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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인도보리수, 슈베르트 보리수?

앞글에서 얘기한 보리수나무와 뜰보리수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흔히 ‘보리수’라고 부르는 나무가 더 있다. 부처님이 그 아래에서 성불했다는 보리수, 독일 가곡에 나오는 보리수가 그것이다. 먼저 불교에서 보리수는 뽕나무과의 상록활엽수로, ‘인도보리수’라고 부른다. 고무나무같이 잎이 두껍고 넓으며 인도처럼 더운 지방에서 자라는 열대성 나무로, 30~40미터까지 자라는 큰 나무다. 중국을 거쳐 불교가 들어올 때 ‘깨달음의 지혜’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보디(Bodhi)’를 음역한 ‘보리’에 나무 수(樹) 자가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월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립수목원, 금강수목원, 서울식물원 등 몇 군데 온실에서나 볼 수 있다. 베트남 같은 아열대 국가 절에 가면 이 나무를 많이 심어놓은 ..

꽃이야기 2020.06.26

뜰보리수는 요즘, 보리수는 가을에 붉은 열매

요즘 아래 사진과 같이 먹음직스러운 붉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나무가 여기저기서 보인다. 서울 서초구 몽마르뜨공원에 가도 탱글탱글 붉은색 열매를 잔뜩 단 나무들을 볼 수 있다. ‘보리수나무’라는 표식이 있지만 정확히는 뜰보리수 열매다. 토종인 보리수나무와 일본 원산인 뜰보리수를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다. 보리수나무는 야생이라 주로 산에서 볼 수 있고, 뜰보리수는 공원이나 화단 등 민가 주변에 많이 심어놓았다. 그러니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뜰보리수가 대부분이다. 보리수나무는 5~6월에 꽃이 피고 열매는 가을인 9~10월에 익는다. 반면 뜰보리수는 4~5월에 꽃이 피고 초여름인 6~7월 붉은 열매가 달린다. 요즘 열매가 달려 있는 것은 뜰보리수인 셈이다. 보리수나무 열매는 팥알만 하지만 뜰보리수 ..

꽃이야기 2020.06.25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한길사)

박완서 소설을 읽으며 ‘유난히 꽃이 많이 나오네’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지요. ^^ 이 책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한길사)는 제목 그대로, 꽃 관점에서 박완서 소설을 읽고 쓴 것입니다. 예를들어 박완서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는 제목부터 싱아가 나오는데, 어떤 대목에서 싱아가 나오는지, 싱아가 소설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싱아는 어떤 식물인지, 싱아를 어디 가면 볼 수 있는지 등을 전하고 있습니다. 박완서 소설엔 꽃이 많이 나올뿐 아니라 꽃에 대한 묘사, 꽃을 주인공 성격이나 감정에 이입(移入)하는 방식도 탁월합니다. 능소화를 ‘분홍빛 혀’, ‘장작더미에서 타오르는 불꽃’에 비유한 『아주 오래된 농담』, 버스 차장을 목표로 상경한 순박한 시골 처녀가 처음 이성에 느낀 떨림을 박태기꽃..

책이야기 2020.06.24

잎에 페인트칠? 개다래는 흰색, 쥐다래는 분홍색

요즘 산에 가보면 잎에 흰 페인트를 칠한 듯한 덩굴이 보입니다. 또 가끔 잎에 연분홍색을 칠한 듯한 덩굴도 보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각각 개다래와 쥐다래가 개화기를 맞아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잎의 일부분 색을 변화시킨 것입니다. ^^ 잎 위쪽만 색이 변하는 경우도 있고, 잎 전체가 변한 것도 있습니다. 잎들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고 줄기 윗부분 잎들이 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쥐다래는 분홍색과 흰색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다래와 쥐다래는 꽃이 잎 그늘 아래에 가려져 있어서 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잎을 제쳐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수정을 위해 멀리 있는 곤충에게 여기 꽃이 있으니 오라고 알리려는 것입니다. 잎은 식물에게 광합성을 하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수정을 위해..

꽃이야기 2020.06.23

복주머니란, 개불알꽃 그리고 개불알풀

멸종위기종인 복주머니란의 새로운 서식지를 경북 영양에서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경북 영양군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복주머니란의 새 자생지를 발견했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이번에 발견한 복주머니란 자생지는 영양군 산림 내 임도 주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군락의 면적은 약 50㎡ 정도이고 30여 개체 이상이 산발적으로 서식하고 있답니다. 왜 복주머니란이란 이름이 붙었는지는 꽃 모양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 꽃은 꽃 가운데에 아래쪽으로 길게 늘어지는 꽃잎이 있습니다. 이를 순판(脣瓣)이라고 부르는데, 복주머니란은 순판 모양이 마치 복주머니처럼 생겼다고 그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이 꽃 이름이 처음부터 복주머니란은 아니었습니다. 원래 선조들이 불렀고, 그..

꽃이야기 2020.06.22

[꽃맹 탈출] "내가 망초, 개망초도 구분 못했을 때"

요즘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러니까 대세인 꽃은 단연 개망초다. 주말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오가는데 어디나 개망초가 밭, 아니 벌판을 이루고 있다. 개체수를 셀 수 있다면 대체 몇개나 될까? 한강은 그나마 관리를 해서인지 덜하지만 경기도 고양 창릉천 같은 샛강에 가면 자전거길 양쪽으로 개망초밖에 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말 그대로 개망초 천지다. 개망초는 잡초지만 꽃의 모양을 제대로 갖춘, 그런대로 예쁜 꽃이다. 하얀 꽃 속에 은은한 향기도 신선하다. 흰 혀꽃에 가운데 대롱꽃 다발이 노란 것이 계란후라이 같아 아이들이 ‘계란꽃’ 또는 ‘계란후라이꽃’이라 부른다. 반면 망초는 꽃이 볼품 없이 피는듯 마는듯 지는 식물이다. 망초는 아직 꽃은 피지 않았고 대신 쑥쑥 크면서 꽃을 피울 영양분을 축적하고 있..

꽃이야기 2020.06.21

용버들, 곱슬곱슬 파마한 버들 ^^

한강공원을 지나다 구불구불 용버들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담았습니다. 아래 사진입니다. 버드나무의 일종인 용버들은 가지와 잎, 줄기가 구불거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말하자면 곱슬곱슬 파마한 버들이죠. ^^ 곱슬곱슬하다고 고수버들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작은 가지도 밑으로 처지고 역시 꾸불꾸불합니다. 가지는 공예품 재료나 꽃꽂이 소재로 사용하며, 전국 어디에서나 호수나 하천변 등 습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가끔 가는 경기도 의왕 백운호수 주변 곳곳에도 구불구불 자라는 용버들이 많습니다. 국내에 있는 버드나무 종류만 40종이 넘는다는데, 용버들은 그나마 그 구불구불한 것 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 구효서의 단편 에는 용버들이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강인한 모성애를 보여주는 장면에 ..

꽃이야기 2020.06.20

대표적인 실내식물, 고무나무 삼형제

오늘은 대표적인 실내식물의 하나인 고무나무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고무나무 중에서도 주변에 흔한 인도고무나무, 벵갈고무나무, 떡갈잎고무나무 등 고무나무 삼형제입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1Q84』에서 여성 킬러 아오마메는 임무 수행을 앞두고 지원 요원에게 집에 둔 고무나무를 돌봐 달라는 부탁을 남깁니다. 지원 요원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홀가분한 게 최고야. 가족으로는 고무나무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지”라고 말하죠. 아오마메는 이후에도 여러 번 “집에 두고 온 고무나무”가 마음에 걸립니다. “그 고무나무가 그녀에게는 생명 있는 것과 생활을 함께 한 첫 경험”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무나무 중 가장 흔한 것은 인도가 원산지인 인도고무나무(Ficus elastica)입니다. 수형이 깔끔해 사무실..

나무이야기 2020.06.19

능소화, 박완서 소설에서 가장 강렬한 꽃 피다

서울에도 능소화가 피기 시작했다. 주택가, 공원에서 벽 등 다른 물체를 타고 오르면서 나팔 모양 주황색 꽃을 피우는 것이 있다면 바로 능소화다. 경부고속도로, 올림픽대로의 방음벽이나 방벽, 남부터미널 외벽에도 연주황색 능소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흔히 볼 수 있어서 잘 모르는 사람도 꽃 이름을 알면 “아, 이게 능소화야?”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이다. 박완서 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에서 능소화는 여주인공 현금처럼 ‘팜 파탈(femme fatale)’ 이미지를 갖는 화려한 꽃으로 등장하고 있다. 능소화가 ‘무수한 분홍빛 혀’가 되기도 하고, ‘장작더미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되기도 한다. 박완서 소설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주는 꽃을 고르라면 단연 『아주 오래된 농담』에 나오는 능소화다. 그 다음이..

꽃이야기 2020.06.18

양버들은 싸리 빗자루, 미루나무는 부채 모양

서울 한강에 있는 선유도공원은 해마다 몇 번씩 가는 곳입니다. 다양한 식물이 살아 식물 공부하기에 좋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양화한강공원, 그러니까 선유교를 건너 선유도공원에 들어서면 바로 전망대인데, 이곳은 사람들이 많이 헷갈리는 미루나무와 양버들을 비교하며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싸리 빗자루 모양 양버들은 전망대 주변에 있고, 옆으로 퍼진 부채 모양 미루나무는 전망대에서 우측 계단으로 내려가면 바로 줄지어 있습니다. 미루나무는 생장이 빠른 점 때문에 일제시대 이후 신작로를 만들 때 가로수로 심은 나무입니다. 버드나무과 나무라 하천변 등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잘 자랍니다. 원래 이름은 미국에서 들여온 버드나무라는 의미로 미류(美柳)나무였는데, 발음하기 어려운 ‘류’를 ‘루’로 바꾼 미루나무가 표준어로 자리..

꽃이야기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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