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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야기 236

한국의 아이비, 송악

아이비(Ivy)라는 이름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름이고 도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화분의 빈 공간을 채우는 용도로 많이 쓰는 식물이다. 서울역 고가도로를 개조해 만든 ‘서울로7017’에 가보면 대형 화분에 나무를 심고 빈 공간에는 아이비를 심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송악이라는 나무는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송악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한국의 아이비’다. 송악은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성 덩굴나무다. 주로 남해안과 제주도 등 남쪽 지방에 분포하지만 해안가를 따라 인천까지 올라오는데, 요즘은 서울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송악을 볼 수 있다. 인왕산 기슭에 있는 청운공원에 가면 송악이 담장을 뒤덮으며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장 유명한 송악은 전북 고창 선운사 가는 길 절벽에서 볼..

나무이야기 2020.12.04

왜 감태나무를 모성애 가장 강한 나무라고 할까 ^^

오늘은 대입 수능 시험을 치르는 날이다. 상술이 뛰어난 일본인들이 입시철에 잎을 포장해 수험생들에게 주는 선물로 파는 나무가 있다. 바로 잎이 잘 떨어지지 않는 감태나무다. 이 나무의 잎처럼 떨어지지 말고 꼭 합격하라는 의미다. ^^ 지난 주말 서울 홍릉수목원 숲을 지나다 아직 잎이 그대로 있는 나무를 보았다. 주변 나무들은 상록수 빼곤 나뭇잎이 다 떨어졌는데 이 나무만 홀로 온전히 잎을 달고 있었다. 황갈색으로 단풍이 들긴 했지만 나뭇잎이 쭈그러들거나 상하지 않고 온전한 것도 이채롭다. 이 나무가 감태나무였다. 이 나무는 늦으면 봄이 무르익는 4월 초까지 잎을 온전히 달고 있다. 감태나무를 처음 본 것은 몇 년 전 3월 말 보춘화를 보러 안면도수목원에 갔을 때였다. 보춘화는 물론 노루귀·수선화·생강나무..

나무이야기 2020.12.03

사람주나무 이름 유래는 무엇일까?

사람주나무를 처음 본 것은 설악산에서였다. 이 나무 이름을 단 푯말을 보고 한참 나무를 보면서 왜 이런 이름을 가졌는지 짐작해보려고 했다. 독특한 이름에서 보듯, 사람과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어디가 사람처럼 보여서 이런 이름을 가진 것일까. 식물 이름 유래는 다양하다. 어떤 것은 잎의 특징 때문에, 어떤 것은 꽃이나 열매 특징 때문에, 어떤 것은 나무의 쓸모를 보고 이름을 붙였다. 사람주나무도 분명히 직관적으로, 사람처럼 보이는 뭔가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열매를 보니 하나씩 달려 있기도 하고 일부는 두 개씩 붙어 있었는데, 붙어 있는 것들은 사람 엉덩이 모양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사람주나무라고 이름을 붙였나? 그럼 엉덩이나무라고 해야지…. 열매가 붙은 나무가 한둘이 아니라 좀 억지스러워 보였다...

나무이야기 2020.12.01

팔방미인 남천, 꽃·열매·잎 예쁘고 공기정화능력도 좋아 ^^

요즘 서울 도심에서 탐스러운 빨간 열매를 원뿔 모양으로 주렁주렁 단 관목을 볼 수 있다. 주로 길거리 생울타리나 경계목 등으로 많이 심어 놓았는데, 바로 남천이다. 처음에 남천의 단정한 생김새를 보고 우리 자생종일 것이라 믿었다. ^^ 그런데 알고 보니 중국 원산지였다. 중국에서는 이 나무를 따뜻한 지방에서 모여 나고 곧바르게 자라며 잎이 주로 꼭대기에 달리는 것이 대나무를 닮았다고 남천죽(南天竹)이라고 부른다. 남쪽에서 자라는, 대나무를 닮은 나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이 나무를 조경수로 수입하면서 이름에서 죽을 빼고 남천이라 했고 그 표기를 우리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이 ‘우리나무 이름사전’(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 저)의 설명이다. 또 원뿔 모양의 꽃대에 하얀 꽃이 피고 나면 콩알 굵기의 빨..

나무이야기 2020.11.29

나무엔 기생, 새들과는 공생하는 겨우살이 ^^

야생화 사이트 등에 겨우살이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주말인 오늘내일 겨우살이를 보러 산에 가는 꽃쟁이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 요즘 산에 가면 나뭇가지에 새 둥지 같은 것들이 달린 나무들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새 둥지가 아니고 초록색 식물인 경우가 있는데, 잎과 줄기는 초록색이고 콩알만 한 연노랑색 열매가 다닥다닥 달려 있습니다. 이게 겨우살이입니다. 겨우살이는 상록성이라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달고 있지만 다른 계절엔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숙주 나무의 잎이 모두 떨어지는 겨울에야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겨우살이라는 이름도 겨울에 돋보이는 나무여서 생겼을 것입니다. 겨우살이는 엽록소를 갖고 광합성을 하지만 숙주 나무에서 물이나 양분을 일부 빼앗아 사는 반(半..

나무이야기 2020.11.28

열매로 측백 편백 화백 서양측백 나무 구분하기

측백나무와 편백, 화백은 모두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상록 침엽수입니다. 측백나무는 우리 땅에 자생하는 나무이고, 편백(일명 히노끼)과 화백은 일본에서 들여와 심은 나무죠. 두 나무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도 볼 수 있지만 주로 남부지방에 심는 나무입니다. 얼마 전에 ‘측백나무 편백 화백 구분 포인트 알아볼까요’ 글에서 이들 세 나무를 잎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요약하면, 측백나무 잎은 앞면과 뒷면 색깔·모양이 같고, 편백 잎은 뒷면에 Y자 모양의 흰색 선이 있으며, 화백 잎은 뒷면에 흰색 나비 넥타이 무늬가 있습니다. ^^ 오늘은 이들 세 나무를 열매로 구분해 보겠습니다. 요즘 이 세 나무 모두 열매를 달고 있어서 열매로 구분하는데 적기일 것 같습니다. 측백나무 열매는 뿔 같은 돌기가 있는 것이..

나무이야기 2020.11.27

사랑의 열매 닮은 산호수·자금우·백량금 열매

연말연시면 ‘사랑의 열매’를 단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세개의 빨간 열매를 형상화한 것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이웃돕기의 상징으로 쓰는 것이다. 이 상징물은 어떤 열매를 형상화한 것일까. 공동모금회는 특정한 열매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 야산에 자라는 산열매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2003년 산림청이 백당나무를 이달의 나무로 선정하면서 사랑의 열매와 닮은 점을 언급했다고 밝히고 있다. 백당나무 열매도 사랑의 열매와 닮았지만, 오늘 소개할 산호수, 자금우, 백량금 삼형제 열매도 사랑의 열매와 많이 닮았다. ^^ 이들 자금우과 삼형제는 제주도와 일부 서남해안 등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상록 나무다. 하지만 열매가 예뻐서 화분에 심어 가꾸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먼저 ..

나무이야기 2020.11.25

흰말채나무·노랑말채나무 이름 유감

3일 전 ‘층층나무 앞에서 이름 모르면 낫 놓고 기역자 모른다? ^^’ 글에서 말채나무를 간략히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흰말채나무와 노랑말채나무 이야기입니다. 두 나무도 말채나무와 가까운 형제나무로, 같은 층층나무과입니다. 그러나 모양새는 전혀 다릅니다. 말채나무는 높이가 10미터에 달하는 교목이지만 흰말채나무나 노랑말채나무는 키가 2미터 내외인 관목입니다. 그래서 흰·노랑 말채나무와 그냥 말채나무를 헷갈릴 일은 없습니다. 헷갈리는 것은 흰말채나무와 노랑말채나무의 이름입니다. 흰말채나무는 흰 열매가 달린다고 붙은 이름입니다. 그런데 나무껍질이 여름에는 푸른색이다가 겨울에는 빨간색을 띱니다. 추위에 버티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노랑말채나무도 열매가 흰색입니다. 그런데 겨울 줄기가 짙은 노란색을 띤다고..

나무이야기 2020.11.24

한강 지킴이, 참느릅나무

요즘 한강에 나가 보면 1㎝ 남짓 크기의 열매를 잔뜩 달고 있는 나무가 있습니다. 잎처럼 누렇게 단풍이 든 열매는 바람이 불면 우수수 떨어집니다. 참느릅나무입니다. 최근 한강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가 참느릅나무 아닐까 싶습니다. 한강 자전거도로 양 옆 가로수는 참느릅나무인 경우가 많고, 한강변 넓은 공터에도 참느릅나무가 상당히 많습니다. 여기에다 한강가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는 나무 중에도 참느릅나무가 적지 않더군요. 한강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참느릅나무. 참느릅나무는 느릅나무과의 낙엽 교목이지만 유일하게 가을인 9~10월에 꽃이 피고 10~11월에 열매를 맺어서 다른 느릅나무들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요즘 1~1.3㎝ 정도의 열매(넓은 타원형 시과)를 다닥다닥 달고 있는 나..

나무이야기 2020.11.23

층층나무 앞에서 이름 모르면 낫 놓고 기역자 모른다? ^^

등산을 하다 보면 가지가 층층으로 달려있는 나무를 볼 수 있다. 마디마다 가지가 돌려가면서 층을 이루며 옆으로 뻗는다. 그래서 이름이 층층나무다. ^^ 층층나무는 높이가 20m에 달하고 가지는 돌려나기 하는 나무다. 대개 가지가 어긋나거나 마주나는 나무가 많은데 희한하게도 층층나무는 돌려나는 것이다. 나무 전체 모양이 독특해서 한번 보면 잊기 없다. 한번은 경북대 박상진 명예교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박 교수는 층층나무를 설명하면서 “층층나무 앞에서 나무 이름을 모르면 낫 놓고 기역자 모르는 격”이라고 말했다. 물론 농담으로 한 얘기였다. ^^ 서구 사람들도 비슷하게 보였는지 영어 이름은 ‘Wedding cake tree’다. 웨딩 케이크가 층층이 쌓인 것처럼 생겼다고 붙었을 것이다. 박 교수는 한 ..

나무이야기 202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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