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단편 ‘세상의 끝 여자 친구’에는 요즘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는 메타세쿼이아가 나오고 있다. 이 소설은 젊은 나이에 죽은, 시인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화자는 어느 6월 도서관 게시판에서 ‘세계의 끝 여자 친구’라는 제목의 시를 읽는다. 시인이 걸어가는 길의 끝에 메타세쿼이아 한 그루가 서 있는데, 거기가 바로 세계의 끝이라는 내용의 시였다. 시인은 사랑하는 여자 친구를 데리고 세계의 끝까지 가고 싶었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여서 차마 함께 도망가자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둘이서 함께 갈 수 있었던 가장 먼 곳이 호수 건너편 메타세쿼이아 나무였다. 시인은 암으로 죽어가고 있었고, 그녀에게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편지에 써서 그녀와 함께 간 메타세쿼이아 나무 아래 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