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고욤나무, 노랗게 익는 애기감나무 보세요 ^^

우면산 2020. 9. 14.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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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등산하다 보면 감나무 같은데 열매가 아주 작은 나무가 있습니다. 감 같은 열매는 노랗게 익기 시작해 점점 진해져 흙갈색으로 변해갑니다. 고욤나무입니다.

 

마을이나 과수원에 감나무가 있다면 산에는 고욤나무가 있습니다. 고욤나무는 감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교목입니다. 손바닥만한 잎들은 서로 어긋나게 달리는데, 감나무 잎보다 좀 길고 끝이 뾰족한 것은 다르고 가장자리가 밋밋한 것은 비슷합니다.

 

 

꽃은 6월에 피는데 감꽃과 아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암나무와 숫나무가 서로 딴그루여서 암꽃과 수꽃이 다른 나무에서 핍니다. 그래서 요즘 열매가 전혀 달리지 않고 잎만 무성한 나무도 있습니다. 숫나무겠지요. 요즘 익어가는 열매는 감과 모양은 같지만 크기는 1.5cm 정도로 작습니다. 고욤나무는 애기감나무인 셈입니다. ^^

 

 

고욤나무의 중요한 쓰임새가 있는데 바로 감나무 대목입니다. 감나무는 가지를 잘라 접붙이기를 해서 키우는 것이 보통인데, 이때 대목으로 쓰이는 나무가 바로 고욤나무입니다.

 

고욤나무 열매를 고욤이라고 부릅니다. 먹을 수 있긴 한데 아주 떫은맛이 나므로 햇볕에 말리거나 따로 저장했다가 식용 혹은 약용으로 쓴다고 합니다. 아래는 고욤나무 동영상입니다.

 

노랗게 익어가는 고욤나무 열매.


고욤나무의 한자 이름은 작은 감나무란 뜻의 소시(小枾)입니다. 그럼 고욤나무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조선 중종 때 학자인 최세진이 쓴 ‘훈몽자회’에는 고욤나무를 ‘영’으로 쓰고 있다고 합니다.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는 『우리 나무 이름 사전』에서 감보다 훨씬 작고 맛도 떨어지므로 ‘영’에다 ‘고 모양 고 꼴’처럼 얕잡아서 말할 때 쓰는 ‘고’를 붙여 ‘고영’이라고 했다가 고욤으로 바뀐 것으로 짐작했습니다. 맞는 것 같은지요? ^^

 

고욤나무 꽃.


고욤나무는 우리 생활과 가까운 나무라 우리 소설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성석제의 단편 「고욤」은 순두부 식당 뜰에 있는 고욤나무를 배경으로 과거 추억을 더듬는 두 사내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정지아의 단편 「고욤나무」에서 고욤나무는 사람의 눈길도 끌지 않을 정도로 볼품없는 나무지만 봉산약국 앞을 묵묵히 지키는 나무입니다. 늘 그 자리에서 풍상을 견디며 두툼하고 싱싱한 잎사귀를 피워 올리는 나무입니다. 이문구의 나무 연작 소설 중 「장곡리 고욤나무」가 있는데, 고욤나무가 있는 마을을 배경으로 농촌 현실을 고발하는 내용의 소설입니다. 나중에 다시 소개할 기회가 있을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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