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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넣고 싶은 디기탈리스, 화가 고흐 약이었죠 ^^

요즘 도심 화단에서 긴 꽃대에 화려한 꽃을 줄줄이 달고 있는 원예종 식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디기탈리스와 루피너스다. 디기탈리스는 유럽 원산의 현삼과 식물로, 5~8월 도심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식물이다. 높이 1m 정도 자라는데, 꽃은 줄기 아래서부터 피어 차례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아래 사진처럼 꽃대 아래는 꽃이 지고 위쪽만 남은 개체도 흔히 볼 수 있다. 꽃은 통 모양으로 흰색, 홍자색, 분홍색, 황색 등 다양하다. 이 꽃을 볼 때마다 꽃 속에 손가락을 넣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데, 나만 그런 걸까? ^^ 아래 사진처럼 딱 손가락 하나 넣기 좋은 크기다. 더구나 이 꽃의 속명 Digitalis는 라틴어 ‘digitus’에서 유래했는데 ‘손가락’이라는 뜻이다. 바로..

꽃이야기 2021.05.31

장미와 찔레꽃 구분하려면 잎자루 보세요 ^^

어제 휴일이라 동네를 산책하다 보니 온 천지에 장미향이 진동하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만큼 장미꽃이 많이 피어 있습니다. ^^ 바야흐로 장미의 계절입니다. 장미는 우리나라 국민만 아니라 세계인이 좋아하고 가꾸는 꽃입니다. 그래서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이 온갖 품종을 만들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1만종 이상의 품종이 있고, 해마다 200종 이상의 새 품종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저절로 자라는 식물 중에서 찔레꽃, 해당화 등이 장미의 할아버지 뻘입니다. 이런 야생의 장미과 식물들과 서양의 들장미 등으로 개량을 거듭한 것이 오늘날 장미라고 합니다. 장미와 찔레꽃, 해당화는 하나같이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진합니다. 요즘 찔레꽃도 향기만은 장미에 질 수 없다는 듯 농염한 향기를 뿜..

꽃이야기 2021.05.30

이 꽃이 진짜 금계국!

지난 주말 북한산 북한산성계곡 입구에 있는 식당에 갔다가 진짜 금계국을 보았습니다. 흔한 금계국 보았다고 웬 호들갑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주변에 흔한 큰금계국이 아니라 그냥 금계국이기에 하는 얘기입니다. ^^ 요즘 노랗게 무리 지어 하늘거리는 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꽃은 큰금계국이 대부분입니다. 큰금계국은 5월 중순부터 8월쯤까지 도로변이나 강변 공터 등을 노란 물결로 만드는 꽃입니다. 한마디로 ‘여름 대세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노란 물결이 보기 좋아 강변 고수부지나 공원 등 너른 땅에 심기도 합니다. 절개지 등 사방공사용으로 심은 것이 인근 지역으로 야생화한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씨앗 발아율이 높고 마른땅에서도 잘 자라 한 번 씨앗을 뿌리면 몇 해고 저절로 자랍니다. 너무 잘 퍼져서 일부에..

꽃이야기 2021.05.29

만병초·구상나무 기후변화 영향받아... 어떤 나무이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공개한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특별 대담에서 청와대 경내에 있는 만병초와 구상나무를 소개했습니다. P4G는 '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의 약자입니다.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를 뜻합니다. 이 회의는 30일 개회하는데, 취임 후 첫 다자 정상회의 개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특별영상에 출연한 것입니다. 대담 진행은 배우 박진희, 방송인 타일러 라쉬가 맡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영상에서 “제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나무를 전공으로 삼고 싶고, 또는 자연 속에서 농사지으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만병초를 가리키며 “백두산 천지에 ..

나무이야기 2021.05.27

팬지, ‘한여름 밤의 꿈’에서 꽃즙으로 사랑 만들다 ^^

며칠 전 가족음악극 ‘한여름 밤의 꿈’을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보았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을 온 가족이 볼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재구성한 연극이었는데, 이 연극을 보다가 팬지가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 학창시절 원작은 아니었더라도 ‘한여름 밤의 꿈’을 읽은 것 같은데 이 희곡에 팬지가 주요 소재로 나오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알고 있었으면,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진작 소개했을 겁니다. ^^ 뒤늦게나마 오늘 ‘한여름 밤의 꿈’에서 팬지가 어느 대목에 나오고 희곡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 ‘한여름 밤의 꿈’은 젊은 남녀 두 쌍이 사각관계로 소동을 벌이는 내용의 낭만희극입니다. 헬레나와 드미트리어스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꽃이야기 2021.05.27

5월 월악산에 핀 꽃들, 함박꽃나무·고광나무·말발도리

오늘은 충북 월악산에 핀 꽃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주말 보덕암~영봉 코스를 계획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하봉 근처에서 하산했습니다. ^^ 경사가 엄청 급해 땀 좀 흘렸습니다. 그래도 꽃들은 많았습니다. 특히 고산지대라 그런지 아직 봄꽃들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가장 볼만한 꽃은 함박꽃나무 꽃이었습니다. 서울 등 다른 곳에선 이 꽃이 진 지 오래인데, 월악산엔 곳곳에 함박꽃나무 꽃이 한창이었습니다. 5~6월 산에 가면 목련처럼 생긴 싱그러운 꽃을 볼 수 있는데 이 꽃이 함박꽃나무 꽃입니다. 정식 이름은 함박꽃나무지만 흔히 산목련이라고도 부릅니다. 함박꽃나무 꽃은 맑고도 그윽한 꽃향기가 일품인데, 말 그대로 청향(淸香)입니다. 수십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근처에 함박꽃나무가 있겠구나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

꽃이야기 2021.05.26

북한산성계곡에서 만난 백합나무꽃, 머루와 다래

지난 주말 북한산 북한산성계곡에 다녀왔습니다.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북한산성계곡을 따라갔다가 대서문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였습니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코스가 길지 않아 아쉽긴 했지만 초여름 꽃들을 적지 않게 보는 소득이 있었습니다. ^^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은 백합나무 꽃입니다. ^^ 북미 원산으로 1925년쯤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꽃과 잎과 열매는 물론 수형까지 아름다워 전국에 널리 심은 나무입니다. 마침 북한산성계곡에서 백합나무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5~6월 오렌지색 바탕에 녹황색의 꽃이 피는데, 크기는 5~6cm 정도입니다. 꽃 모양이 튤립 같다고 튤립나무라고도 부릅니다. 잎 모양도 뭐라 설명하기 힘든, 잎 끝이 자른 듯하거나 V자 모양으로 파인 아..

나무이야기 2021.05.25

우아하게 물결치는 보리밭, 박완서의 ‘자전거 도둑’

주말에 지방 다녀오는 길에 보리밭을 보았다. 바람이 불자 보리들이 우아하게 물결을 쳤다. 노랗게 익어가는 보리가 막 생기기 시작하는 단계였다. 보리밭을 보면 박완서가 쓴 동화 ‘자전거 도둑’이 생각난다. 이 동화의 주인공 수남이는 시골에서 상경해 청계천 세운상가 전기용품점에서 일하는 열여섯 살 소년이다. 고등학교에 가는 꿈에 부풀어 일하는 수남이가 고향을 그릴 때 생각하는 이미지는 ‘바람이 물결치는 보리밭’이다. 그가 일하는 가게 골목에 심한 바람이 불자 수남이는 시골 풍경을 떠올린다. 그런데 주인 영감은 어느날 바람이 심하게 부는데도 배달을 다녀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배달 나갔을 때 자전거가 바람에 넘어져 옆에 세워둔 자동차에 약간의 상처를 낸다. 차 주인은 수남이에게 수리비를 요구하지만 수남이가 내..

책이야기 2021.05.24

노란 애기똥풀, 붉은 피나물, 하얀 씀바귀 유액

애기똥풀은 왜 이처럼 귀여운 이름을 가졌을까요? 아래 사진처럼 애기똥풀 줄기나 잎에 상처를 내면 노란 유액이 나옵니다. 이 노란 유액 때문에 애기똥풀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 ‘똥풀’로 끝나지만 앞에 ‘애기’가 붙으면서 이름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은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 애기똥풀은 양귀비과 두해살이풀입니다. 가을에 싹이 나면 잎을 바짝 땅에 붙인 채 겨울을 난 다음 봄이 오면 기지개를 켜는 생활사를 가졌습니다. 장소를 특별히 가리지 않고 잘 자랍니다. 마을 근처의 양지바른 곳 또는 숲 가장자리 등 사람 발길이 많이 닿는 곳에서는 흔히 애기똥풀을 볼 수 있습니다. 꽃이 5~8월 피는 봄꽃이라고 하지만 계절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겨울이 아..

꽃이야기 2021.05.22

메꽃 나팔꽃 갯메꽃, 큰메꽃 애기메꽃 구분해볼까요

드디어 연분홍 메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화단 구석에서도, 건물 옆 공터에서도, 어쩌다 도심 보도블록 사이에서도 연분홍 메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막 피어난 (큰)메꽃. 메꽃은 나팔꽃 비슷하게 생겨 많은 사람들이 그냥 나팔꽃으로 알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메꽃이 더 오래전부터 이 땅에서 살아온 원조 우리꽃이고, 나팔꽃은 엄밀히 따지면 인도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입니다. 물론 나팔꽃은 수백 년 전 귀화한 식물이라 원조, 귀화를 따지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어떻든 메꽃은 심지 않아도, 가꾸지 않아도 길가나 들판에서 저절로 자라서 꽃을 피웁니다. 나팔꽃 색깔은 주로 빨간색 또는 짙은 보라색이지만, 메꽃은 연한 분홍색이라 은근해서 좋습니다. 나팔꽃과 메꽃은 꽃 색깔만 아니라 잎으..

꽃이야기 202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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