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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똥나무꽃 향기에 코로나 안심 ^^

어디선가 은은한 향기가 나서 걸음을 멈추고 진원지(?)를 찾아보면 어김없이 쥐똥나무 꽃입니다. ^.^ 서울 도심에도 생울타리용으로 엄청 심어놓은 데다, 요즘이 제철이라 쥐똥나무꽃 향기가 곳곳에서 밀려오고 있습니다. ‘냄새를 맡는 것을 보니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구나’ 하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은 덤이지요. ㅎㅎ 쥐똥나무는 이름이 재미있는 나무입니다. 꽃이 아니라 열매를 보면 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을에 달리는 둥근 열매의 색이나 모양, 크기까지 정말 쥐똥처럼 생겼습니다. 독특한 이름 때문에 한번 들으면 쉽게 기억할 수 있지요. 북한에서는 검정알나무라고 부른다는데, 북한 이름이 더 낫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쥐똥나무는 물푸레나무과 관목입니다. 좀 지저분한 나무 이름과 달리, ..

꽃이야기 2020.06.05

개양귀비 천지, 진짜 양귀비는 어떻게 생겼나?

지난 주말 자전거를 타고 서울 중랑천을 지나다 본 개양귀비꽃 군락을 보았습니다. 너무 예뻐서 멈추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개양귀비가 제철을 맞았습니다. 중랑천만 아니라 한강공원 등 곳곳에, 아니 전국에 대규모 개양귀비 꽃밭이 있습니다. '꽃양귀비 축제'를 하는 지자체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꽃양귀비라고도 부르는데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추천하는 이름은 개양귀비입니다. 이제는 아시는 분이 많지만 개양귀비(꽃양귀비)는 마약 성분이 없습니다. 그렇니까 이렇게 대량으로 심을 수 있겠지요. ^^ 진짜 양귀비는 재배를 엄금하고 있습니다. 양귀비의 ‘설익은 열매 껍질에 상처를 내어, 흘러나오는 유액(乳液)이 말라 약간 굳어졌을 때 70℃ 이하에서 말린 것’이 아편입니다. 그래서 ‘학술적 연구 필요로 작은 면적에 재배..

꽃이야기 2020.06.04

사루비아? 샐비어 그리고 ‘청춘의 방황’

여름이 다가오면서 샐비어(사루비아)꽃이 피기 시작했다. 어릴 적 샐비어 꽃잎을 빨아먹은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깨꽃’이라고도 부르는 샐비어는 꿀이 많아서 꽃잎을 빨면 단맛이 난다. 샐비어는 브라질이 원산지인 꿀풀과 식물이다. 여름에 꽃대가 나오면서 붉은 꽃이 차례로 핀다. 자세히 보면 꽃잎의 아래쪽은 통 모양으로 전체를 감싸고 위쪽은 두갈래로 갈라져 벌린 입술처럼 보이는 특이한 모양이다. 잎은 심장 모양으로 가장 자리에 톱니가 있는 것이 깻잎과 비슷하다. 사루비아 하면 80년대부터 해태에서 만든 막대형 과자 ‘사루비아’를 연상하는 사람도 많다. 전엔 ‘사루비아’라고 불렀지만 '샐비어(salvia)'가 바른 말이다. '사루비아'는 '샐비어'의 일본식 발음이다. 80년대 여대생의 방황을 그린 ..

꽃이야기 2020.06.03

청계천에 금·은 가득, 인동덩굴 개화 ^^

요즘 서울 청계천에 가면 인동덩굴 꽃이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청계천 양쪽 화단엔 인동덩굴을 심어놓았습니다. 꽃이 한창인데, 향기도 좋아 인동덩굴 주변에서 벌들이 붕붕거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동덩굴은 산 주변이나 언덕 같은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인동(忍冬)덩굴이라는 이름은 추운 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고 겨울을 이겨낸다고 붙은 것입니다. 남부지방에서는 그렇지만 중부지방에 오면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반상록성 식물입니다. 인동초라고도 부르는데, 인동덩굴이 추천명입니다. 인동초라는 말 때문에 풀이 아닌가 오해할 수 있지만 나무입니다. 인동덩굴이 인상적인 것은 사실 잎보다 꽃입니다.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와 피는 꽃은 흰색으로 피다가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금은화(金銀花)..

꽃이야기 2020.06.02

박완서 동화 ‘자전거 도둑’에 나오는 보리밭

어제 서울 한강공원 난지지구를 지나다 본 보리밭입니다. ^^ 지난주에만 해도 아직 푸릇푸릇하더니 막 누렇게 익기 시작했습니다. 박완서 동화 「자전거 도둑」이 생각나서 몇장 담았습니다. 이 동화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돈과 요령만 밝히는 어른들 틈에서 자신을 지켜나가려고 하는 열여섯 살 수남이의 성장 일기입니다. 주인공 수남이는 시골에서 상경해 청계천 세운상가 전기용품 도매상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수남이가 고향을 그릴 때 생각하는 이미지는 ‘바람이 물결치는 보리밭’입니다. 그가 일하는 가게 골목에 심한 바람이 불자 수남이는 시골 풍경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주인 영감은 바람이 심하게 부는데도 배달을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배달 나갔을 때 자전거가 바람에 넘어져 옆 자동차에 약간의 상처를 냈습니다..

꽃이야기 2020.05.31

덥수룩한 초롱꽃, 깔끔한 섬초롱꽃

초롱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서울 시내를 걷다 보면 길가에 내놓은 화분에 초롱꽃이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화단에 심어놓기도 했습니다. 기다란 원통형의 꽃이 불을 밝히는 초롱과 비슷하다고 이 같은 이름이 붙었습니다. 잘 지은 이름 같습니다. ^^ 조금 있으면 연한 자주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있는 섬초롱꽃도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초롱꽃과 섬초롱꽃은 원래 산이나 풀밭 등 야생에서 자라는 것을 사람들이 가져와 원예종처럼 심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산에서 야생의 초롱꽃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섬초롱꽃은 원래 울릉도 특산 식물입니다. 요즘은 서울 등 내륙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식물 이름에 ‘섬’자가 들어가 있으면 울릉도 특산이라고 보면 됩니다. 초롱꽃과 섬초롱꽃을 구분하는 방법..

꽃이야기 2020.05.30

어디든 잡초, 그 놀라운 생명력

꽃과 식물에 대해 좀 알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주변 식물에 관심을 갖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잡초다.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면 한번쯤 정리해보고 넘어가야할 것이 잡초이기도 하다. 도시인들이 흔히 볼 수 있는 '7대 잡초’를 꼽자면 바랭이, 왕바랭이, 망초, 개망초, 명아주, 쇠비름, 환삼덩굴을 들 수 있다. 이 일곱 가지 잡초만 잘 기억해도 주변에서 이름을 아는 풀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물론 강아지풀, 쑥, 서양민들레도 흔하디 흔하다. 바랭이는 밭이나 과수원, 길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잡초다. 지면을 기면서 마디마다 뿌리를 내리는 방식으로 빠르게 퍼지는 식물이다. 일본 잡초생태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는 책 『풀들의 전략』에서 ..

꽃이야기 2020.05.29

팬지 페튜니아 메리골드 베고니아 제라늄, 5대 길거리꽃부터 알자

오늘은 거리 화단에 흔한 팬지, 페튜니아, 메리골드, 베고니아, 제라늄을 만나보자. 꽃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도 사진을 보면 “아 이게 그 꽃이야?”라고 말할 정도로 길거리에 흔한 꽃들이다. 이중 가장 먼저 도심 화단에 등장하는 꽃은 팬지(pansy)다. 초봄이면 광화문광장에도, 서울시청앞 광장에도 가장 많은 꽃이 팬지다. 도시 화단에 팬지가 등장해야 ‘봄이 왔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 팬지는 유럽 원산의 제비꽃을 여러개 섞어 만든 원예종이다. 여러 가지 색깔로 개량했지만, 흰색·노란색·자주색 등 3색이 기본색이라 삼색제비꽃이라고도 부른다. 꽃잎은 다섯 개인데 잎 모양이 각각 다른 특징이 있다. 페튜니아(petunia)도 도심 화단에 흔하다. 나팔처럼 생긴 꽃이 다섯 갈래로 갈라지며 핀다. 가로등 기둥에..

꽃이야기 2020.05.28

"아빠, 이게 무슨 꽃이야?" 씀바귀를 만나다

내가 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3년 봄 무렵이다. 당시 예닐곱살 큰딸은 호기심이 많아 아파트 화단에서 흔히 피어나는 꽃을 가리키며 “아빠, 이게 무슨 꽃이야?”라고 물었다. 당시엔 그것이 무슨 꽃인지 알 길이 없었다. “나중에 알려주마” “엄마에게 물어봐라”고 넘어갔지만 딸은 나중에도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했다. 그만큼 흔한 꽃이기도 했다. 계속 얼버무리면 아빠 체통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꽃에 대한 책을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찾아보니 그 꽃은 씀바귀였다. 딸이 그 꽃만 물어보고 말았으면 필자도 더 이상 꽃에 관심을 갖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런데 딸은 “이건 무슨 꽃이야?” “저 꽃은?” 하고 꼬리를 물고 질문을 계속해 꽃 공부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꽃 ..

꽃이야기 2020.05.27

저 노란꽃 무리, 금계국? 큰금계국?

요즘 도심 화단은 물론 도로변, 산기슭에서도 노란색 물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첫번째 사진 꽃으로, 요즘 대세라 할 수 있는 큰금계국입니다. 보시다시피 혀꽃 전체가 노란색입니다. 예전 코스모스만큼이나 흔히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 두번째 사진은 그냥 금계국입니다. 보기가 쉽지는 않은데, 혀꽃의 안쪽에 붉은색 무늬가 살짝 있는 점이 큰금계국과 다릅니다. 아시는 분은 기생초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할 겁니다 ^.^ 꽃은 큰금계국이 좀 더 큽니다. 둘다 북미 원산의 외래종입니다. 금계국이라는 이름은 꽃색깔이 황금색 깃을 가진 '금계'라는 새와 닮아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금계국보다 혀꽃 아래 붉은색이 좀 더 넓은 꽃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 기생초입니다. ^.^ 이 붉은색 무늬가 기생이 치장한 것처럼 ..

꽃이야기 202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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