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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 27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사람이 일년에 석달 꽃 피지 못해”

“사람은 주기가 있어서 잘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는 거야. 실수하면 바로 바꿔버리고 그러면 사람이 클 수가 있나. 인간이 일 년에 석 달 꽃피지 못해.” 1995년 전후 고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한 말을 녹음한 테이프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나온 말 중 “인간이 일 년에 석 달 꽃피지 못해”라는 말에 오래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삼성이 기업 논리가 지배하는 냉혹한 회사인 줄 알았는데, 이만한 여유가 있었다니 제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군요. 무엇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 자신이 위안을 받았습니다. 그렇죠. 사람이 어떻게 일년 내내 긴장한 상태로 지낼 수 있겠습니까. 또 사람이 어떻게 일 년 내내 하는 일마다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슬럼프도 찾아오고 그걸 극복하는 기간..

꽃이야기 2020.11.18

피라칸다? 피라칸타, 수많은 열매로 눈길 끄는 나무

가을 나무 열매는 대부분 붉은색을 띱니다. 새들 눈에 잘 띄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소개할 피라칸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파라칸타는 하나 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열매로 새들은 물론 사람들 눈길도 사로잡습니다. 가을 붉은 열매를 얘기하면서 피라칸타를 빠뜨리면 서운해할 것입니다. 요즘 수목원은 물론 공원, 길거리에서도 붉은 열매가 빽빽하게 달린 피라칸타로 생울타리를 만들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름 5~6mm 정도의 작은 열매지만 깜짝 놀라울 정도로 많은 열매를 빽빽하게 달고 있습니다. 피라칸타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 우선 이름을 좀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피라칸타로 썼는데, 국내 나무도감 등에는 주로 피라칸다라고 써놓았고 그동안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파라칸사, 피라칸사스라고 부..

나무이야기 2020.11.17

다이아몬드 무수히 박힌 부자 나무, 은사시나무 ^^

아래 동영상은 은사시나무 수피(나무껍질)입니다. 다이아몬드가 셀 수 없이 많이 박혀 있습니다. 다이아몬드가 저렇게 많으니 세상에서 가장 부자나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 은사시나무 수피. 다이아몬드 모양 껍질눈이 무수히 많다. 수피에 다이아몬드 무늬가 있는 나무가 좀 더 있습니다. 까치박달나무 수피에도 다이아몬드가 있는데, 은사시나무와 반대로 검은 수피에 흰 다이아몬드가 있습니다. ^^ 이 다이아몬드 무늬는 껍질눈이라고 하는 기관입니다. 한자어 피목(皮目)을 순우리말로 풀어 쓴 말인데, 나무의 껍질에 생기는 공기의 통로 같은 역할을 하는 조직입니다. 이름 그대로 껍질에 생기는 눈인데 숨구멍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은사시나무는 전국의 산에서 숲을 이루면서 자라는 나무입니다. 아주 빠르게 자라 산을 푸르게 ..

나무이야기 2020.11.16

비짜루 된장풀 열녀목 더위지기 송장풀, 재미있는 식물 이름 5선

뿌리에서 노루 오줌 냄새가 난다고 노루오줌, 줄기를 자르면 노란 유액이 나온다고 애기똥풀, 꺾으면 '딱' 하고 총소리가 난다고 딱총나무.... 이 코너에서 한두번 소개한 적이 있는 식물 이름이다. ^^ 우리 식물 이름은 오감(五感)을 총동원해 직관적으로 지은 것이 많다. 그래서 조상들의 해학이 담긴, 정겨운 이름들이 많다. 다른 분야보다 우리 고유어들이 풍부하게 남아 있는 것도 우리 식물 이름의 특징이다. 오늘은 우리 식물 중에서 이름이 재미있는 식물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위 쑥처럼 생긴 식물 이름은 뭘까. 더위지기다. 여름철 무더위로부터 건강을 지켜주는 약효를 가졌다고 붙인 이름이다. ^^ ‘인진쑥’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이름이 더 친숙하다. 풀처럼 생겼지만 겨울에도 줄기가 죽지 않고 다음해 새싹이 ..

꽃이야기 2020.11.14

팽나무를 보면 마음이 애틋해지는 이유 ^^

경복궁에 가서 볼 때마다 마음이 애틋해지는 나무가 있다. 향원정 옆에 있는 팽나무다. 다른 나무와 별다를 것도 없지만 고향마을 정자에 있는 나무와 같은 나무여서 한번이라도 더 돌아보게 된다. 팽나무는 전국적으로 어디서나 자라지만 남부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느티나무와 함께 정자나무로 많이 심은 나무다. 내 고향 마을 입구 정자에도 수백 년 자란 팽나무 두 그루 있었다. 그 아래는 여름엔 어른들 피서처였지만 다른 계절엔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가을엔 두 그루 전체가 노랗게 단풍이 들었다. 팽나무는 필자에게 '고향 추억으로 가는 표지판'이다. 팽나무라는 이름은 열매를 대나무 총에 넣고 쏘면 '팽~' 소리를 내며 날아간다고 붙은 것이다. 열매가 불그스름해지면 따먹기도 했는데, 살짝 단맛이 도는 것이 그런대..

나무이야기 2020.11.13

애기똥풀, 꽃도 이름도 더없이 정답죠 ^^ [꽃맹탈출]

애기똥풀, 전부터 꽃도 이름도 정다운 이 꽃에 대해 한번 쓰고 싶었다. ^^ 애기똥풀은 아마 꽃 공부를 할 때 가장 먼저 익히는 꽃일 것이다. 여기에 글을 쓰면서 기본적인 꽃이면 제목이나 태그에 ‘꽃맹 탈출’을 달았는데, ‘꽃맹 탈출’ 꽃 중에서도 기본 중의 기본인 식물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꽃을 배울 때도 가장 먼저 익히는 꽃이 아닐까 싶다. 애기똥풀이라는 귀여운 이름 때문에 내가 알기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기도 하다. 이름을 애기똥풀이라고 알려주면 잊어버리는 아이를 본 적이 없다. ^^ 애기똥풀은 양귀비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이다. 종자에서 싹이 나서 자라고 꽃을 피운 다음 말라 죽기까지 2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가을에 싹이 나면 잎을 바짝 땅에 붙인채 겨울을 난 다음 봄이 오면 기지개를..

꽃이야기 2020.11.12

서울의 유일한 상록 활엽수, 사철나무는 왜 얘깃거리가 적을까?

요즘 서울 시내 곳곳에서 사철나무가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 껍질에 싸인 열매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늘 푸른 잎을 달고, 언제나 있는듯 없는듯 서 있는 사철나무가 그나마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기다. 사철나무 붉은 열매는 조롱조롱 달려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열매는 네 갈래로 갈라져 갈래마다 지름 8~9mm 정도인 씨가 하나씩 나온다. 사철나무는 이름 그대로 사철 푸른 상록성 나무다.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라지만, 북쪽으로 황해도까지 올라가 자란다. 중부지방에서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상록수는 대개 소나무나 향나무, 주목 같은 침엽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철나무는 잎이 넓은 활엽수 중에선 거의 유일하게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도 푸른 잎을 간직한 채 겨울을 날 수 있다. 회양목과 남천 정도가..

꽃이야기 2020.11.11

소나무와 곰솔 구분하는 확실한 방법, 겨울눈

소나무는 흔히 보는 소나무(육송)와 바닷가에 자라는 곰솔(해송)이 있습니다(나무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져 동그랗게 자라는 반송이 있지만 꽃, 열매의 특징은 소나무와 같습니다). 하지만 산에 있다고 소나무, 해수욕장 숲속 등 바닷가에서 보았다고 곰솔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누군가 옮겨 심었을 수도 있으니 장소는 정확한 구분법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럼 이 둘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나무껍질(수피) 색깔을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나무는 적갈색인데 비해 곰솔은 검은빛에 가깝습니다. 곰솔이라는 이름 자체가 ‘검은 소나무’라는 뜻의 ‘검솔’에서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두 나무의 수피 색깔이 명확한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사진과 다를 수 있습니..

꽃이야기 2020.11.10

갈매나무 &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관람 후기

어제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보았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공연 본 얘기는 처음 쓰는 것 같습니다. ^^ 시인 백석의 동명 시를 모티브로 창작한 뮤지컬인데, 백석과 기생 ‘자야’의 사랑 이야기를 극화한 것입니다.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에서 내년 1월까지 공연합니다. 2015년 초연을 선보였고 반응이 좋아 이번이 세 번째 시즌이라고 합니다. 백석과 자야 그리고 작품의 안과 밖에서 그들의 사랑을 지켜보는 '사내' 등 3명이 이끌어가는 소규모 무대였습니다. 소품이나 무대도 단출했는데, 백석의 시들을 매달아 놓은 장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스토리는 좀 어수선했지만 출연자들이 연기를 잘해서인지 제법 뭉클했습니다. ^^ 제가 본 공연은 백석 역은 강필석, 자야 역은 이하나, 사내 역은 윤석현이었습니다. ..

꽃이야기 2020.11.09

김연수 단편 ‘세상의 끝 여자친구’, 메타세쿼이아

김연수 단편 ‘세상의 끝 여자 친구’에는 요즘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는 메타세쿼이아가 나오고 있다. 이 소설은 젊은 나이에 죽은, 시인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화자는 어느 6월 도서관 게시판에서 ‘세계의 끝 여자 친구’라는 제목의 시를 읽는다. 시인이 걸어가는 길의 끝에 메타세쿼이아 한 그루가 서 있는데, 거기가 바로 세계의 끝이라는 내용의 시였다. 시인은 사랑하는 여자 친구를 데리고 세계의 끝까지 가고 싶었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여서 차마 함께 도망가자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둘이서 함께 갈 수 있었던 가장 먼 곳이 호수 건너편 메타세쿼이아 나무였다. 시인은 암으로 죽어가고 있었고, 그녀에게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편지에 써서 그녀와 함께 간 메타세쿼이아 나무 아래 묻어..

꽃이야기 202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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