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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추와 그 형제들 & 옥잠화 구분해볼까요 ^^

오늘은 요즘 도심 화단에서 많이 보이기 시작하는 비비추와 그 형제들 그리고 비비추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하얀 꽃이 피는 옥잠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요즘 공원이나 화단에 작은 나팔처럼 생긴 연보라색 꽃송이가 꽃대에 줄줄이 핀 꽃을 볼 수 있습니다. 비비추입니다. 꽃줄기를 따라 옆을 향해 피는 것이 비비추의 특징입니다. 비비추는 원래 산이나 강가에서 자라는 식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화단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으니 원예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야생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비추라는 이름은 봄에 새로 난 잎이 '비비' 꼬여 있는 취 종류라는 뜻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비비취’에서 비비추로 바뀐 것 같다는 겁니다. ^^ 공원이나 화단에서 비비추와 비슷한 모양인데 순백의 ..

꽃이야기 2021.06.12

바위취·바위떡풀·구실바위취, 바위에서 ‘大’자로 피는 꽃들

요즘 화단에서 꽃잎이 큰 대(大) 자 모양으로 피는 귀여운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위에 3장의 꽃잎에는 분홍빛 무늬가 있고 아래 2장의 잎은 마치 수염처럼 길게 뻗어 있어서 진짜 큰 대(大) 자처럼 생겼습니다. 이 꽃이 바위취입니다. ^^ 바위취는 5월 중순에서 7월 초순까지 꽃이 핍니다. 요즘이 딱 제철이죠. 그래서 돌을 쌓아 만든 화단이면 거의 어김없이 바위취를 볼 수 있습니다. 이름 자체가 바위틈에서 잘 자란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취’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잎은 쌈을 싸 먹거나 튀겨서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일부에서 남부지방 산지나 낮은 습지에 자생한다고 하는데 국가표준식물목록은 재배식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기는줄기 끝에서 새로 싹을 틔워 번식하는데, 몇 개만 심어도 금방 일대를..

꽃이야기 2021.06.10

‘꽃의 작가’ 박완서, 엄마의 꽃은 무엇을 골랐을까?

박완서 작가를 수식하는 말은 많지만 저는 ‘꽃의 작가’를 추가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우선 그의 소설에는 싱아·능소화·박태기나무꽃 등 많은 꽃들이 등장하는 데다 꽃에 대한 묘사, 특히 꽃을 주인공 성격이나 감정에 이입하는 방식이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소설이 ‘친절한 복희씨’입니다. 이 소설만큼 박태기나무 꽃의 특징을 잘 잡아내 묘사한 소설을 보지 못했습니다. 주인공 할머니는 결혼 전 가게에서 식모처럼 일할 때, 가게 군식구 중 한 명인 대학생이 자신의 거친 손등을 보고 글리세린을 발라줄 때 느낀 떨림의 기억이 있습니다. 버스 차장을 목표로 상경한 순박한 시골 처녀가 처음 느낀 떨림을 박태기꽃에 비유해 어쩌면 이렇게 생생하게 그릴 수 있을까요. 작가의 이 표현으로, 박태기나무..

책이야기 2021.06.09

커피보다 향기로운 커피나무 꽃과 열매

어제 화분 하나를 사러 서울 양재동 꽃시장에 갔다가 탐스럽게 핀 커피나무 꽃과 열매를 보았습니다. 오늘은 코와 입 대신 눈으로 커피를 마셔 보겠습니다. ^^ 커피나무는 코페아 아라비카(Coffea Arabica), 코페아 카네포라(Coffea Canephora)가 2대 원종(原種)이라고 하는데,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나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치자나무, 계요등, 개갈퀴, 갈퀴덩굴, 솔나물, 큰꼭두서니 등이 대표적인 꼭두서니과 식물입니다. 과가 같다는 것은 생식기관, 그러니까 꽃의 구조가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커피나무는 10m 이상 자라기도 하지만, 수확을 위해 지속적으로 가지치기를 하기 때문에 보통 2m 이내 높이를 유지합니다. 가지가 옆으로 퍼지고 끝이 처집니다. 잎은 마주나고 긴 타원 모양..

나무이야기 2021.06.08

노란 패션 울릉국 공주, 섬말나리를 만나다!

사진 파일을 찾아보니 벌써 5년 전입니다. 2016년8월 초 저는 울릉도에 갔습니다. 섬을 찾은 가장 큰 목표는 섬말나리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 섬말나리는 울릉도가 자생지인 나리입니다. 울릉도 특산인 식물들은 이름 앞에 성(姓)처럼 ‘섬’자가 붙어 있습니다. 나리 이름 앞에 ‘말’자가 붙어 있으면 줄기 아래쪽에 여러 장의 돌려나는 잎(돌려나기·윤생)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냥 말나리는 돌려 달리는 잎이 1단인 데 비해 섬말나리는 보통 2~3단 달리고 1~4단까지 달립니다. 여러 겹의 치마를 입은 모양이라고 할까요? ^^ 이동혁 풀꽃나무칼럼니스트는 한 글에서 “(여러 겹의 치마를 입은 섬말나리의) 독창적인 패션 감각만큼은 인정해 줄 만하다”며 “연한 황적색 꽃이 어둠 속에 빛나는 모습을 보면 드레스를 잘..

꽃이야기 2021.06.07

초롱꽃·섬초롱꽃 구분, 털이 있는지 보세요 ^^

서울 시내를 걷다 보면 초롱꽃이 자주 보입니다. 화단이나 길가에 내놓은 화분에 심어놓았습니다. 초롱꽃은 긴 원통형의 꽃 모양이 불을 밝히는 초롱과 비슷하다고 붙은 이름입니다. 그런데 좀 관심을 갖고 보면 색깔이 다른 초롱꽃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아이보리색에 짙은 반점이 있는 꽃이 있고 연한 자주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있는 꽃이 있는 것입니다. 각각 초롱꽃과 섬초롱꽃입니다. 약간 연한 녹색을 띠는 초롱꽃도 있습니다. 일반인 입장에서야 두 꽃 모두 초롱꽃으로 불러도 상관없지만 그래도 관심 있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그리고 알아두면 나쁠 것은 없기 때문에 오늘은 초롱꽃과 섬초롱꽃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드리겠습니다. ^^ 우선 초롱꽃과 섬초롱꽃은 아까도 설명했듯이 꽃색이 다릅니다. 그러나 그것만..

꽃이야기 2021.06.05

나리의 선두주자, 주황색 털중나리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털중나리 개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 털중나리는 야생 나리 중 가장 먼저 피어서 여름 시작을 알리는 꽃입니다. 6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장담은 못해도 빠르면 이번 주말엔 수도권 산에서도 털중나리가 핀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털중나리는 꽃색이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이고, 꽃잎 6장이 뒤로 확 말리고 꽃잎 안쪽에 자주색 반점이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나리 중에서 가장 먼저 피기 때문에 6월 초·중순 산에서 보는 나리 종류는 그냥 털중나리라고 짐작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 털중나리는 전국 산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제가 본 주변 산만 기억해보아도 우면산, 북한산, 청계산, 관악산, 천마산, 백운산 등등으로 조금 규모가 있는 산에는 거의 다..

꽃이야기 2021.06.04

계방산에서 만난 '굳고 정한' 갈매나무

‘남(南)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은 시인 백석(1912~1996)이 1948년 남한 문단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시입니다. 이 시의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백석이 해방 직후 만주를 헤매다 신의주에 도착했을 즈음 쓴 시라고 합니다. 백석은 이 시에서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외롭게 눈을 맞고 서 있는 갈매나무로 표현했습니다. 신경림 시인은 책 ‘시인을 찾아서’에서 “이 갈매나무야말로 백석의 모든 시에 관통하는 이미지”라고 극찬했습니다. ^^ 갈매나무가 얼마나 대단한 나무이기에 백석이 드물다, 굳다, 정하다 등 형용사를 세 개나 붙였을까요? 갈매나무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도 높이 5m까지 자란다고 소개한, 그리 크지 않은 나무입니다. 암수가 다른 나무인데, 5~6월 작은 황록색 꽃이 피고 가을에 콩..

나무이야기 2021.06.03

영롱한 남색 꽃 달개비 또는 닭의장풀, 어떤 이름이 나을까?

박완서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상징과도 같은 식물은 제목에 나오는 싱아겠지만, 이 소설에는 달개비(정식 이름은 닭의장풀)도 영롱한 남색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 그것도 싱아가 나오기 직전에 나옵니다. 먼저 그 한번 대목을 보겠습니다. 달개비꽃 남색이 영롱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달개비 이파리에 고운 소리가 숨어 있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 이 소설에 나온 대로,달개비 잎살을 손톱으로 긁어내고 잎맥만 남긴 상태에서 한번 불어봐야겠습니다. 달개비 꽃은 아직 피지 않았습니다. 빠르면 이달 중순이나 말부터 피기 시작해 늦가을인 10월까지 필 것입니다. 담장 밑이나 공터 등 그늘지고 다소 습기가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습니다. 꽃은 작지만 자세히 보면 상당히 예쁘고 개성..

꽃이야기 2021.06.02

낮달맞이꽃, 분홍낮달맞이꽃 천지

요즘 낮달맞이꽃, 분홍낮달맞이꽃 천지입니다. ^^ 어디를 가나 노란색 낮달맞이꽃, 분홍색 분홍낮달맞이꽃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두 꽃이 지천인데, 꽃 전문 블로그인 '우면산의 야생화저널'이 소개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겠죠? ^^ 먼저 달맞이꽃은 바늘꽃과의 두해살이풀로, 박꽃과 같이 저녁에 꽃이 피는 식물입니다. 아직 꽃이 피지 않았고, 7월쯤부터 노란색으로 위쪽 잎겨드랑이에 1개씩 꽃이 달리는데, 저녁에 피었다가 아침에 시듭니다. 꽃잎은 4장인데 끝이 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달맞이꽃은 왜 저녁에 꽃이 필까요? 달맞이꽃은 주로 밤에 활동하는 박각시나 나방 등 야행성 곤충에 꽃가루받이를 의존합니다. 식물의 꽃은 꽃가루받이를 도와주는 곤충에 맞게 진화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밤에 피는 달맞..

꽃이야기 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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