전 고려대 교수의 이름을 땄습니다. ^^ '우리나라 식물명감' 등을 쓴 학자로, 특히 우리나라 양치식물 연구의 거두였다고 합니다. 종소명 ‘chejuensis’는 제주도 특산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관리하는 '국가생물다양성 정보공유체계'엔 종소명이 ‘chejuense’로 나옵니다. 국제식물명명규약에선 종소명은 형용사형을 권장하는데 ‘chejuense’..

꽃이야기 2023.11.28

‘낮에 뜨는 달’에 나온 개연꽃, 어떤 꽃일까?

지난 22일(수) 방영된 ENA 수목 드라마 ‘낮에 뜨는 달’ 7회에선 뜻밖의 꽃이 나왔습니다. ^^ 바로 개연꽃인데 오늘은 이 꽃이 어떤 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이 드라마는 같은 이름의 웹툰을 드라마화한 것으로, 가야 시대와 현대를, 1500년을 오가며 진행하는 환생 로맨스입니다. ^^ 7회에서 한준오(김영대 분)와 강영화(표예진 분)는 개연꽃이 핀 연못에서 만납니다. 강영화의 전생은 가야 한리타였는데, 이 가문을 상징하는 꽃이 바로 개연꽃이었습니다. 드라마에서 한준오는 강영화에게 이점을 알려주면서 남은 꿈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밝혀 달라고 부탁합니다. 강영화는 자신은 한리타가 아닌 평범한 공무원이니 착각하지 말라며 거부합니다. 이런 장면이 나오면서 개연꽃이 핀 연못은 물론 개연꽃을 클로즈업한..

꽃이야기 2023.11.26

맹그로브, 언제쯤 제주도 상륙할까?

얼마전 EBS 세계테마기행 대만 편을 보는데 맹그로브숲(쓰차오 그린터널)이 나왔습니다. 울창한 맹그로브 숲이 마치 터널처럼 하늘을 뒤덮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 맹그로브(mangrove)는 열대·아열대의 큰 강변, 하구, 바닷가에 사는 나무나 숲을 말합니다. 동남아 등 관광을 가면 맹그로브 숲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맹그로브는 뿌리가 밖으로 튀어나온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 맹그로브가 최근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뛰어난 탄소 흡수 능력 때문입니다. 맹그로브와 갈대 같은 염생식물, 잘피 등 해초류를 '블루카본'(숲 등 산림생태계 탄소흡수원인 ‘그린카본’에 대비시키는 개념)으로 분류하는데, 블루카본이 그린카본보다 탄소 흡수와 저장 효율이 더 높다고 합니다. ㅎ 해양생태계는 바..

나무이야기 2023.11.23

꽃보다 예쁜 비목나무 꽃눈·잎눈 ^^

겨울눈은 잎 지는 나무들이 이듬해 필요한 꽃이나 잎을 겨우내 잘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조직입니다. 요즘 낙엽이 지면서 이 겨울눈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 아래 사진은 얼마전 인천수목원에서 담은 비목나무 겨울눈입니다. 꽃눈과 잎눈이 함께 있는데, 뾰족한 것이 잎눈, 둥근 것이 꽃눈입니다. 정말 예쁘죠? ^^ 겨울눈은 꽃눈과 잎눈이 있는데, 대체로 뾰족한 것이 잎눈, 둥근 것이 꽃눈입니다. 이것도 헷갈릴 때가 있는데, 꽃눈과 잎눈이 각각 꽃과 잎 모양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기억하기가 쉽더군요. ^^ 비목나무는 꽃눈과 잎눈이 나란히 있지만 생강나무는 떨어져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초봄에 노란 꽃이 피는 생강나무 꽃눈과 잎눈입니다. 잎눈은 왼쪽 작은가지 끝에 있습니다. ^^ 겨울눈, 그 중에서도 꽃눈..

나무이야기 2023.11.21

눈으로 은행나무 암·수 구분하는 방법

은행나무를 육안으로 암수 구분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일하 교수의 책 ‘식물학 산책’을 읽다가 그 방법을 발견해 기쁜 마음으로 티친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 은행나무는 열매가 떨어지면 지저분해지고 악취가 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한데, 수나무만 골라 심는 것입니다. 문제는 15~20년 자라 열매를 맺기까지 암수를 구분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도 임신부 배를 보고 아들딸 구분하듯, 가지가 위로 뻗으면 수나무, 아래로 뻗으면 암나무라는 속설에 따라 수나무를 골랐답니다. 그 결과가 지금 서울 은행나무 11만6000여 그루 중 2만여 그루가 암나무라는 것입니다. 암수 구분이 거의 단순 찍기 수준이었던 셈입니다. ^^ 다행히 국립산림과학원이 2011년 DNA 성감별법을..

나무이야기 2023.11.19

'무인도의 디바'에 나온 마로니에,이렇게 생겼어요 ^^

지난 5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4회에 마로니에(marronnier) 열매가 나왔습니다. 마로니에 열매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 극 중 서목하(박은빈 분)가 이서준 대표(김주헌 분)에 배려에 들떠 있는 윤란주(김효진 분)에게 "이 대표, 참 마로니에 같은 사람이네요. 알죠? 그 예쁘고 독한"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 이 대표를 조심하라는 뜻으로 한 얘기죠. 그전에 방송국으로 오는 길에 서목하는 "언니 이것이 뭔지 아세요? 마로니에 열매예요. (중략) 이 열매가 밤이랑 영락없이 똑같이 생겼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 열매를 먹어봤거든요? 워매~ 토하고 열나 불고 저 죽다 살아났잖아요. 통통허니 밤처럼 맛나게 생겨 갖고 사람을 홀린당께요. 절대 홀리면 안 돼요, 절대~"라고 말했..

카테고리 없음 2023.11.17

거북 등껍질, 여름에 휴면... 신기방기한 구갑룡 ^^

지난 주말 인천수목원에 갔을 때 온실에 들러 보았는데 그곳에서 정말 신기방기한 식물 구갑룡을 보았습니다. ^^ 먼저 구갑룡은 생긴 것이 정말 신기합니다. 괴경(덩이 모양을 이룬 땅속줄기)이 반구형인데 아래 사진처럼 거북이 등껍질 모양으로 갈라져 있는 것이 정말 독특한 모양입니다. ^^ 이 독특한 모양 때문에 ‘거북이 등껍질’, ‘코끼리 발(elephant's foot)’이라고도 부른다 합니다. 때가 되면 거북이 등껍질 중앙에서 줄기가 뻗어나와 잎이 달립니다. 높이 2m 정도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잎은 심장형인데 가장자리에 거치가 있습니다. 과실은 포도 모양이라는데 아직 달리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 사람들이 이 줄기를 이용해 하트 모양 등 다양한 형태를 만든 사진을 보았습니다. ㅎ 구갑룡은 남아프리카 ..

꽃이야기 2023.11.15

잎은 단풍, 가지는 화살나무 같은 미국풍나무

주말인 어제 인천수목원에 갔다가 근사한 미국풍나무를 만났습니다. 미국풍나무는 잎도 열매도 가지도 개성 가득한 나무였습니다. ^^ 먼저 잎은 꼭 단풍나무 잎처럼 생겼습니다. 물론 단풍나무 잎보다 더 큼지막합니다. 음나무 잎만하더군요. 계수나무처럼 잎이 떨어질 때면 나무에서 향기가 난다고 합니다. ^^ 잎은 단풍잎처럼 5∼7개로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잎 뒤면 맥 겨드랑이에 누런 털이 있습니다. 풍나무는 대만풍나무와 미국풍나무 등 두 종류가 들어와 있습니다. 중국 원산인 대만풍나무는 잎이 3갈래로 갈라집니다. 마치 신나무와 단풍나무(또는 고로쇠나무) 관계 같습니다. ^^ 다음으로 미국풍나무는 특이하게도 작은가지에 코르크질의 날개가 있습니다. 잎은 단풍나무처럼 생겼는데 가지는 화살나무처럼 생긴 것..

나무이야기 2023.11.13

거꾸로 펼친 낙하산… 신기한 쥐방울덩굴 열매 ^^

얼마전 강원도 홍천에 갔을 때 일행 중 한분이 덤불 속에 달려 있는 열매 이름을 물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름을 모르는 열매였습니다. ㅠㅠ 집에 돌아와 찾아보니 쥐방울덩굴 열매였습니다. 열매 이름을 알고 난 다음, 제가 그동안 찍은 사진을 검색해보니 꽃 사진도 여러장 있었습니다. ^^ 그런데 열매 모양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쥐방울덩굴은 숲 가장자리, 하천변 등에서 자라며 7~8월에 트럼펫 또는 색소폰 모양으로 피는 꽃이 개성 만점입니다. ^^ 중간이 공모양으로 부푼 모양도 인상적입니다. 잎은 하트형이고, 10월쯤 결실을 맺습니다. 꽃과 덩굴 등 전체적인 인상이 숲에서 만날 수 있는 등칡과 비슷한데, 같은 쥐방울덩굴과 식물입니다. ^^ 공부를 좀 해보니 쥐방울덩굴은 식물 자체로나, 열매로나 참 ..

꽃이야기 2023.11.1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